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북미정상회담 무산 첫 언급…"뜻밖에도 합의문 없이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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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3.08. 오후 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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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기는 데 한계' 판단한 듯…일본 비난 속 우회 공개

2차 북미정상회담 확대회담 당시 배석해 웃음짓는 볼턴(하노이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세번째)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 두번째)의 2차 북미정상회담 확대회담에 배석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왼쪽)이 웃음 띤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ymarshal@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북한이 8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문 없이 결렬된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6면에 게재한 '고약한 섬나라 족속들은 천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제목의 논평에서 "이번 하노이에서 진행된 제2차 조미수뇌 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좋은 결실이 맺어지기를 바라마지 않았던 내외는 회담이 뜻밖에도 합의문이 없이 끝난 데 대해 미국에 그 책임이 있다고 한결같이 주장하며 아쉬움과 탄식을 금치 못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온 세계가 조선반도에서의 평화 과정이 순조롭게 흐르고 조미 관계가 하루속히 개선되기를 진정으로 바라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신문은 회담 결렬에 '손뼉을 치는 얄미운 일본'을 비난하며 우회적으로 언급했지만, 노동신문이 노동당 기관지인 데다 전 주민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회담 결렬 사실을 전 주민에게 알린 셈이다.

특히 신문은 "뜻밖에도 합의문 없이 끝났다"고 언급함으로써 이번 회담 결렬에 대한 충격을 굳이 숨기지 않았고, '대내외 여론'을 앞세워 미국에 회담 결렬의 책임이 있다는 입장도 드러냈다.

북미정상회담 결렬, 고민하는 김정은 (PG)[정연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신문의 이런 보도는 외국을 오가는 북한 주민들이 증가한 현실에서 북미정상회담의 결렬 사실을 숨기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 내부에서도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제재 완화에 기대를 걸었던 것으로 알려져 결렬로 인한 제재 지속을 마냥 감추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앞으로 하노이 회담 결렬이 김정은 위원장의 권위와 지도력에 훼손이 되지 않도록 논리와 명분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선전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도 북한은 회담 결렬 사실을 공개하면서 노골적인 대미 비난 차원이 아니라 일본 비난이라는 우회로를 택함으로써 여전히 향후 북미 협상에 대한 정책적 방향과 전략적 선택을 두고 고심하고 있음이 엿보인다.

ch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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