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신고할 거야” 민원 … 상가·기도원 전전하다 공동묘지서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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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은 목사의 ‘아스팔트에 핀 부흥의 꽃’ <9>
순복음진주초대교회는 1999년 예배당을 경남 진주 상대동 공단지역으로 옮기고 부흥의 기초를 다졌다. 사진은 이전한 예배당에서 주일 예배를 드린 뒤 교회 앞마당에 모인 성도들.

1992년 3월 경남 진주 신안동 작은 상가 2층에서 교회를 시작했다. 성도는 우리 가족과 중학교 3학년 학생 두 명이었다. 점차 성도 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해 5월,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 근처로 교회를 옮겼다. 도로변 건물 지하였다. 비만 오면 천정에서 빗물이 샜고 곰팡이도 문제였다. 6개월 만에 같은 건물 4층으로 이전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밤마다 찬양과 함께 부르짖어 기도하는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갔다. 교회는 94년 시장통의 상가 건물 2층으로 다시 이전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성도 숫자가 늘어나 더 넓은 곳을 찾아야만 했다.

95년 10월, 아파트 단지 내 상가 2층으로 이전했다. 역시나 기도 소리에 민원이 들어왔다. “당신들, 뭐 하는 사람이야. 제발 조용히 좀 합시다.” 큰소리로 기도하고, 찬양해도 방해받지 않을 예배당이 필요했다. 드디어 그런 조건에 딱 맞는 곳을 찾았다. 야산 아래 위치한 기도원이었다. 96년 6월 기도원 자리로 예배당을 옮겼다.

기도원 자리로 가기 전까지만 해도 성도들은 장소를 옮기며 밤마다 부르짖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하나님은 남편에게 특별한 찬양 은사를 허락하셨다. 남편의 인도로 찬양을 하다 보면 모두가 일어나 뛰며 기쁨으로 찬양을 했다. 그렇게 방언으로 부르짖어 기도하면 성령의 임재와 역사하심이 강하게 나타났다.

“여보시오, 잠 좀 잡시다.” “당신들, 또다시 시끄럽게 떠들면 경찰에 신고할 거야.” 교회의 큰소리에 주위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한 공원 누각을 찾았다. 아무도 오가지 않는 늦은 밤, 성도들과 함께 누각 아래에 자리를 잡고 부르짖어 기도했다.

한동안 그렇게 기도했더니 경찰이 찾아왔다. “수고하십니다. 뭐 하시는 분들입니까. 신분증 좀 보여주십시오.” 누군가 또 민원을 넣은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인근 비봉산에 올라 기도했다. 또다시 경찰이 찾아왔다. “아, 저번에 누각에 계시던 분들이군요. 다른 곳으로 가면 안 되겠습니까.” “네, 알겠습니다.”

‘기도는 꼭 해야겠고…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막막했다. 그때 누가 말했다. “전도사님, 걱정 마이소. 경찰도 못 잡으러 오는 데가 있습니더.” “거기가 어딥니까?” “공동묘지 아입니꺼. 아무리 경찰이라도 거기까지는 절대 못 옵니더.”

정말 공동묘지까지는 경찰이 따라오지 않았다. 그래서 성도들을 이끌고 인근 산에 있는 공동묘지에 올라가 밤마다 기도하기 시작했다. 산을 오를 때면 으스스한 기운을 떨쳐내려 크게 찬양했다. 그렇게 한 사람씩 공동묘지에 자리를 잡고 무릎 꿇고 크게 부르짖었다.

호기롭게 공동묘지를 찾았지만, 솔직히 무서웠다. 그러기에 더욱 크게 부르짖었다. 기도하다 보면 두려운 마음은 간데없고 기쁨이 충만했다. 성도들은 공동묘지 기도회 후 무용담을 나눴다.

“아이고, 아까는 진짜 무섭더라. 기도하는데 허연 것이 지나가대. 귀신 나타난 줄 알고 얼마나 크게 기도했는지 모른다. 나중에 보니까 내 앞사람이 입은 옷이 흰색이더라.” “내도 그랬다. 한참 기도하는데, 귀에 부스럭 소리가 나서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옆 사람 일어나는 소린데 그게 그리 크게 들리더라고.”

주택가와 한참 떨어진 기도원 자리로 교회를 이전한 다음부턴 기도하기 위해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다닐 필요가 없었다. 97년 5월, 남편은 드디어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같은 해 나도 목사 안수를 받았다. 남편은 매일 밤 말씀을 선포하며 기도회를 인도했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심으로 강력한 성령의 역사가 나타났다. 특별히 홍보하지 않아도 기도하러 왔다가 은혜받고, 성령 체험을 한 사람이 교회에 대한 입소문을 냈다.

성도들의 숫자는 계속 늘었다. 또다시 성전 이전을 고민해야 했다. ‘마음껏 기도할 수 있는 곳을 찾아 겨우 안착했는데, 이 많은 성도를 데리고 어디로 간다는 말인가.’ 막막했다. 이곳저곳 알아보던 중 상대동 공단지역에 있는 한 건물을 발견했다. IMF 구제금융 사건의 여파로 공단지역에 폐업하는 공장이 속출하면서 경매물건이 쏟아져 나왔다. 하나님의 은혜로 그중 한 공장을 6억5000만원에 매입했다. 공단이었지만 지역이 거의 폐허가 될 지경이라 교회 사용 허가도 쉽게 받을 수 있었다. 하나님의 은혜는 끝이 없어서 공장 내부의 기계와 고철을 매각했더니 적잖은 금액을 받을 수 있었다. 그 덕에 형편이 어려운 성도들에게 도와달라고 하지 않아도, 내부 수리와 이전까지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전세를 전전하다 처음 마련한 성전이다 보니 온 성도가 2809㎡(850평) 성전 안팎을 쓸고 닦았다. 하나부터 열까지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외관으로는 그 지역 다른 공장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 건물이었지만, 높이 세운 십자가는 이곳이 교회임을 알려줬다.

교회 개척 때부터 줄곧 우리 부부는 예배당에 장의자를 들이지 않았다. 방석 위에 무릎 꿇고 기도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넓은 예배당 바닥에 고무 매트를 깔았다. 강대상과 십자가가 없었다면 체육관과 다를 바 없었다.

99년 1월 24일, 여섯 번째로 옮겨간 그곳에서 첫 예배를 드렸다. 아무리 늦은 시간 오가는 발걸음 소리가 들려도, 아무리 큰 소리로 찬양하고 부르짖어도 걱정 없는 곳이었다.

아바드리더 시스템이란
순종과 불순종의 싸움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이유들을 극복하고 말씀에 순종하려면 우리는 마음을 잘 지켜야 한다.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 4:23)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잠 16:32) 성경말씀처럼 무엇보다 마음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마음을 지켜 말씀에 순종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에 두어야 한다. ‘씨’는 하나님의 말씀이다.(눅 8:11) 그리고 우리는 그 말씀이 뿌려지는 ‘하나님의 밭’이다.(고전 3:9) 40일을 밤낮으로 금식하신 후에 주리신 예수님께서 성령에 이끌리어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러 광야로 가신다. 마귀는 3번이나 예수님을 시험한다. 그때 예수님은 마귀를 어떻게 대적했는가.

“기록되었으되…” “또 기록되었으되…” “기록되었으되….” 모두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으로 물리치셨다.(마 4:4,7,10) 다윗을 보자. 그는 10년이라는 오랜 세월을 사울 왕에게 쫓기는 신세였다. 그런 다윗에게 사울 왕을 죽일 수 있는 기회가 두 번이나 주어졌다.(삼상 24,26) 자기 사람들의 말대로 사울을 죽이면 그는 더 이상 그 오래고 힘든 도망자 생활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때 다윗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내 손에 피를 묻히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부하들이 하는 대로 그냥 내버려 두면 되는데…’ 하는 생각에 얼마나 번민했을까.

하지만 다윗은 어떻게 했는가. “자기 사람들에게 이르되 내가 손을 들어 여호와의 기름 부음을 받은 내 주를 치는 것은 여호와의 금하시는 것이니 그는 여호와의 기름 부음을 받은 자가 됨이니라 하고 다윗이 이 말로 자기 사람들을 금하여 사울을 해하지 못하게 하니라.”(삼상 24:6~7)

다윗은 하나님의 말씀을 생각했다. “나의 기름 부은 자를 손대지 말며 나의 선지자들을 해하지 말라 하셨도다”(시 105:15)는 이 말씀대로 사울을 해하지 않은 것이다. “하나님께로서 난 자마다 죄를 짓지 아니하나니 이는 하나님의 씨가 그의 속에 거함이요.”(요일 3:9)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 마음에 있으면 어떤 마귀의 미혹도 물리치고 순종하며 범죄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둘째, 기도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우리 주님이시다. 예수님은 십자가 고난을 지고 우리 죄를 사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다. 하지만 그 고통과 두려움이 얼마나 크셨던지 “아빠 아버지여 아버지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오니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막 14:36)라고 하시며 하나님께 간구한다. 이처럼 기도하실 때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같이 되더라”고 말씀한다.(눅 22:44)

얼마나 간절하게 기도하셨으면 흘러내리는 땀이 핏방울처럼 뚝뚝 떨어졌으랴. 이처럼 간절히 기도하심으로 예수님은 두려웠던 그 마음을, 심히 고민해 죽게 됐다고 고백하셨던 그 마음을 지키시고 십자가 고난의 잔을 받으실 수 있었다. 신성과 인성을 겸비한 우리 주님께서도 마음을 지켜달라고 이처럼 기도하셨다면, 하물며 육신을 가진 우리는 더 간절히 기도해야 하지 않으랴.

셋째, 세상을 바라보지 말아야 한다. 다윗은 어떤 사람인가. 하나님 마음에 합한 사람이라(행 13:22) 인정받은 인물이다. 이런 그가 어느 저녁 왕궁 지붕 위를 거닐다 한 여인이 목욕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그런데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 여인이 충신 우리아의 아내임을 알고도 그를 범했고 결국 신하 우리아를 죽이는 큰 죄까지 범하게 된다.(삼하 11) 하나님의 말씀에 지극히 순종하던 다윗이었지만 세상을 바라봄으로 말씀에 순종할 힘을 잃어버린 것이다.

의인 롯은 어떠한가. 음란한 도시 소돔과 고모라에 살면서 날마다 저들의 불법한 행실을 보고 들음으로 그 의로운 심령이 상하였다고 말씀한다.(벧후 2:7~8)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치 말라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면 아버지의 사랑이 그 속에 있지 아니하니 이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니.”(요일 2:15~16)

그렇다.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에 마음이 빼앗겨 말씀에 순종할 수 있는 능력이 사라지고 결국 범죄하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말씀을 마음에 두고 또 기도하기 위해 성전에 모이기를 힘써야 한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썼다고 한다.(행 2:46) 예수님은 성전, 교회는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는 곳이라고 말씀한다.(마 16:18) 성전에 모이면 세상 죄악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우리 힘으로는 되지 않는다. 하나님 말씀에 순종할 수 있는 힘을 공급받아야 한다.

이경은 목사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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