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수출도 7.5% 줄어
실제로 11일 관세청이 발표한 이달 1~10일 우리나라 수출 속보치를 보면 127억달러로 지난해 연초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7.5%나 급감했다. 조업일수(7.5일)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을 봐도 16억9000만달러에 그쳐 역시 전년 동기 대비 7.5% 줄었다. 관세청은 반도체가 부진한 영향이 컸다고 분석한다. 올 들어 10일까지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2%나 줄었다. 지난달에도 1일부터 10일까지 마이너스로 시작하기는 했지만 3.7% 감소하는 데 그쳤다. 월초 같은 기간만 놓고 봐도 불과 한 달 새 감소폭이 훨씬 커진 셈이다. 문제는 반도체 수출 감소세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월초 3.7% 감소로 시작했지만 갈수록 감소폭이 확대되면서 월말에는 결국 8.3% 급감하며 27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처럼 새해부터 수출지표가 급격히 악화하자 정부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 하락과 유가 하락 때문에 수출이 타격을 입었다"며 "특히 반도체는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아 새해 수출 실적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달 반도체가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자동차 등이 상승세를 나타내 다른 업종 추이도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수출 둔화세가 더 확연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반도체 수출을 10일치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반도체 단가가 확실히 하락 추세이기 때문에 전년보다 떨어질 것이고 전체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2017년 3%대 경제성장률을 이끈 건 반도체 효과로, 당시 반도체는 약 0.4%포인트를 기여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반도체 수출이 주춤하면 올해 성장률도 낮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올 들어 10일까지 업종별로 석유제품(-26.5%) 선박(-29.7%)에서도 수출이 줄었다. 반면 승용차(127.7%) 등은 증가세를 보였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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