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카페 “고점 아니냐” 잇단 글
톱스타들, 전문가 도움 받아 재테크
“고액 자산가 투자사례, 참고만 해야”
아파트 거래와 달리 거래 정보가 제한적인 빌딩·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투자 시장에선 일명 ‘연예인 투자’를 모범적인 투자 사례로 꼽는 경우가 많다. 톱스타 상당수가 전문 PB(자산관리인)의 도움을 받아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일각에서 빌딩 투자가 ‘고점’에 이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법인으로 투자해 절세 … 대출도 쉬워
투자 성향은 일반인보다 훨씬 공격적이다. 빌딩을 소유한 동안 임대료 수익이 크지 않더라도 4~5년씩 견딜 생각으로 투자한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연예인은 소득이 높은 만큼 최대한 금융 레버리지(대출 등 자본을 지렛대로 활용해 자본 이익률을 높이는 것)를 일으켜 건물을 사들여도 개의치 않는다”며 “대출을 많이 일으킨 뒤 임대료 수익이 끊기면 당장 원리금을 내기 버거운 일반인이 쉽게 따라 하기 어려운 투자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법인’ 형식으로 투자해 절세하는 건 많이 알려졌다. 법인으로 투자하면 대출이 쉽고, 이자도 개인 대출보다 낮다. 개인으로 합산할 주택 수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등기부등본에 개인 이름을 명시하지 않아 사생활도 지킬 수 있다. 무엇보다 양도세·종합부동산세를 아낄 수 있다. 박종복 대표는 “최근엔 개인 같은 법인인 ‘유한회사’ 형태로 투자하는 연예인이 많다”며 “유한회사 명의로 투자하면 양도 차익에 대한 절세 혜택은 그대로 누리면서 입출금이 자유로운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트렌드를 한발 앞서가는 것도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인 2017년을 기점으로 연예인 빌딩 투자가 청담동·신사동 등 강남 중심에서 이태원·성수동·연남동 등으로 한발 앞서 확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들일 당시에 비해 최근 몇 년 새 상권이 부쩍 커진 곳이다.
인터넷 부동산 카페에선 “요즘 들어 부쩍 연예인이 건물을 많이 팔고 있다. 빌딩 투자가 ‘고점’에 이른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글이 줄줄이 올라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연예인의 최근 부동산 투자 동향을 고점의 신호로 보는 건 적절치 않다고 입을 모았다. 고액 자산가의 투자로서 참고할 뿐, 몇몇 사례를 두고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다.
선종필 대표는 “연예인이 빌딩을 판 건 주식·암호화폐 같은 금융자산에 투자하기보다 다른 부동산으로 ‘갈아타기’하려는 목적”이라며 “자금 사정에 따라 부동산을 사고팔 수 있고, 여전히 빌딩 투자처를 알아보는 연예인이 많은 만큼 (잇단 빌딩 매각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박종복 대표는 “일반인은 발품을 많이 팔지만, 연예인은 직접 알아보는 데 한계가 있어 알음알음 소개를 받아 투자하는 경우가 많고, 사기도 많이 당한다”며 “일반인과 투자 성향이 다른 만큼 따라잡기식 투자는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발 금리인상 현실화 땐 투자 악재
미국발 금리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상가·빌딩 투자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신정섭 팀장은 “수익형 부동산은 규제가 적어 장기 저금리 추세에 관심을 받았는데 금리가 오를 경우 일시에 거품이 꺼질 수 있다”며 “올 하반기부터 금리 인상이 가속화할 경우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보다 타격이 더 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 이상언의 '더 모닝'
▶ 건강한 주식 맛집, 앤츠랩이 차린 메뉴
▶ '실검'이 사라졌다, 이슈는 어디서 봐?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