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사유의 디아나 베르사유의 디아나
베르사유의 디아나
기원전 4세기 그리스 조각가 레오카레스의 석상을 모사한 로마시대 대리석상, 1-2세기, 루브르 박물관
출처 : Wiki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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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올림포스 12신 중 한 명으로 사냥, 숲, 달, 처녀성 등과 관련된 여신이다. 아르테미스는 또한 여성의 출산을 돕고 어린아이를 돌보는 여신이기도 하다. 그리스 신화에서 아르테미스는 은활과 금화살을 들고 숲에서 사슴이나 곰 같은 짐승을 사냥하는 활기찬 처녀신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더 옛 시대에는 수많은 유방을 지닌 다산과 풍요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로마 신화의 디아나 여신과 동일시된다.

외국어 표기 Ἄρτεμις(그리스어)
구분 올림포스 12신
상징 처녀, 순결, 사냥, 자유분방함
어원 ‘건강(아르테메스)’, 혹은 ‘살육(아르타모스)’, 혹은 ‘곰(아르크토스)’
별칭 포이베
로마신화 디아나(Diana)
관련 상징 활과 화살, 달, 사슴, 곰
가족관계 제우스의 딸, 아폴론의 쌍둥이 남매

아르테미스 인물관계도

아르테미스는 제우스티탄 신족 코이오스포이베의 딸 레토 사이에서 태어난 아폴론과 함께 쌍둥이 남매로 태어났다. 아르테미스 여신은 영원히 처녀성을 지켰다고 한다.

신화 이야기

출생

제우스는 아내인 헤라 몰래 레토와 사랑을 나누어 쌍둥이를 임신하게 하였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헤라는 질투심에 불같이 화를 내며 레토가 이 세상에 해가 비치는 곳에서는 절대로 아이를 낳을 수 없으리라는 저주를 내렸다. 만삭의 몸으로 해산할 장소를 찾아 헤매던 레토는 지상에서는 더 이상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제우스의 형제인 해신 포세이돈에게 도움을 청하였다. 이에 포세이돈은 바다 속에 가라앉아 있던 섬을 솟아오르게 하여 레토를 그곳으로 데려갔다(이 섬이 바로 델로스 섬이라고 한다).

아르테미스와 아폴론
아티카 적색상도기, 기원전 470년, 루브르 박물관

이제껏 바다 속에 있었으므로 헤라의 저주가 미치지 않는 장소였던 것이다. 그러자 헤라는 자신의 딸인 출산의 여신 에일레이티이아에게 명령하여 레토의 출산을 방해하게 하였다. 에일레이티이아의 도움을 얻지 못한 레토는 진통만 계속될 뿐 아이를 낳을 수가 없었다. 보다 못한 제우스가 전령의 여신 이리스를 보내 에일레이티이아에게 레토의 출산을 도우라고 명했다. 그러자 레토는 먼저 아르테미스를 낳았고, 뒤이어 갓 태어난 아르테미스의 도움을 받으며 아폴론을 낳았다.

순결의 여신

아르테미스는 세 살 때 이미 아버지 제우스에게 영원히 처녀로 남아 있게 해달라고 청했다고 한다. 실제로 아르테미스는 평생 남자들을 멀리한 채 그녀를 따르는 님페들과 함께 외딴 숲에서 사냥을 하며 지낸다. 아르테미스와 함께 지내는 님페들 역시 영원한 순결을 맹세해야 했으며 이를 어기면 가혹한 처벌을 받았다. 예를 들어 칼리스토는 아르테미스를 따르는 님페였지만 제우스에게 유혹당해 아들 아르카스를 낳았다. 그러자 화가 난 아르테미스는 질투심에 불타는 헤라의 저주로 암곰으로 변신한 그녀를 활로 쏘아 죽였다(하지만 또 다른 설에 따르면 곰으로 변한 칼리스토는 아들 아르카스의 활에 죽었다고 한다. → ‘칼리스토’ 참조).

아르테미스와 칼리스토
티치아노, 1559년, 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

반대로 자신에게 순결을 맹세하고 이를 지킨 히폴리토스는 매우 총애하였다. 그런데 미와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히폴리토스의 순결의 맹세를 자신에 대한 모독으로 여겨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하자, 아르테미스는 아프로디테가 총애하는 미소년 아도니스를 멧돼지의 어금니에 찔려 죽게 만들어 그녀에게 복수하였다(아르테미스는 아도니스가 사냥 솜씨를 뽐내는 것에 분노하여 그를 죽였다는 설도 있다).

요제프 베르너, 사냥을 끝내고 쉬는 디아나, 1663년
© Zenodot Verlagsgesellschaft mbH

사냥의 여신

사냥의 여신으로서 아르테미스의 기원은 크테타 섬 인근 지방의 민족 신화로 여겨진다. 이곳에서 아르테미스는 올림포스 신들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야생동물들의 지배자로 숭배되었다고 한다.

페테르 파울 루벤스, 사냥을 나가는 디아나와 님프들, 1615년경
© Zenodot Verlagsgesellschaft mbH

호메로스는 『일리아스』에서 아르테미스를 여전히 ‘짐승들의 주인’으로 언급하고 있지만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아르테미스는 짐승들을 돌보기보다는 활을 쏘며 사냥하는 것을 더 즐기는 모습이다.

루카 지오르다노, 사냥하는 아르테미스, 17세기경
© Photo RMN, Paris - GNC media, Seoul

그러나 그녀에게 봉헌된 성스러운 동물인 사슴을 함부로 사냥하는 사람은 아르테미스 여신의 분노를 사야 했다. 그리스군의 총사령관 아가멤논은 트로이 출정을 앞두고 아르테미스의 신성한 사슴을 사냥했다가 여신의 분노를 사는 바람에 친딸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바치고 나서야 겨우 트로이 원정길에 오를 수 있었다(→‘이피게네이아’ 참조).

헤라클레스에게서 케리네이아의 사슴을 넘겨받는 아르테미스
아티카 흑색상도기, 기원전 520년, 루브르 박물관

아르테미스 여신의 사슴을 사냥하는 것은 그리스 신화 최고의 영웅 헤라클레스조차도 두려움에 떨게 하는 일이었다. 헤라클레스의 열두 과업 중 세 번째는 아르테미스 여신이 보호하는 케리네이아의 암사슴을 잡아오는 것이었는데, 헤라클레스는 여신의 노여움을 피하기 위해 미리 그녀에게 사슴을 털끝하나 다치지 않고 다시 데려오겠노라고 약속을 하고 조심스럽게 사로잡았다.

달과 출산의 여신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1세기, 에페소스 고고학박물관

아르테미스는 달의 여신으로도 알려져 있다. 원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은 히페리온테이아 사이에서 태어난 티탄 신족 셀레네였는데 후대로 가면서 아르테미스와 동일시되었다. 이는 태양의 신 헬리오스가 차츰 아폴론과 동일시된 것과 비슷하다.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는 오누이로 각각 해와 달을 상징하는 신으로 자리 잡았다(아폴론은 ‘포이보스’, 아르테미스는 ‘포이베’라고 불렸는데 둘 다 밝은 빛을 뜻하는 말이다).

달의 여신으로서 아르테미스는 여자들의 생리와 출산에도 영향을 미쳤다. 아르테미스가 태어나자마자 어머니 레토의 출산을 도운 일은 유명하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여자들이 출산을 할 때 누구보다도 아르테미스 여신에게 순산을 기원하였다.

난산일 경우 아르테미스가 산모와 아이의 생사를 좌우한다고 믿었으며, 분만 중에 산모가 죽으면 아르테미스 여신이 화살을 쏘아 죽인 거라고 했다. 하지만 아르테미스 여신의 화살은 순식간에 목숨을 앗아가기 때문에 희생자에게 큰 고통을 주지 않는다고 믿었다.

이오니아의 에페소스에 있는 아르테미스 여신의 신전은 고대의 7대 불가사의로 손꼽히던 곳으로 지금은 기둥과 흔적만 남아 있지만 아르테미스의 성지 중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 이오니아인들이 숭배하던 아르테미스 여신은 날랜 걸음으로 숲을 뛰어다니며 사냥을 하는 처녀신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가슴에 유방을 잔뜩 달고 있는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는 프리기아의 대모지신 키벨레처럼 다산과 풍요의 상징으로 숭배되었다고 한다.

분노와 복수의 화신

아르테미스는 예민하고 화를 잘 내며 복수심이 강해서 그녀의 성질을 잘못 건드렸다가는 커다란 화를 입게 된다. 의도하지 않은 실수라 해도 용서는 없었다.

악타이온

아리스타이오스의 아들인 테바이의 사냥꾼 악타이온은 50마리의 사냥개를 데리고 숲으로 사냥을 갔다가 그만 아르테미스 여신이 연못에서 목욕하는 광경을 보고 말았다. 노한 여신은 자신의 알몸을 본 악타이온을 사슴으로 변하게 한 뒤 그가 데리고 온 50마리의 사냥개들에게 갈기갈기 물어 뜯겨 죽게 하였다.

악타이온의 죽음
티치아노, 1560년, 런던 내셔널갤러리
대 루카스 크라나흐, 디아나와 악타이온, 16세기 전반경
© Zenodot Verlagsgesellschaft mbH

오리온

거인 사냥꾼 오리온도 아르테미스의 분노에 희생된 남성이다. 오리온의 죽음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이 있는데 제 힘을 믿고 무모하게 여신과 원반던지기를 겨루다 여신의 분노를 사 목숨을 잃었다고도 하고, 아르테미스의 시녀인 오피스를 겁탈하려다가 여신의 화살에 죽었다고도 한다. 하지만 오리온은 여신이 사랑했던 유일한 남성이었다는 설도 있다. 그에 따르면 오리온과 아르테미스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는데 여신의 오빠인 아폴론이 이를 탐탁지 않게 여겼다고 한다.

오리온의 시신 곁의 아르테미스
다니엘 세이터, 1685년, 루브르 박물관

오리온이 성격이 포악하고 바람둥이인데다 동생 아르테미스가 처녀의 맹세를 저버리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아폴론은 아르테미스 여신의 사냥 실력을 얕잡아보는 듯한 말로 화나게 만든 다음 멀리 바다 위에 떠있는 둥근 물체를 맞추어보라고 했다. 자존심이 상한 아르테미스는 주저하지 않고 화살을 날려 그 물체를 맞추었는데 그 둥근 물체는 바다를 걷고 있던 오리온의 머리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었다. 사랑하는 오리온의 죽음으로 깊은 슬픔에 잠긴 아르테미스는 아버지 제우스에게 부탁하여 그를 하늘의 별자리로 만들었다(오리온자리).

니오베

니오베의 신화는 아르테미스와 아폴론 남매의 가혹하고 잔인한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니오베는 테바이 왕 암피온과 사이에서 일곱 아들과 일곱 딸을 낳았다. 니오베의 자식들은 모두 훌륭한 청년과 처녀로 자라났다. 하지만 니오베는 이렇게 많은 아들딸을 거느린 자신이 아들 하나 딸 하나 밖에 없는 레토 여신보다 더 낫다고 뽐내다가 레토의 자식인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의 손에 자식들을 아들딸 한 명씩만 남기고 모두 잃고 말았다.

살해당하는 니오베의 자식들
요한 쾨니히, 17세기, 개인 소장

아폴론이 키타이론 산에서 사냥 중이던 니오베의 여섯 아들을 차례로 활로 쏘아 죽이는 동안 아르테미스는 집에 있던 니오베의 여섯 딸을 모두 죽여 버린 것이다. 자식을 잃은 니오베는 통한의 눈물을 흘리다 돌로 변하였다. 암피온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도 하고 아폴론의 신전을 부수려 하다가 아폴론이 쏜 화살에 맞아 죽었다고도 한다.

칼리돈의 멧돼지 사냥

그리스 신화의 유명한 사건인 칼리돈의 멧돼지 사냥도 아르테미스 여신의 분노 때문에 시작되었다. 칼리돈의 왕 오이네우스는 추수를 끝마친 다음 모든 신들에게 제물을 바치면서 그만 아르테미스 여신을 깜빡 잊고 말았는데, 분노한 여신은 칼리돈에 엄청나게 큰 괴물 멧돼지를 보내 들판과 곡식을 엉망으로 망가뜨리고 사람들을 해치게 하였다. 이에 왕의 아들 멜레아그로스는 나라의 우환인 멧돼지를 없애기 위해 그리스 전역에서 수많은 영웅들을 불러 모아 멧돼지 사냥에 나섰다. 하지만 나중에 멧돼지 가죽을 놓고 사냥에 참가했던 사람들 간에 싸움이 벌어져 오이네우스 왕의 집안은 풍비박산이 나고 만다.

아르테미스 인물관계도 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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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노스가이아오케아노스테티스크로노스레아코이오스포이베헤스티아포세이돈하데스데메테르헤라제우스레토아폴론

아르테미스는 제우스티탄 신족 코이오스포이베의 딸 레토 사이에서 태어난 아폴론과 함께 쌍둥이 남매로 태어났다. 아르테미스 여신은 영원히 처녀성을 지켰다고 한다.

참고자료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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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메로스, 『일리아스』
작자 미상, 『호메로스 찬가』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히기누스, 『이야기』
파우사니아스, 『그리스 안내』
스트라본, 『지리지』
카를 케레니, 『그리스 신화』, 궁리출판사
토마스 불핀치, 『그리스 로마 신화』
M. 그랜트, J. 헤이즐, 『그리스 로마 신화사전』, 범우사
피에르 그리말, 『그리스 로마 신화사전』, 열린책들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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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나(Di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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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신화 인물백과>는 네이버와 함께, 그리스로마신화에 대해 오랫동안 관심있게 연구해온 집필, 감수진이...더보기

  • 감수
    안성찬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부교수

    서강대학교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하였고, 독일 레겐스부르크대학에서 독문학, 철학, 고전어, 예술사를 공부한 후, 서강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강대, 연세대, 중앙대 등 여러 대학에서 강의하였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독일의 근현대 문예사상을 연구하고, 번역을 통해 서구의 문학과 문화를 소개하고, 독일 통일의 경험을 한반도 통일의 전망과 연결하는 일에 연구 중점을 두어왔다. 주요 성과로는 『이성과 감성의 평행선』, 『숭고의 미학』, 『변화를 통한 접근』(공저) 등 10여권의 저서와 『세계신화사전』, 『신화』, 니체의 『즐거운 학문』, 등 15권의 번역서, 그리고 다수의 논문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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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성현숙 서강대학교수

    현 서강대학교수
    서강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졸업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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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박규호 전문 번역가

    서강대학교 독어독문과 졸업 - 독문학 학사
    독일 에어랑엔-뉘른베르크 대학 독문학/철학/연극학 석사 졸업 - 독문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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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서강대학교 독어독문학과 박사학위 취득
    잡지 <시대문학>을 통해 시인 등단
    2006년 3월-2015년 12월 건국 대학교 겸임교수 역임
    현 서강대학교, 건국 대학교, 주한 독일문화원 출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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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

    전북대학교 학술연구교수, 서강대 및 한신대 외래교수
    서강대학교 학사 및 석사,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대학교 박사 (철학박사 학위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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