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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②]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이건민과 이건희의 ‘엇갈린 운명’

[서울경제] 작은 농담에도 ‘꺄르르’ 웃는 이들 덕분에 오후의 나른함은 달아 난지 이미 오래. 치열한 경쟁에 눈물 흘리기도 하고, 때로는 상처를 입기도 했지만, 모든 것이 끝나고 난 후 RBW연습생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입가에는 예전 그 모습 그대로 웃음이 가득했다.

RBW 연습생에게 길었던 ‘프듀2’ 촬영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결정적 순간’이라든지, 혹은 말하지 못한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물어보았다.

사진=지수진기자
“무대를 준비하면서 다리를 다친 것이 ‘프듀2’ 뿐 아니라 제 인생에서도 가장 큰 에피소드가 아닐까 싶어요. 난생 처음으로 심하게 다쳤는데, 무대는 무사히 소화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지금까지 춤이라는 것을 배워본 적이 없었기에 그 자체고 도전이었고 목표여서 행복하게 무대를 준비하고, 경연 이틀 전에 사고가 난 거예요. 모든 것이 준비되고 리허설만 한 번씩 맞춰보는 상황이었는데 다쳐서 너무 아쉬웠어요. 사실 그때는 절망했어요. PD님과 작가님, 동료들, 회사 식구들이 도와주셔서 앉아서라도 무대에 오를 수 있었는데, 정말이지 무대 못 슬 것이라고 생각앴는데 감사드렸어요. 사실 다리 다친 것만으로도 추억이 됐는데, 사실 당시 스튜디오 자체가 엘리베이터가 없고 계단이 많았거든요. 오르고 내리는 상황이 많았는데 형들이 업어주고 도와주고 그래서 그 점 또한 감사했어요. (웃음)” (동명)

“저 지금까지 고백하지 못한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고 말한 여환웅은 그동안 품고 있었던 이야기를 쉽사리 꺼내지 못했다. 손동명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겠다는 듯 “그 날 일로 인해 두 명의 인생이 크게 바뀌었다”며 크게 웃었고, 옆에 있던 이건민과 이건희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말머리를 꺼낸 여환웅은 “지금까지 해당 연습생에게 한 번도 말하지 못했던 거였고, 실제 운명이 바뀌었지만, 이제는 다 끝난 일이니까···”라고 주저주저 하더니, 비장한 표정으로 그 동한 말하지 못했던 ‘운명의 에피소드’를 꺼내놓기 시작했다.

“다 끝났으니 말씀 드리는 건데 제가 그룹배틀 때 ‘누난 너무 예뻐’(이하 ‘누너예’)를 했었잖아요. 같은 소속사인 건희와 함께 했는데, 사실 여기에는 큰 비밀이 숨겨져 있어요. 당사자는 모를 거예요. 제가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으니. 원래는 ‘누너예’ 조를 팀원을 뽑을 때 정정이 형이 감사하게도 저를 제일 먼저 뽑아 주셨더라고요. 정정이 형이 한국어가 서툴고, 그 당시 101명 친구들을 다 파악하지 못해, ‘나 누가 누군지 몰라’라며 제 의견을 많이 물어보셨어요. 그때부터 저는 막연하게 ‘누너예’를 하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고, 문득 건민이 형과 함께 ‘누너예’ 연습을 했던 것이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리고 건민이 형 음역대가 상당히 높은데, ‘누너예’ 음역대랑 딱 맞아 떨어지거든요. 그래서 정정이형에게 ‘이건민’이라고 말을 했는데···아시다시피 정정이 형이 한국어가 아직 부족하고, 건민이 형이 F반이어서 뒤에 있어 안 보였나 봐요. 이건‘민’을 불러야 하는데, 이건‘희’로 부르시더라고요. 건희도 좋은데 당황한 게, ‘누너예’와 음역대가 맞지 않다는 걸 저는 알고 있었거든요. 당황하기는 했는데, 같이 하는 친구인데 번복할 수 없으니 ‘건희···하하하’라고 웃었죠.” (환웅)

사진=지수진기자
여환웅의 고백에 이건희는 동그랗게 뜬 눈과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건희는 “전혀 몰랐다”며 중얼거렸고, 이건민은 담담히 “그때 운명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카메라도 있고 같은 회사다보니 ‘우와’하고 말았지만 속으로는 ‘깜짝이다’ 싶었죠. 건희는 B등급이었고, 건민이 형은 F이다보니 이름표가 안 보였나 보더라고요. 그래서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있었어요. 그렇게 건희와 ‘누너예’를 같이 했었는데 같이 연습을 오래하다 보니 건희가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고, 불안하기는 했는데···건희가 진짜 열심히 해서 극복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결국에는 아름다운 해피엔딩을 맞이했습니다. 하하.” (환웅)

이건희가 아닌 이건민이 ‘누너예’ 팀으로 들어갔다면 이들의 등수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당시 정정의 실수는 이건희에게 ‘신의 한수’가 됐고, 이에 대해 여환웅은 “역시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라며 웃었다. 모두가 웃고 떠는 가운데, 자신의 운명의 비밀을 알게 된 이건희는 한동안 충격을 받은 듯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저는 제 인생의 위기와 ‘프듀2’에서 모든 이야기가 바뀔 수 있는 운명을 처음 알았어요. 저 ‘누너예’ 때 진짜 힘들었거든요. 그래도 꼬이고 꼬였지만, 모두 자신의 자리를 찾았으니 다행이다 싶네요.” (건희)

이건민은 자신이 속했던 ‘상남자’ 2조에 얽힌 비하인드를 털어놓았다. ‘산적섹시’라 불리는 강동호를 주축으로 김용국, 라이관린, 이인수, 김상빈, 이건민으로 이뤄진 ‘상남자’ 2조는 상큼한 매력보다는 남성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팀이었다. 하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원래 이들이 하고자 했던 곡은 방탄소년단의 ‘상남자’가 아닌 샤이니의 ‘누난 너무 예뻐’였다는 점이다. 실제 곡 선택 과정에서 김용국이 ‘누난 너무 예뻐’를 들고 열심히 뛰는 모습이 포착됐고, 이후 일부 팬들 사이 ‘급한 마음에 실수를 한 것인가, 아니면 정말 저 곡이 하고 싶어 선택한 것인가’라는 갑론을박이 일기도 했다.

사진=지수진기자
“‘프듀2’를 하기 전에 저와 용국이가 하숙을 하면서 같이 살았어요. 용국이가 저를 알고 있으니, 저를 먼저 뽑고 같이 하면 좋은 사람들을 뽑았죠. 팀원을 뽑은 뒤에 뭐 할지를 정해야 했는데, 그때 동호 형이 ‘상남자’와 ‘만세’만 피하자 하더라고요. ‘만세’는 굉장히 높고, ‘상남자’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며. 그래서 최우선으로 선택할 게 뭘까 했는데 그때 ‘누너예’가 나왔어요.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 ‘누너예’가 선택됐고, 이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도 없었죠. 그런데 ‘누너예’를 환웅이에게 빼앗긴 거예요. 저희로서는 굉장히 아쉬웠죠. 심지어 대휘 친구가 어벤져스를 만들었는데 하필 상대 팀으로 저희를 선택한 거예요. 팀하고만 안 붙으면 된다 했는데, 또 저희를 골라줘서 ‘상남자’를 하게 됐죠. 그런데 지금 생각하니 저희가 운이 좋았던 것 같기도 해요. 하하.”

이건민의 말을 듣고 그만 “강동호씨가 ‘누너예’ 선택에 찬성을 했다고요”라고 되물었다. 이에 이건민은 웃으면서 “‘누너예’가 가장 많은 표를 받았고, 이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상남자’ 2조와 관련된 또 다른 비하인드를 털어놓았다.

“원래는 고음파트가 제 파트가 아니었고, 동호형 파트였어요. 동호형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연습을 하기 전까지 ‘상남자’를 몰랐는데, 만약 노래를 듣고 파트를 정했으면 좋았을텐데, 파트 먼저 정한 뒤 노래를 들었거든요. 노래를 들은 뒤 ‘상남자’ 음역대가 동호 형과 맞지 않았던 거예요. 결국 조율 끝에 음역대가 맞았던 제가 고음을 담당하게 됐죠. 사실 덤블링도 없었는데, 이길 수 있는 것이 뭘까 하다가 또 아크로바틱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저 밖에 없어서 제가 덤블링을 소화하게 됐어요. (웃음)”

그룹 배틀 연습 당시 화제가 됐던 부분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손동명의 ‘동명체조’였다. 연습을 준비하느라 안절부절 심각한 서성혁을 뒤로 하고, 손동명을 비롯한 팀원들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혈액순환에 좋다는 동명체조를 추면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많은 시청자들은 이들을 가리키며 ‘3짱구 1철수’라 불렀고, 이는 3화의 화제의 장면으로 꼽히기도 했다.

사진=지수진기자
“실제로 댓글로 봤는데, 1등 댓글이 대왕짱구여서 처음에는 칭찬인지 욕인지 모르겠더라고요. 사실 그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그냥 새벽이고 상대편을 이겨야 했는데, 다들 졸고 힘들어 해서 뭔가 잠이 깰만한 좋은 것이 없을까 싶었죠. 사실 그 전에 손벽도 치고 별별 것들이 다 있었어요. ‘동명체조’는 그중에 하나 였을 뿐인데 동명체조를 재밌게 편집을 해 주셔서 감사하더라고요. 어느 날은 PD님이 떨어지고 나서 방청을 갔는데 PD님께서 동명체조를 하면서 다가오시더라고요.”

동명체조는 남겼지만, 정작 손동명은 1차 순위 발표식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심지어 동명체조는 긴 생명력을(?) 자랑하면서 3차 콘셉트 무대 중 하나였던 ‘쇼타임’의 포인트 안무로 활용되기도 했다. 이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을까.

“저는 행복한데, 한편으로는 내가 짠하더라고요. 아쉽기는 한데 그렇다고 해서 이제 와서 변할 수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성혁이 형의 경우 정말 간절했었고,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면 그냥 다행이다 싶어요. 그냥 고맙고 행복해요. ‘쇼타임’ 안무도 실제 봤는데, 정말 놀랐어요. 떨어졌으니 잊혀질 수 있는데, 저를 언급해 주셔서 감사했죠. (웃음)” (동명)

상대적으로 웃을 일이 많았던 그룹 배틀평가와 달리 포지션 평가 때는 여환웅이 속했던 ‘라잇 라운드’(Right Round)와 이건희가 속했던 ‘어메이징 키스’(Amazing Kiss) 팀에서는 ‘악마의 편집’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여환웅의 경우 갈등의 중심 인물은 아니었다. 센터를 원하는 주학년과 리더로서 실력이 있는 사람이 센터를 하기 원하는 홍은기 사이 작은 갈등이 생겼고, 이후 투표를 통해 여환웅이 센터로 섰다. 하지만 편집으로 인해 겉으로는 마치 홍은기가 학연에 의해 여환웅을 선택한 것처럼 그려진 것이다.

사진=지수진기자
“저희는 센터를 정할 때 각자 어필을 하고 나서 투표를 진행했고, 이를 통해 센터를 결정했었어요. 다른 팀이 정한 것과 비슷했는데 아무래도 방송 자체가 모든 장면을 말할 수 없는 거잖아요. 각자 ‘자기가 센터를 하고 싶다’고 어필하는 순간이 있었는데, 이 같은 어필은 안 나오고 정리하는 상황만 나오니 오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들 열심히 했었어요.” (환웅)

이건희가 있었던 ‘어메이징 키스’의 경우 윤희석과의 갈등이 존재했다.

“악마의 편집은 아니었어요. 처음에 편곡도 진도가 느려서 지쳐하는 분위기도 있었단 것도 사실이고, 그 과정에서 희석이 형과 오해가 생긴 것도 있거든요. 누가 잘못했다 하기 보다는 그냥 서로간의 오해였고, 의사소통으로 잘 풀었어요. 다만 분명히 잘못되거나 만들어진 것은 아닌데, 앞뒤 내용 중간 중간들이 함축되고 요약되다보니 살짝살짝 빠진 부분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분위기가 이상하게 전달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사실 희석이형이 나가는 장면에서, 희석이 형이 화장실 간다고 해서 ‘아 그래’ 했었는데, 화장실 부분이 빠지니 뭔가 되게 이상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저희는 서로 대화로 잘 풀고 파이팅 넘치게 무대를 마쳤어요.” (건희)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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