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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발 리스크는 하반기 우리 경제에 먹구름을 짙게 드리우고 있다. 정부는 1·2차 경제보복을 가한 일본과 전면전을 각오하는 양상이다. 경기 하강 국면에다 태풍급 악재들이 하나둘 쌓이며 최악의 위기가 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크다. 이른바 ‘퍼펙트 스톰’으로 상황이 급변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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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환율 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환전소의 환율 전광판 앞으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와 같은 1215.3원에 마감했다. 뉴시스 |
미국 재무부는 성명에서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으로 중국은 환율조작국이라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은 1994년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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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중국 중앙은행은 6일 유감을 표명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오후 낸 반박 성명에서 “미국 재정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에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며 “미국이 사실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중국에 ‘환율조작국’ 꼬리표를 붙이는 것은 남을 해치고 자기도 해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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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이날 관계기관 합동점검반 회의를 열고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상황별 시장안정 조치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는 심리다. 정부는 우리 경제의 체력이 예전보다 강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7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031억달러로, 세계 9위 수준이다. 단기외채 비율도 31.6%(3월 기준)로 1997년 외환위기(286.1%)나 2008년 금융위기(84.0%) 당시와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시장은 불확실성에 흔들리고 있다. 각종 경기 지표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데다 일본의 수출규제, 환율 불안정 등 대형 악재가 겹치면서 ‘퍼펙트 스톰’을 우려하는 탓이다. 크고 작은 악재가 한꺼번에 터지면 퍼펙트 스톰의 경제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 2% 경제성장률이 위협받을 정도로 실물경기가 악화한 상황에서 미·중 무역갈등과 한·일 갈등이 추가로 더해진 상황”이라며 “특히 일본과의 갈등이 장기, 보복전으로 치닫게 될 경우 금융위기로 전이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세종=안용성·박영준 기자,워싱턴·베이징=국기연·이우승 특파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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