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없는 회의” “늦게와서 무슨”… 고성 오간 운영위

입력
기사원문
이종선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0일 오후 국회 운영위 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앞서 자리를 뜨고 있다. 위성곤(왼쪽 첫 번째), 박용진(왼쪽 두 번째), 송옥주(가운데) 의원 등이 보인다. 최종학 선임기자


야(野)3당은 20일 청와대의 인사 검증 실패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 국회 운영위원회를 소집했다. 하지만 운영위는 청와대 참모진이 불참한 가운데 청와대와 여당을 성토하는 자리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입장하자마자 야당의 일방적인 운영위 개최에 항의했다. 그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 사이에 “늦게 들어와서 뭐하는 거야” “반말하지 마세요” 등의 고성과 삿대질이 오갔다.

운영위는 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예정보다 15분가량 늦게 개의했다. 여야가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임종석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조국 민정수석, 조현옥 인사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은 참석하지 않았다.

자유발언을 신청해 맨 먼저 마이크를 잡은 민경욱 한국당 의원은 “인사청문회 따위는 참고용이라고 평가절하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오만함을 반드시 짚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언 도중 회의장에 들어온 민주당 의원들이 소란을 피우자 민 의원은 “늦게 들어와서 뭐하는 거야”라고 고함을 질렀다. 정우택 운영위원장까지 반말로 여당 의원들을 제지하자, 박홍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게 정상적인 회의냐”고 맞받아쳤다. 분위기는 정 위원장이 여야 의원 모두에게 발언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하고서야 진정됐다.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민주당 의원들은 “오늘 회의는 절차도 명분도 없다”며 정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앞으로 이런 관행이 반복되면 안 된다”며 입장 40분 만에 퇴장했다.

여당 의원의 퇴장 이후에도 야당 의원들은 여권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김선동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야3당 목소리가 그냥 짓밟히는 것을 좌시하는 건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정양석 바른정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운영위 이전에 여당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여당 책임론을 제기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운영위 산회 후에도 장외공방을 벌였다. 강훈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운영위를 ‘정쟁위원회’로 만든 것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정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반면 정용기 한국당 원내수석대변인은 “여당의 운영위 보이콧은 협치는 물론 국회 정상화 의지조차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운영위 소집에 앞서 오전에는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가 회동했다. 야당 원내대표들은 인사 문제와 관련한 문 대통령의 입장 표명, 인사검증 시스템 점검을 위한 운영위 개최, 청문회 자료 제출과 증인채택 협조 등 3가지를 요구했다. 우 원내대표는 청문회 자료 제출과 증인채택에는 협조를 약속했다. 다만 문 대통령의 입장표명 요구와 관련해서는 김 원내대표와 우 원내대표 발언이 엇갈렸다. 김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 원내대표가 청와대에) 요청하겠지만 장담은 못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우 원내대표는 “그런 요구는 더 안 해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국민일보 홈페이지] [페이스북] [트위터]
[취재대행소 왱!(클릭)]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정치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
댓글

국민일보 댓글 정책에 따라 국민일보에서 제공하는 정치섹션 기사의 본문 하단에는 댓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