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노리는 네이버·카카오, 왜 다른 길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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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7.01. 오후 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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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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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MT리포트]③ 정공법 VS 우회로, 경쟁우위와 규제에대한 온도차 큰 듯]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각 검색 포털과 모바일 메신저를 기반으로 금융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그러나 진출방식은 확연히 다르다. 카카오가 인터넷은행과 증권사 인수 등 면허 취득을 통한 ‘정공법’을 택했다면, 네이버는 직접 진출 대신 사업 제휴를 통한 통한 우회로를 택했다. IT를 기반으로 금융시장에서도 주도권을 노리겠다는 취지는 같지만 이들이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공법 VS 우회로, 가른 배경은?


업계에서는 양사의 행보를 가른 것은 각사의 경쟁우위 영역과 금융업을 바라보는 시각차 때문으로 본다. 먼저 카카오는 4000만 명이 넘는 막강한 국내 카카오톡 이용자를 기반을 앞세워 금융 시장에 뛰어들었다. 일상생활에 영향력이 큰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장악한 카카오로서는 은행과 메신저를 결합한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 기존 은행과 정면승부하더라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카카오 금융사업의 두 축인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을 강력한 허브로 활용한다. 카카오페이는 카톡과 연계해 결제, 송금, 투자는 물론 보험과 신용조회도 가능하다. 카카오뱅크도 카톡을 이용한 모임통장 초대 기능, 카카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카카오뱅크 상담 챗봇 등 협력을 통해 상품과 서비스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반면 네이버는 검색 포털인 네이버의 고객기반과 데이터 분석 역량을 앞세운다. 카카오톡만큼 강력한 네트워크 채널은 없지만 네이버쇼핑과 콘텐츠 서비스를 통해 축적한 고객데이터를 활용하면 직접 금융사 설립하지 않고도 충분히 금융 시장에서 주도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네이버는 해외 계열사인 라인파이낸셜을 통해 다른 업권 금융사들과 제휴를 통한 금융업 진출 경험이 풍부하다. 일본의 경우 노무라홀딩스와 조인트벤처로 라인증권을 설립했으며, 미즈호 파이낸셜과는 라인뱅크 설립을 준비 중이다. 또 라인보험은 일본 손보사 재팬니폰코아와 손잡았다. 라인파이낸셜의 경우 일본 외에도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에서 인터넷은행 합작사를 설립했거나 추진중이다. 물론 전략적 판단에 따라 언제든 국내 금융사를 인수할 자금력도 갖췄다.


네이버 까다로운 국내규제 의식했나?


일각에선 네이버가 은산분리 규제와 금융권의 견제를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국내 법규상 네이버는 단독으로 은행의 최대 주주가 될 수 없고 깐깐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받아야 한다. 각종 자금 운용 규정 등 금융규제도 상당하다.

최근 네이버통장 개설과 마이데이터 사업진출이 이뤄지자 금융권이 네이버를 상대로 집중견제에 나섰고 금융당국에 무임승차론과 규제 필요성을 제기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카톡은 강력한 이용자 기반을 확보한 만큼 일정 부분의 규제를 감수하고서라도 정식으로 금융 라이선스를 얻어 사업을 추진하는 반면 네이버는 가급적 규제를 피하고 리스크를 줄이는 차원에서 비은행 금융 서비스부터 공략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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