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힐' 엘앤피코스메틱 연내 상장 사실상 '중단'…"서두를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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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9.08. 오전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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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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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값 받기 어려운 상황에 신중"…시기상 문제, 상장 지속 추진
'글로벌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을 운영하는 엘앤피코스메틱 건물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 중 하나로 기대를 모았던 엘앤피코스메틱이 최근 연내 상장 관련 실질적인 작업을 사실상 '스톱(중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실적이 좋지 않은 데다 화장품 업종의 기업가치도 하락해 아직 제값 받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상장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 인수합병(M&A)에 나서겠다는 권오섭 회장의 계획도 다소 미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상장에 대한 권 회장의 의지가 강한 만큼 시기의 문제일 뿐 상장 계획 자체가 무산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엘앤피코스메틱은 올해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 지정감사까지 받았지만 최근 연내 상장을 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지난 2017년부터 추진했던 상장이 다시 해를 넘기는 분위기다. 상장을 하려면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올 4분기 들어서도 엘앤피코스메틱은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예비심사 청구서 작성만 보통 2~3개월이 걸린다. 또 예비심사 청구서 제출 후 승인 과정을 거쳐 상장까지 빨라야 3개월이 소요된다. 엘앤피코스메틱이 꾸준하게 상장을 검토했던 만큼 예비심사 청구서 작성 기간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절차를 감안하면 연내 상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엘앤피코스메틱 관계자도 "올해 남은 기간을 고려하면 연내 상장이 빠듯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화장품 공모 시장 등을 지켜보고 상장 관련 자료를 추가 수집(업데이트)하고 있지만 상장 심사기관이 한국거래소와 소통한다든가 하는 (연내 상장 관련 실질적인) 작업은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단 시장 상황이 좋아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오섭 회장. © 뉴스1

엘앤피코스메틱 입장에서도 상장을 서두를 이유는 없다. 화장품 시장 경기는 물론 주식시장도 상황이 좋지 않아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경우 제값을 못받을 가능성이 높다.

엘앤피코스메틱의 지난해 매출은 3207억원으로 전년보다 2.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34억원으로 46.6%나 줄었다. 엘앤피코스메틱의 올해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획기적인 실적개선'은 힘들다는 게 공통된 분석이다. 연내 상장이 성사되더라도 '공모가 하락'이 수순처럼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동종 업체인 이시스코스메틱이나 지피클럽도 같은 이유로 연내 상장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엘앤피코스메틱의 주요 협력업체인 이시스코스메틱은 지난달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지피클럽 내부도 연내 상장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분위기다.

엘앤피코스메틱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상장한 화장품 기업 중 (공모가 대비) 주가가 50% 이상 하락하지 않은 업체는 3곳에 불과했다"며 무리를 하면서까지 연내 상장을 추진할 이유는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엘앤피코스메틱의 상장은 시기의 문제일 뿐이며 다시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여전히 우세하다.

권오섭 회장의 상장 의지가 그만큼 완고하기 때문이다. 그는 공식 행사는 물론 사석에서도 "IPO로 자금을 조달해 국내외 기업을 인수한 뒤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권 회장이 상장 문제로 고민이 아주 깊다"며 "상장이야말로 엘앤피코스메틱의 '최대 이벤트'인 만큼 추진 시점을 신중하게 결정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mr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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