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4번째 환자, 172명과 접촉…2월 중순까지 국내 ‘2차 감염’ 여부 판가름
ㆍ13~26일 우한 입국자 전수조사 착수…중국 내 사망자는 100명 돌파
ㆍ시진핑, WHO 사무총장 만나 “중국은 투명하게 관련 정보 공개할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국내 네 번째 확진자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지역 병원을 방문하는 등 총 172명과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서 발생한 네 명의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 중 음성으로 판명돼 격리가 해제된 사람들을 제외하면 정부가 능동감시 중인 대상자는 모두 369명에 달한다. 정부는 선제적 조치로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3023명에 대해서도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신종 코로나 잠복기가 최장 14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2월 중순까지 3400여명의 능동감시자를 집중 관리하는 것이 지역사회로의 2차 감염을 막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의 글로벌 수준 위험 수위를 ‘보통’에서 ‘높음’으로 수정했다.
28일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전날 발생한 네 번째 확진자인 55세 남성 한국인 ㄱ씨의 접촉자와 이동 경로를 파악해 공개했다. 이 환자의 접촉자는 172명이며, 이 중 밀접 접촉자는 95명으로 파악됐다.
지난 20일 입국 당시만 해도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공항 검역대를 무사히 통과했던 ㄱ씨는 다음날부터 발열 증세로 경기 평택 지역 병원(365연합의원)을 찾았다. 병원 의료진은 감염병 확산 지역 입국자 정보를 공유하는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를 통해 ㄱ씨의 중국 방문력을 확인했으나 ㄱ씨가 우한에 다녀온 사실을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자 선별진료를 하지 않았다. ㄱ씨와 접촉한 사람이 170여명으로 많아진 것은 두 차례 방문한 의료기관과 대중교통 등을 통해서였다.
정부는 세 번째와 네 번째 확진자처럼 공항 검역을 무사히 통과했으나 잠복기를 거쳐 나중에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에 대비해 우한 지역 입국자에 대해 이날부터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출입국 기록 등을 통해 지난 13~26일 우한에서 입국한 것으로 확인된 3023명이 조사 대상이다. 신종 코로나 잠복기가 14일인 점을 감안했다.
질본 측은 “내국인이 1166명, 외국인이 1857명으로 외국인 대부분은 중국인”이라면서 “외국인은 휴대폰 로밍 정보나 경찰청 보유 정보 등을 통해 전화번호를 알아내 연락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에 대한 문의 증가에 대비해 1339 콜센터의 대응 능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해 조속히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또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내국인이 호흡기 증상으로 내원하면 관할 보건소에 연락해 조기에 대처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 간 적극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한편 WHO는 26일 공개한 상황보고에서 신종 코로나의 글로벌 수준 위험 수위를 ‘보통’에서 ‘높음’으로 수정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과 만나 “전염병은 마귀이며, 우리는 마귀를 숨길 수 없다”면서 “중국 정부는 공개적이고 투명하며 책임있는 태도로 국내외에 전염병 정보를 즉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등의 발표에 따르면 28일 오후 9시 현재 중국 전체 30개성과 홍콩·마카오·대만에서 확진자는 4629명, 사망자는 106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전보다 확진자는 1867명, 사망자는 26명이 늘어났다. 허난(河南)성과 수도 베이징(北京)에서도 처음으로 사망자가 1명씩 나오면서 공식 집계에서 사망자가 처음 100명을 넘어섰다.
중국 내 의심환자는 6973명으로 집계돼 환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스리랑카·캄보디아에서 첫 확진자가 1명씩 나왔다. 이밖에 해외 확진자는 태국 14명, 싱가포르 7명, 일본 7명, 미국·호주 각 5명, 한국·말레이시아 각 4명, 프랑스 3명, 베트남·캐나다·네팔 각 1명 등이다.
이혜인·정제혁·정원식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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