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바로 새 제품 개발에 착수
동아에스티가 개발중인 `패치형`
메디포스트의 줄기세포 제품 등
국내 제약사들도 속속 뛰어들어
머크와 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진행하던 치매 임상시험이 연달아 실패했지만 학계에서는 아두카누맙에 대한 기대가 컸다. 아두카누맙을 이용한 과거 소규모 임상시험에서 뇌에 축적된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제거되는 것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또한 아두카누맙은 다른 약물들이 제어하지 못했던 가장 지독한 형태의 아밀로이드로 불리는 '올리고머'를 공격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알츠하이머 치매는 생각했던 것보다 강했다.
하지만 치매 치료를 위한 도전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아두카누맙 임상을 진행한 바이오젠과 에자이는 두 개의 항아밀로이드 약물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BAN2401'이 대표적이다. 3상 임상시험을 시작한 BAN2401은 치매로 이어질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가 있거나 초기 치매로 진단된 1566명을 대상으로 18개월에 걸쳐 진행된다. 임상2상에서 BAN2401은 치매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 진행 속도를 늦추고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크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제약사 로슈는 '간테네루맙'의 저용량 시험이 실패한 후 용량을 높여 임상시험을 이어가고 있다. 헤더 스나이더 알츠하이머협회 의학·과학최고책임자는 학술지 '사이언스'와 인터뷰하면서 "우리는 파이프라인에 있는 후보 약물 개발을 계속해야 한다"며 "그것들이 파이프라인에 있는 이유는 과학이 그렇게 제안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들도 치매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 에자이의 아리셉트는 치매 환자에 가장 많이 처방되는 의약품으로, 국내 치매 치료제 시장점유율 1위로 전해진다. 현재 도네페질 성분의 패치형 치매 치료제로 공식 허가받은 제품은 없다. 노바티스의 치매 치료제 '엑셀론'(성분명 리바스티그민)이 패치형으로 나와 있지만 점유율이 미미하다. 이 때문에 임상 1상을 개시하는 동아에스티뿐만 아니라 대웅제약, 보령제약, 아이큐어 등도 도네페질 성분의 패치형 치료제를 개발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메디포스트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매치료제 '뉴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뉴로스템은 지난해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전임상에서는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하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의약품 기업 메디포럼은 최근 엘에스케이글로벌파마서비스와 자연유래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인 'PM012'에 대한 임상시험 대행계약을 체결하며 치매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치매센터가 발간한 '대한민국 치매현황 2018'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치매환자 수는 70만5473명(이하 2017년 말 기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치매유병률은 10%로 나타난 만큼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꼴로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치매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5년 후인 2024년 100만명에 달하고 2039년 200만명, 2050년 3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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