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에 실손보험 보험료 '안정화 할인 특약' 종료를 건의했다. 안정화 할인이란 2019년 말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의 협의에 따라 3세대 신 실손보험 계약자의 보험료를 2020년 1년간 9.9% 할인해주기로 한 조처다.
당시 보험업계는 대규모 적자를 본 1세대 구(舊)실손보험과 2세대 표준화실손보험의 보험료를 평균 9.8∼9.9% 인상하는 대신 2017년 4월부터 공급된 3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는 9.9% 할인하기로 금융당국과 협의했다. 지난해에만 적용할 예정이었으나 올해까지 이어졌다.
3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의 비중은 개인 가입자의 25% 내외로, 올해 7월 출시된 4세대를 합쳐 850만명가량이 안정화 할인 혜택을 받고 있다.
안정화 할인이 결정된 2019년 당시만 해도 자기부담비율이 기존 상품보다 높은 3세대 실손의 손해율(위험손해율)이 101%로, 손익분기점에 가까웠으나 올해 9월 말 112%까지 상승했다. 위험보험료 1만원을 받아 1만1200원을 보험금을 지급하는 데 쓴 셈이다.
안정화 할인에 따른 보험료 할인 규모는 연간 약 1300억원 수준으로 3세대 실손의 적자까지 커지는 상황에서 더는 안정화 할인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게 보험업계 입장이다.
안정화 할인이 종료된다면 내년 3세대 실손 가입자 보험료 인상률은 10%를 넘어설 전망이다. 실손보험은 출시 후 5년이 지나야 보험료를 인상할 수 있다는 보험업 감독규정에 따라 3세대 실손은 현재까지 연령 상승에 따른 상향 조정만 이뤄졌을 뿐 일괄 보험료율 인상은 없었다.
안정화 할인이 전체적으로 종료돼 올해 7월 출시된 4세대 가입자까지 보험료가 오를 수도 있다. 4세대 실손의 손해율은 9월 말 현재 40%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금융위원회는 안정화 할인 종료에 대해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안정화 할인 종료 여부와 관련해 확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이르면 이번주 1~3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 평균 인상률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료는 시장가격이기 때문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이 금융위의 공식적인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당국 의견을 사실상 지침으로 여기고 이를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