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봄? 독재자들 '무가베 예방주사'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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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7.11.23. 오후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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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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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가베 몰락은 다른 장기 독재자들에 경고 메시지"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세계 최고령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93) 전 짐바브웨 대통령의 몰락이 아프리카 정치 지형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사건으로 짐바브웨에서는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독재의 망령이 짙은 아프리카 대륙에 민주화 바람을 일으키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안드리아 켄달 테일러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와 에리카 프란츠 미시간대 교수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글에서 "무가베 스토리는 다른 장기 독재자들에게 경고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무가베의 경험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17년 집권)이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14년 집권),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30년 집권)와 같은 지도자들도 비슷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독재자들 주변에는 충언보다 아첨에 몰두하는 이른바 '예스맨'들이 많고 독재자들은 이들의 말만 믿고 현실을 오판하는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켄달 테일러 교수와 프란츠 교수는 무가베 전 대통령이 전형적인 독재자들의 생존 규칙을 위반했다고 분석했다.

무가베 전 대통령이 아내인 그레이스 무가베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주려는 시도가 자신의 권력기반이었던 '혁명 세력'의 분노를 샀다.

과거 짐바브웨 해방전쟁에서 동지였던 동지들을 숙청함으로써 군부의 행동을 부추겼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재자의 배우자가 권력을 승계한 사례는 좀처럼 찾을 수 없기도 하다.

짐바브웨 무가베 사임…37년 장기집권 끝났다[AP=연합뉴스 자료사진]


아프리카 독재자들은 무가베 전 대통령의 실수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권력 유지에 더 공을 들일 개연성이 커졌다.

실제로 일부 독재자들은 발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지금 우간다에서 경제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며 "정부는 군인과 공무원, 의료 종사자, 교사들의 봉급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썼다.

아프리카에서 가난한 국가로 꼽히는 우간다 국민의 마음을 다독이려는 행보로 볼수 있다.

독재자들이 권력 기반을 다지기 위해 다소 유연한 모습을 보일 수 있지만 지도자가 바뀌는 권력 이동은 쉽지 않은 셈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현재 아프리카에는 현재 8명의 지도자가 20년 이상 집권하고 있고 이 가운데 5명은 집권기간이 30년 이상이다.

카메룬에는 1982년 11월부터 35년째 집권하고 있는 폴 비야 대통령이 있고 콩고의 데니스 사수 응궤소 대통령은 33년간 집권 중이다.

'무가베 사임했다!' 환호하는 짐바브웨인들[AP=연합뉴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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