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1차산업으로 꼽히는 농업이 정보기술(IT)을 만나 ‘애그테크’(Agricultural Technology의 줄임말)로 거듭나고 있다. AI·빅데이터·로봇 등의 IT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으로 최근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알리바바·소프트뱅크 등이 투자에 나서며 IT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트랙터·콤바인 등에 사용했던 자율주행 기능의 접목도 활발해지고 있다. 스위스의 에코로보틱스가 개발한 제초로봇은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해 농장을 자율주행하며 AI가 잡초를 발견하면 로봇팔이 잡초를 뽑는다. 미국 스타트업 루트AI가 개발한 ‘버고1’은 온실을 다니며 어느 토마토가 충분히 익었는지 가려내고, 수확한다. 어번던트 로보틱스 로봇도 비슷한 방식으로 과수원을 이동하면서 사과를 상자에 담는다. 비슷하게 딸기·고추 등을 수확하는 로봇도 나왔다. 댄 스티어 어번던트 로보틱스 최고경영자(CEO)는 “적외선 센서와 컴퓨터 비전 기술을 사용해 나무와 열매에 상처를 주지 않고 수확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사물인터넷(IoT)이나 빅데이터 기술의 활용은 상용화했다. 농작물·가축이 최적의 상품가치를 가질 수 있도록 빛과 온도·토양상태·습도 등을 최적화하는 ‘스마트팜’이 대표적인 예다. 클라이밋 코퍼레이션의 ‘필드뷰’ 서비스는 농기계와 농경지 곳곳에 센서를 부착하고 여기서 획득한 다양한 데이터를 기후정보와 결합하여 지역별로 알맞은 농사법을 추천한다. 농부들은 트랙터를 운전할 때는 태블릿PC로 접속하고, 걸어서 농장을 둘러 볼 때는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사무실이나 집에서는 데스크탑을 통해 필드뷰 플랫폼에 접속해서 날씨와 토양상태, 작물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미국의 농기계 업체 존 디어의 존 스톤 개발담당 부사장은 “IT·과학기술을 이용해 많은 것을 자동화할수록 농부들은 더 많은 돈을 벌고, 지속 가능한 생산이 가능해진다”라고 말했다. 애그테크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애그펀더’에 따르면 전 세계 애그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2013년 21억달러에서 지난해 169억달러(약 20조원)로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전년 대비 43.2%나 늘어날 정도로 빠른 속도로 투자가 늘고 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스마트팜 기술은 지금은 선진국과 4년 정도 기술 격차가 있지만 2년이면 극복할 수 있다”며 “초기에는 대형 자본이 필요하고, 그런 측면에서 생산 체계를 대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마트팜의 주체는 농민이라는 게 정부의 일관된 원칙”이라면서 “스마트팜의 경쟁력이 높아지면 기존 농민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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