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챠' '웨플릭스'를 아시나요?…이제는 OTT '교차 구독'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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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9.17. 오전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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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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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취향 빈틈 채우려
넷플릭스+왓챠, 웨이브·티빙+넷플릭스 등 복수 가입 늘어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뱅크[그래픽=이영우 기자]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직장인 이윤아(28·여)씨는 넷플릭스 구독자다. 지난해 이용을 시작한 뒤 올해 초부터는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를 추가로 구독하고 있다. 이씨는 "'킹덤' 등 넷플릭스 오리지널에 대한 입소문에 끌려 OTT에 가입했다"며 "이름난 영화나 해외 드라마 가운데 넷플릭스에서 제공하지 않는 작품도 있어 (왓챠를) 복수로 이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OTT에 추가로 가입하면서 관심사가 비슷한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뿐 아니라 웨이브, 티빙, 왓챠, 시즌 등 국내 주요 OTT를 함께 이용하는 '멀티 구독자'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넷챠(넷플릭스+왓챠)' '웨플릭스(웨이브+넷플릭스)' 등 줄임말을 사용하며 복수 OTT 이용의 장단점과 비교 사항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가입 시 이를 참고하기도 한다.

국내 모바일 OTT 이용자, 평균 1.3개 구독
美 OTT 가입자 80~90%, 넷플릭스 복수 이용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OTT 이용자들은 평균 1.3개의 서비스를 구독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조사업체 닐슨 코리안클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주요 모바일 OTT 이용자 가운데 다른 서비스를 함께 구독하는 중복 이용자 비중은 왓챠의 경우 79.1%로 추정됐다. 이 서비스에 가입한 10명 중 8명이 다른 OTT도 본다는 것이다. 티빙 가입자 가운데 중복 이용자 비중은 67.5%, 웨이브는 42.3%, 넷플릭스는 39.8%였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시장에서 훨씬 두드러진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미국 넷플릭스 가입자의 66%가 아마존프라임도 함께 구독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디즈니플러스, 훌루 등을 함께 보는 이용자도 각각 50%를 웃돌았다.

HBO맥스, 애플TV+, 훌루, 디즈니플러스, 아마존프라임 가입자의 80~90% 정도는 넷플릭스를 복수 구독하고 있다. 미국의 가구당 구독하는 OTT는 평균 2.8개로 추산된다. 캐나다에서도 3개 이상의 OTT를 구독하는 가입자 비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전 12%에서 올해 상반기 19%로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케이블·위성TV를 시청하려면 매달 100달러(약 12만원) 안팎을 내야 하는 반면 OTT는 서비스당 월 10달러(약 1만2000원) 수준이라 복수 구독의 부담이 작다"며 "각각의 콘텐츠 구성도 탄탄해 관심사에 맞춰 2개 이상의 서비스를 선택하는 비율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OTT도 하나의 서비스만으로는 드라마, 예능, 영화 등 여러 장르의 콘텐츠 취향을 충족하기가 어렵다"며 "이 같은 콘텐츠 선택지의 빈틈을 메우기 위해 OTT를 복수로 구독하는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업체별 콘텐츠·서비스 차별화 전략
다회선 접속으로 가격 부담도 줄어
승자독식 아닌 보완재


온라인 플랫폼사업에서는 시장을 선점한 사업자의 '승자독식' 구조가 공고해지고 그렇지 못한 플랫폼은 퇴출 혹은 사장된다는 '양면시장 이론'이 주류로 인식됐다. 최근 국내외 OTT시장 상황은 이와 부합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장르나 연령 등 특성을 공략하는 방식으로 플랫폼을 운영한다면 이용자에게서 복수 구독 대상으로 선택받는 것이 가능해진 상황이다. 거의 모든 OTT가 다회선 접속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2~4명이 요금을 나누면 가격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넷플릭스를 창업한 리드 헤이스팅스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국내 취재진과의 간담회에서 "각 업체가 서로 다른 매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면 소비자는 다수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라며 "(OTT시장은) 여전히 많은 기업에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콘텐츠 종류와 VOD 요금 부과 방식을 기준으로 국내 모바일 OTT시장을 '월정액 주문형비디오(SVOD) only'와 '혼합형 SVOD'로 획정했다.

SVOD only는 월정액 구독료만을 수익 모델로 하는 넷플릭스, 왓챠 등을 일컫는다. 혼합형 SVOD는 월정액 구독료와 콘텐츠 건당 결제 방식, 실시간 방송 서비스 등을 함께 제공하는 형태로 웨이브, 시즌, 티빙, U+모바일tv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국내 주요 모바일 OTT 이용자 가운데 두 가지 유형에 중복으로 가입한 이들은 14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공정위는 "현시점에 각 OTT 서비스가 서로 대체재보다는 보완재로 기능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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