베트남, AFC U-23 결승행… 박항서의 마법은 계속된다

입력2018.01.23. 오후 7:48
수정2018.01.23. 오후 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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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던 박항서 베트남 U-23대표팀 감독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카타르 U-23대표팀을 상대로 매서운 경기력을 뽐내며 승부차기까지 가는 대혈투를 벌이더니 끝내 기적적 결승행을 연출했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23일 오후 5시(한국시각) 창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에서 벌어진 2018 AFC 중국 U-23 챔피언십 준결승에서 카타르에 2-2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베트남은 전반 37분 카타르 에이스 아크람 아피프, 후반 41분 알모에즈 알리에게 실점하며 끌려갔으나, 후반 23분과 후반 43분에 두 골을 몰아친 응우옌 쿠앙하이의 맹활약으로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갔다. 그리고 승부차기에서 수문장 부이텐둥의 선방에 힘입어 카타르를 4-3으로 제압하고 드라마틱한 결승행에 성공했다.

베트남은 전반전을 신중하게 풀어가고자 했다. 3-5-2 포메이션, 실질적으로는 양 측면 풀백의 공격 가담을 최대한 줄인 5-3-2 포메이션으로 임하며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펼쳤다. 카타르가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풀었으나, 베트남은 특유의 빠른 역습을 통해 되받아치며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하지만 전반 37분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수 부이텐둥이 카타르 공격수 알리를 넘어뜨리는 바람에 페널티킥을 내줬다. 키커로 나선 아크람 아피프는 오른발 슛으로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카타르에 선제골을 안겼다.

지면 끝인 경기인 만큼, 베트남은 수비에 치중한 전반전과 달리 후반전에는 총공세를 펼치며 카타르를 몰아세웠다. 최전방 투톱으로 경기에 나선 응우옌 쿠앙하이와 응우옌 콩푸엉의 빠른 발을 활용해 카타르 수비진 공간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카타르는 후반 20분 결정적 찬스를 잡았다. 상대의 GK를 향한 백패스 파울 덕에 페널티박스 안에서 간접 프리킥이 주어진 것이다. 두도이민의 힐 패스를 받은 응우옌 쿠앙하이의 왼발 슛이 크로스바를 때렸다. 이 상황을 기점으로 경기 분위기는 완전히 베트남으로 넘어갔다.

베트남은 후반 23분 기어이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응우옌 쿠앙하이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좌측면에서 넘어온 땅볼 크로스를 오른발 터닝슛으로 연결했으나 빗맞았다. 이때 응우옌 쿠앙하이를 막으려고 카타르 수비수 두세 명이 달려들었는데, 빗맞은 슛이 도리어 더 큰 기회를 제공했다. 카타르 수비수들이 볼의 위치를 시야에서 놓친 반면 응우옌 쿠앙하이는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세컨드 볼을 잡았다. 응우옌 쿠앙하이는 곧바로 오른발 슛으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패배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후반 41분 박스 왼쪽 측면에서 아크람 아피프의 왼쪽 크로스를 문전에 있던 바심 히샴이 헤더로 연결한 것을 베트남 골키퍼 부이텐둥이 가까스로 막아냈으나 알리가 골 라인 앞에서 밀어넣었다. 득점이 터진 시점상 베트남이 이 상황을 뒤집긴 역부족일 거라 보였다. 하지만 베트남의 투혼은 꺾이지 않았다. 후반 43분 응우옌 쿠앙하이가 또 다시 득점을 만들어냈다. 아크 중앙에서 환상적 왼발 감아차기로 카타르 골문을 멋지게 흔들었다. 베트남은 이 기적적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다.

베트남은 체력 고갈이 극심할 연장전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연장 전반 내내 카타르의 공세를 무력화시키더니, 도리어 연장 전반 14분 역습 상황에서 응우옌 퐁홍의 왼발 중거리슛으로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연장 후반에 들어서도 베트남은 카타르의 공세를 영리하게 무력화시키며 역습 기회를 호시탐탐 엿봤다. 연장 후반 9분 세트 피스 상황에서 수비수 부이텐둥이 결정적 헤더 슛 찬스를 잡는 등 카타르를 끝까지 긴장케 했다.

승패는 승부차기에서 갈렸다. 승부차기 초반에는 위기도 있었다. 카타르 첫 번째 키커 아크람 아피프가 득점에 성공한 가운데 베트남 첫 번째 키커 응우옌 쿠앙하이가 상대 골키퍼에 막히는 불운을 맛봤다. 하지만 베트남 수문장 부인텐둥이 카타르 두 번째 키커 아메드 두잔데의 슛을 선방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이어 베트남 두 번째 키커 루언 쑤언 쯔엉이 깔끔한 슛으로 베트남의 첫 번째 승부차기 득점에 성공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도렸다. 이후 양 팀의 3번, 4번 키커가 모두 골망을 흔들었다. 마지막 다섯 번째 키커에서 승부가 갈렸다. 카타르 수비수 술탄 알 브라크의 슛이 부인텐둥 골키퍼에게 막혔다. 그리고 베트남 다섯 번째 키커 부반탄의 슛이 카타르의 골망을 흔들었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이 또 다시 기적을 만들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베트남 매체 <베트남 익스프레스> 영자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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