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돌아온 작가 제이영의 '인간과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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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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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6일 '아트부산 2021' 참가... 모제이 갤러리, 갤러리 미즈 통해 모멘트, 신작 등 선보여

[최경준 기자]

 
 작가 제이영(정재영·J Young·56)이 모제이 갤러리, 갤러리 미즈를 통해 아트페어 '아트부산 2021'에 참가한다. 아트페어 '아트부산 2021'은 오는 14~16일 부산 BEXCO 제1 전시관에서 9개국 110개 갤러리가 참여한 가운데 개최된다.
ⓒ 제이영

 
세계 유수의 아트페어에서 동양 사상과 철학의 미가 살아있는 독특한 작품세계로 명성을 얻은 작가 제이영(정재영·J Young·56)의 작품을 부산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작가 제이영은 오는 13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16일까지 부산 BEXCO 제1 전시관에서 열리는 인터내셔널 아트페어 '아트부산 2021'(ART BUSAN 2021)에 작품을 선보인다. 자연의 신성함과 한국적 정신을 흰색의 여백과 한지를 통해 표현한 그의 대표작 '모멘트'(Moment) 시리즈를 포함해 다수의 신작이다. 제이영의 작품은 모제이(Mo.j) 갤러리와 갤러리 미즈(MIZ)를 통해 볼 수 있다. 이번 행사에는 국내 92개, 해외 18개 등 110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제이영이 유럽 활동 후 10년 만에 한국 화단으로 돌아와 그동안 변화한 작품세계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더 주목된다. 제이영은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동양 사상과 철학, 명상의 깊이를 작품에 투영해 자연과 인간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 작가이다.

어린 시절 시골 마을 경험에서 영감 얻어... '인간과 자연의 공존' 표현

제이영은 이번 '아트부산 2021' 아트페어에서 돌담을 쌓고, 흙을 쌓아 올려 집을 만드는 과정을 담은 그의 신작을 출품했다. 그가 어린 시절 시골 마을에서 보고 경험했던 것들에서 영감을 얻어 자연에서 가져온 재료를 통해 자연과 인간을 함께 표현했다. 인간이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과정을 정교하지만, 함축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은은한 색상과 더불어 육체적인 노동으로 하나씩 쌓아 올린 작품은 그 자체가 노동의 과정이며, 인간이 태고 때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담의 형상이 된다.
 
 moment 160x50cm Mixed Media on Panel 2016
ⓒ 제이영

  
 moment 160x130cm Mixed Media on Panel 2015
ⓒ 제이영

 
제이영은 그동안 파리, 베를린, 뮌헨 등 유럽을 중심으로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오면서 세계 무대에 'J Young'이라는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렸다. 특히 2018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 미술관 입구 원형 계단에서 '아트파리' 아트페어 참여 작가를 대표해 펼친 그의 퍼포먼스는 큰 화제가 되었다.

가로 10m가 넘는 대형 캔버스 천을 깔고 그 위에 서서, 2.5m의 대형 서예 붓을 잡고 검은색 물감을 묻혀 그림을 그렸다. 공연장에는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 녹음해온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는 동양적 사상을 내포한 붓으로 검은 원을 그리고, 그 속에 흰 물감을 부어 자신의 영혼을 형상화했다. 또한, 시신처럼 염을 한 후 관에 넣고 못을 박아 '삶과 죽음'을 묘사했다. 8분에 걸친 이 생경한 퍼포먼스에 시선을 사로잡힌 파리의 많은 미술 관계자와 관람객들에게 그는 "인간은 결국 죽는다. 그 어떤 사람도 죽는다"는 강렬한 메시지를 남겼다.

어린 시절부터 동양, 한국의 것들에 관심을 보였던 제이영은 한국적인 재료, 이미지, 매체를 통해 자신의 철학을 작품에 담아내고 있다. 특히 그의 예술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은 우연히 주워온 돌과 나무들이었다. 제이영의 작품에 돌과 나무들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다. 그의 대표작인 '모멘트'는 두꺼운 한지가 구부러진 듯한 형상을 하고 있는데, 이는 작가의 작품세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돌의 확장된 모습이다. 이를 통해 그는 수없이 변하는 인간들의 모습과 변하지 않는 자연 속 돌의 우직함을 대조하여 인간에 대한 회의와 반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돌과 나무들로부터 얻은 영감으로 작업에 열정을 불태웠고, 본인의 예술세계를 정립해 나간 것.

그는 한국의 선비 사상을 대표하는 경북 예천 출신으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0년 신세대 미술 활동의 원조 격인 '황금사과'라는 소그룹 창립해 미술 운동에 참여했다. 1991년 중앙미술대전 특선, 1992년 중앙미술대전 최우수상, 1993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우수상 등 각종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1994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서울, 도쿄, 파리, 뮌헨, 뉴욕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어 회화, 드로잉, 설치, 그리고 판화 작품을 발표했다.

퀼른 아트페어, 시카고 아트페어 등 미국과 유럽의 여러 아트페어에 참가했고, 수차례 유럽의 여러 나라와 미국, 아프리카 등을 여행했으며, 예술 작품과 각기 다른 나라의 문화를 접했다. 또한, 아시아를 투어하며 북경, 상하이, 동경, 싱가포르 등에서 작품을 발표했고, 국내외 300여 회의 그룹전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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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을 넘어 진실을 보겠습니다. 책 <이재명과 기본소득>(오마이북,2021)을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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