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이번에는 상품권 논란으로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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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장하성 펀드'로부터 지배구조개선 압박을 받고 있는 태광그룹이 이번에는 '바다이야기' 파문으로 곤혹스런 입장에 처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태광그룹의 비상장 계열사이자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오던 한국도서보급이 최근 불거진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 파문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도서보급은 상품권 발행 업체로 지난해 말 현재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이 지분 50%(10만주)로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이 밖에 주주로는 이현준씨 45%(9만주), 기타지분 5%(1만주)로 구성돼 있다.

당초 한국도서보급 경영권은 두산그룹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에게 있었지만 이 회장이 지난 2003년 액면가 5000원이던 한국도서보급 주식을 주당 1만6660원에 인수했다.

한국도서보급은 지난 2004년에는 영업손실 15억3295만원, 순손실 3억4489만원을 기록하는 등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로 지정된 이후 9억920만장(액면가 기준 4조5460억원 상당)의 상품권을 발행하면서 사업이 호조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 결과 한국도서보급은 영업이익 75억6108만원, 순이익 71억3300만원을 기록했고 올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바다이야기로 파문이 불거지고 사행성 게임과 경품용 상품권에 대한 인식이 급속도로 나빠지면서 잘나가던 사업이 차질을 빚게 됐다. 최근 유통업체들은 경품권 상품권 매입을 중단하는 등 상품권 대란 조짐 마저 일고 있다.

게다가 일각에서는 한국도서보급 등 상품권 발행업체들에 대해 금품 로비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난 23~24일 영상물등급위원회와 게임산업 개발원, 한국도서보급 등 상품권 발행 지정 업체에 대해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등 관련 수사를 진행중이다.

태광그룹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 최근 장하성 펀드까지 압박 행렬에 가세하면서 이래저래 사면초가 상황에 내몰렸다. 장하성 펀드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표방하며 첫 목표로 태광그룹 계열사인 대한화섬 지분 5.15%를 매입하고 경영에 참여할 방침임을 공언하고 있다.

그 동안 한국도서보급은 태광그룹 계열사들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18일 흥국증권중개(전 피데스증권중개)에 총 147억원을 출자하는 등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와 함께 올들어서만 티브로드네트워크, 태광시스템즈, 전주반도유선방송 등 태광그룹 소규모 케이블 방송 계열사들에게 188억원을 대출했다. 지난해에도 수차례에 걸쳐 수원네트워크에 모두 464억원을 대출해줬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최근 한국도서보급이 영위하는 상품권 사업이 '바다이야기'라는 암초를 만나 상품권 유통이 어려워지는 등 어느정도 타격을 입고 있지만 태광그룹의 사업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면서 "이와 관련 회장 출국 금지설 등 최근 다양한 루머들이 돌고 있는데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도서보급이 케이블 방송 등 계열사들에게 수백억원의 자금을 대출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 상환 받았다"며 "자산 규모 수조원에 수백억원 등 소액 자금을 계열사들에게 대출하는 것은 그다지 큰 금액이 아니기 때문에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경환기자 kenn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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