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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 본 기사는 시스붐바 2021년 10월호(vol.55)에 게재된 글입니다.
[시스붐바=글 최천규 기자, 사진 시스붐바 DB, 연세대학교 축구부 프런트 제공, 편집디자인 박선민 디자이너]
정기 연고전 축구 경기가 3년 연속 취소됐다. 오랜 시간 신촌에서 이를 갈던 연세대학교 축구부는 고려대학교 축구부를 무찌를 기회를 다음으로 기약하게 됐다. 내년에는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져 정기 연고전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기 연고전 축구 경기가 열렸다면 연세대학교 축구부가 어떤 모습을 보여줬을 지 올해 전반기를 되돌아봤다.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여파
계속되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21 대학축구 U-리그(이하 U-리그)는 무관중으로 대회를 시작했다. 개막 당시 연세대학교 축구부(이하 연세대)는 주장 양지훈(체육교육학과 18, 이하 체교)과 김현수(스포츠응용산업학과 19, 이하 스응산) 등의 이탈로 선수층이 다소 얇아진 상태였다. 연세대는 불안한 모습을 보일 법했지만 1라운드 이후 신입생들과 고학년 선배들의 조화로 4권역 1위 후보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6라운드부터는 양지훈, 김현수, 이민혁(체교 21)의 복귀로 한층 두꺼워진 선수층을 활용해 7승 3무의 기록을 거두며 4권역 1위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나아지지 않는 코로나 여파 속에서 연세대는 전지훈련으로 뜨거운 여름을 보내며 구슬땀을 흘렸다. 제57회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이하 추계연맹전)과 정기 연고전(이하 정기전)을 동시에 준비하던 연세대는 추계연맹전 대회 도중 정기전 취소 소식을 접했다. 한편, 연세대는 태백에서 펼쳐진 추계연맹전에서 1조 2위로 본선 토너먼트에 진출했지만, 궂은 날씨와 타이트한 일정 속에서 성균관대학교 축구부(이하 성균관대)에 발목을 잡히며 8강에서 대회를 마감했다.
아쉽지만 더할 나위 없었던 U-리그 전반기
10경기 7승 3무 ( 승률 70% ) , 33득점 11실점
연세대는 U-리그 전반기 10경기에서 경기당 3.3득점 1.1실점을 기록하며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또한, 7승 3무로 승률 70%에 달하는 무패행진을 달리며 위닝 멘탈리티까지 갖춘 모습을 보여줬다. 추계연맹전을 앞두고 무서운 기세를 보여주며 U-리그 4권역 1위로 전반기를 마친 2021시즌 연세대의 전력에 대해 알아보자.
2021년 연세대의 U-리그
2021년 U-리그에서 연세대는 다소 스펙터클한 전반기를 보냈다. 대량득점을 통해 일찍이 승기를 잡는 경기가 있는가 하면, 역전에 역전을 거듭해 극장골로 어렵게 승리를 가져가는 경기도 있었다. 연세대는 매 경기 후반 막판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똘똘 뭉친 조직력을 뽐냈다.
든든 그 자체였던 수비진
연세대는 골키퍼 염지용(스응산 19)과 붙박이 주전인 양쪽 풀백 강준혁(스응산 18), 차승현(스응산 19)을 중심으로 센터백 조합을 다양하게 가져가며 전반기를 보냈다. 특히, 강준혁과 차승현의 오버래핑과 날카로운 크로스는 연세대의 위협적인 공격 패턴이었다. 부상에서 복귀한 장재혁(스응산 20)은 안정적인 수비능력과 번뜩이는 공격 가담으로 센터백의 한 자리를 담당했고, 그의 짝으로 전현병(체교 19), 송찬우(스응산 20), 진시우(스응산 21)가 번갈아 기용되며 백포라인을 구성했다. 연세대 수비진은 간혹 뒷공간을 노출해 실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U-리그 10경기 중 5경기에서 클린시트를 기록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공격 작업의 기점
올 시즌 연세대는 든든한 3선 최형우(스응산 20), 하재민(스응산 21)의 볼 배급을 바탕으로 두터운 2선을 활용해 공격 작업을 전개했다. 특히, 측면 미드필더 양지훈, 2선의 김건오(체교 20)는 각각 6득점, 5득점을 기록해 연세대의 득점 중 많은 부분을 책임졌다.
김현수, 이민혁, 조동열(체교 19)은 중원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역할을 부여받아 볼을 배급하며 빌드업에 기여했다. 또한, 간헐적으로 나오는 미드필더들의 중거리 슈팅은 상대방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중원에서 갈고 닦은 유기적인 패스플레이가 제 모습을 발휘한다면 고려대학교 축구부(이하 고려대)와의 중원 싸움은 문제가 없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불을 뿜었던 공격진
연세대의 최태호 코치(이하 최 코치)는 최전방에 윤태웅(체교 18), 박준범(체교 20), 김태호(스응산 19)를 번갈아 기용하며 공격 루트의 다양성을 가져갔다.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활약한 박준범은 U-리그 10경기에서 9골을 기록해 4권역 개인 득점 순위 2위에 올라있다.
연세대는 날카로운 크로스 능력을 갖춘 양쪽 풀백을 활용해 장신 공격수 윤태웅과 박준범의 머리를 겨냥한 공격 전술로 재미를 봤다. 때로는 김태호의 빠른 발을 활용한 역습 전술로 상대 수비진을 괴롭히며 득점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연세대의 크로스 플레이와 빠른 역습 전술의 적절한 조화는 고려대의 골문을 열기에 충분했을 것으로 보인다.
U-리그 전반기 BEST XI
<2021 연세대 U-리그 전반기 BEST XI> ( 4-1-4-1 )
GK – 염지용
DF – 차승현 장재혁 전현병 강준혁
MF – 김태호 김건오 최형우 김현수 양지훈
FW – 윤태웅
연세대의 최 코치는 U-리그 전반기 대부분의 경기를 4-1-4-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연세대의 라인업은 대체로 고학번 위주로 이뤄지되 하재민, 진시우, 장시영(스응산 21)을 경기 중간에 투입해 분위기 변화를 꾀했다. 특히, 베스트 라인업에서 정기전을 경험해본 강준혁, 양지훈, 윤태웅은 18학번으로서 올해를 끝으로 연세대와 이별하게 된다. 세 선수는 아쉽게 마지막 해 정기전을 치르지 못하게 됐다. 과연 그들은 정기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1st No.10 양지훈 (체육교육학과 18)
“1학년 정기전 당시 대학에서 느낄 수 없는 긴장감과 지면 안된다는 압박감이 크게 느껴졌다.”
“축구부는 무조건 승리할 것이다.”
후배들에게 한마디 : “정기전은 무조건 승리해야 돼! 하던대로만 하면 돼!”
연세대의 캡틴, 단연 ‘에이스’ 양지훈은 2018년, 당당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정기전에 나섰다. 일찍이 큰 경기의 맛을 본 양지훈은 연세대 공격진의 한 축을 담당하며 현재 주장을 맡고 있다. 그는 올해 U-리그 전반기를 5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지만 6득점을 기록하며 주장의 품격을 보여줬다.
2nd No.7 강준혁 (스포츠응용산업학과 18)
“경기장 응원 소리에 매우 흥분됐다. 1학년 때의 경험이 있더라도 4학년인 지금도 정기전은 긴장된다.”
후배들에게 한마디 : “그냥 하던대로만 해. 오버만 안하면 돼!”
연세대 좌측면의 지배자이자 부주장인 강준혁은 2018년 정기전 당시 최준(스응산 18, 부산 아이파크)과 양쪽 풀백으로 나란히 선발출장해 팀의 2-1 승리를 도왔다. 강준혁은 1학년임에도 경기 분위기에 압도당하지 않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강준혁은 4학년으로서 부주장을 맡아 U-리그 7라운드를 제외한 모든 경기에 나서 팀 내 세 번째로 많은 U-리그 출전 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3rd No.9 윤태웅 (체육교육학과 18)
“경기 시작 전 워밍업까지 긴장과 기대가 교차했었다.”
“올해는 꼭 득점과 승리로 인사드리고 싶었다.”
후배들에게 한마디 : “정기전만큼은 꼭 이겨야 해! 팀원 모두가 하나 되어 개인보다는 팀을 생각하고 승리만을 위해 뛰어야 돼!”
연세대의 든든한 ‘믿을맨’ 원톱. 머리면 머리, 발이면 발, 온몸이 주무기인 윤태웅은 1학년 당시 정기전 출전 경험뿐만 아니라 득점 경험까지 가진 연세대의 장신 스트라이커다. 윤태웅은 2018년 정기전에서 고려대에 0-1로 끌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높은 키를 활용한 헤더로 동점골을 만들어 2-1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올해 U-리그 7경기에 나서 6골을 기록해 변함없는 득점력을 보였다.
연세대의 아쉬웠던 추계연맹전
5경기 2승 2무 1패 ( 승률 40% ) , 16득점 10실점
연세대는 직전 대회 우승팀의 자격으로 한 팀이 적은 조에 배정받아 수월한 예선 일정표를 받아들었다. 쉽게 예선을 통과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연세대는 예선 두 경기에서 모두 무승부를 기록하며 조 2위로 아슬아슬하게 22강에 안착했다. 대회 기간 내내 폭우가 내리는 등 궂은 날씨가 이어진 태백은 정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기 힘든 환경이었다. 또한, 연세대는 타팀들보다 한 경기 더 많은 22강을 치르는 일정을 갖게 돼 체력적으로도 부담이 되는 일정이었다.
본선 토너먼트 22강과 16강, 연세대는 2경기에서 9득점 2실점을 기록하며 좋지 않았던 예선 경기력의 우려를 씻어냈다. 16강전 이후, 하루도 쉬지 못하고 성균관대와 8강전을 치르게 된 연세대는 전반에만 4실점하며 자멸하는 듯했으나, 3골을 내리 득점하며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4점차의 열세를 극복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후반 막판까지 기다리던 연세대의 마지막 한 골은 터지지 않았고, 3-4로 패배해 대회를 마쳤다.
추계연맹전 BEST XI
<제57회 추계연맹전 BEST XI> ( 4-2-3-1 )
GK – 염지용
DF – 차승현 장재혁 전현병 강준혁
MF – 김태호 조동열 김건오 김현수 양지훈
FW – 윤태웅
4-1-4-1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하던 U-리그 때와는 달리 연세대는 추계연맹전 5경기 모두 조동열과 김현수를 더블 볼란치에 기용하는 4-2-3-1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부상으로 이탈했던 강준혁과 전현병을 제외하면 거의 같은 멤버로 매 경기 선발 라인업을 꾸리며 조직력을 강조했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는 대회 일정상 많은 교체카드를 활용할 수 있었는데, 연세대는 체력 안배를 위해 다양하게 교체를 가져가며 백포와 백쓰리 전술을 번갈아 사용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 눈에 띄는 선수는 김건오였다. 김건오는 22강 가톨릭관동대학교 축구부를 상대로 1골 3도움을 기록했고, 대회에서 총 3골을 득점해 연세대의 공격을 책임졌다. 이밖에도 장재혁과 차승현은 5경기 모두 풀타임 맹활약하며 지치지 않는 체력을 뽐냈고, 하재민은 8강전에서 자신의 연세대 데뷔골을 기록했다.
숨 가쁘게 달려온 2021년 전반기. 추계연맹전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던 연세대는 아쉽게 8강에서 꿈을 접어야 했고, 정기전 취소라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그러나 U-리그 권역 1위 다툼을 하고 있는 연세대에게는 아직 U-리그 왕중왕전이 남아있다. 추계연맹전 8강 탈락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연세대가 다시 한 번 비상해 2021년 후반기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시스붐바가 응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