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메타(페이스북) 등 D램 수요 증가로 업황 개선 기대
2일 오후 2시 50분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88% 오른 7만5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3% 상승한 12만원에 거래 중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날에도 각각 4.35%, 2.19%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최근 두 회사의 주가를 견인한 건 외국인 매수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달(11월 1일~12월 1일) 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1조2989억원어치 사들였다. SK하이닉스 주식도 1조115억원어치 매수했다. 이날도 삼성전자의 매수 상위 거래원엔 UBS와 CLSA증권, SK하이닉스는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JP모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로 올해 들어 5~9%가량 빠졌다. 지난 10월엔 각각 6만원대, 9만원대로 추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찍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부턴 조금씩 주가 흐름이 바뀌는 모양새다. 증권가를 중심으로 두 회사 주가에 업황 둔화 우려 악재가 대부분 반영됐다며, 연말부턴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와서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삼성전자에 대해 “이익 기여도가 큰 메모리 업황 둔화 여파로 4분기부터 실적 하락세가 예상된다”면서도 “1월부터 지속한 주가 조정 국면은 이런 우려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으며, 오는 12월 이후 주가 반등이 기대된다”고 봤다.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이 등장으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커진 점도 두 회사의 주가를 밀어 올리는 요소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재택근무 등 비대면 수요가 증가하면 D램(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올라 반도체 기업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미 지난 10월 9% 가까이 폭락했던 D램 가격은 11월 들어 보합세를 유지하며 안정을 찾은 상태다.
김동연 KB증권 연구원은 “4분기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페이스북) 등 북미 4대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서버용 D램 수요가 기존 전망치를 30% 웃돌고 있다”며 “이들이 보유한 D램 재고가 감소했다는 뜻으로, D램 가격 하락은 내년 1분기가 바닥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내년 초부터 D램 가격이 상승 전환될 수 있다는 의미다.
같은 반도체 대장주지만 SK하이닉스보단 삼성전자의 매력이 더 크다는 시각도 있다. 김동연 연구원은 “지난 1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일 대비 4.3% 상승한 7만4000원을 기록했으나 연초대비 10.4% 떨어졌다”며 “이는 SK하이닉스 주가의 저점 대비 상승률(27.3%)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상승 여력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의 투자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