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전환? 오히려 잘렸어요" 인국공 눈물의 삭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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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8.13. 오후 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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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검색직원들 반발 집회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 정책에 따라 정규직 전환 대상이 된 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검색원들이 “일방적인 졸속 정규직화를 규탄하고, 청와대가 책임 있는 해결책 마련해달라”며 삭발식을 열었다.

인천국제공항 보안검색서비스노조 등은 13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천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인천공항 비정규직 부당해고 집회’를 열고 “공사가 노동자들이 요구한 적도 없는 직접 고용 채용 절차를 강요하고, 탈락하면 해고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주최 측 추산으로 약 200명이 참석했다. 이 중 보안검색원 3명을 포함해 30명이 이날 삭발을 했다. 일부 참여자들은 보안검색원 근무복을 입고 집회에 참석했다.

13일 서울 중구 청계쳔변에서 열린 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검색원들의 집회에서 미용사가 한 여성 참여자의 머리를 자르고 있다. /고운호 기자


한 여성 보안검색원이 긴 머리를 자르며 눈물을 흘리자 일부 참석자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머리를 자른 여성 직원들은 인천국제공항에서 20년 가까이 근무했다고 한다. 노조 관계자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둔 조합원도 오늘 삭발을 했다”고 했다.

보안검색원들은 공항 터미널에서 보안 구역으로 들어가기 전 승객들의 짐과 옷을 검색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원래 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이었지만 현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 정책에 따라 1900명 전원이 정규직 전환 대상이 됐다. 보안검색원들 노조는 4곳이 있는데, 이날 집회엔 3곳이 참여했다.

이들은 “대통령은 고용안정을 약속했는데, 공사와 정부가 갑자기 전환을 위한 채용 시험을 보라하고, 떨어지면 해고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직접고용 전환을 위한 채용 시험에서 탈락하면 기존 일자리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미 보안검색원보다 앞서 직접 고용 절차가 진행된 소방대원 211명은 45명, 야생동물통제요원 30명은 2명이 채용 과정에서 탈락했다. 소방대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의 인천공항 방문일(2017년 5월 12일) 이후 입사자의 47%가 탈락했다고 한다.

채용 과정에서 탈락한 야생동물통제 요원 이종혁씨도 이날 집회에 참석했다. 이씨는 “십수 년 동안 공항에서 근무했는데 갑자기 시험을 보라고 하더니 실직 통보를 받았다”며 “세 아이의 아빠이자 한 가족의 가장인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곽래건 기자 r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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