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홍콩 '갑을'구조 확인시킨 시진핑…상석앉아 캐리람에 지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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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7.04.11. 오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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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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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전 후진타오, 렁춘잉과 '나란히' 앉았으나 시진핑 '확 바꿨다'

시진핑,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포함한 '민주발전 방안' 언급도 안해

리커창 "광둥·마카오·홍콩 공동개발 지원" 강조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1일 캐리 람(林鄭月娥·59·여) 홍콩 행정장관 당선인을 만나 선거에서 승리할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고 추켜세웠다.

홍콩 언론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北京) 중난하이(中南海)에서 람 당선인을 만나 '실질이 어느 수준에 도달하면 명성이 따라온다(實至名歸)'는 격언으로 람 당선인의 선거 승리를 축하했다.

시 주석은 이어 람 당선인이 책임을 질 의지가 있는 확고한 애국자이고 복잡한 상황을 해결할 능력이 있는 성실하고 실용적인 인물이라고도 칭찬했다.

시 주석은 아울러 홍콩 주권 반환 20년간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성공했고 홍콩 기본법(헌법 격)이 잘 운영되고 있다면서, 기대와 희망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람 당선인이 홍콩특별행정구를 이끄는 걸 전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홍콩 정부와 사회 모든 분야가 서로 단결하도록 이끌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시 주석은 그러나 5년 전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주석과 달리 홍콩의 '민주적 발전'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시 주석과 람 당선인 좌석 배치에서도 '갑을' 구조가 확연했다. 시 주석은 테이블 상석에, 람 당선인은 측면에 앉은 업무회의 방식으로 대화를 나눴다. 5년 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렁춘잉(梁振英) 당시 행정장관 당선인이 나란히 앉았던 5년 전과는 달랐다.

이는 시 주석이 홍콩에 대한 중국의 주권을 분명하게 확인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당선인(왼쪽)
[HKFP 캡처]


2012년 회동한 후진타오 당시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렁춘잉 당시 홍콩행정장관 당선인(왼쪽)
[HKFP 캡처]


이에 대해 람 당선인은 홍콩을 이끌게 돼 영광이라며 시 주석이 언급한 일국양제를 충실히 준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오전 람 당선인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경제발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도시 수준을 한 차원 격상시켜달라고 주문했다.

리 총리는 그러면서 자신이 올해 정부업무보고 때 공개한 광둥(廣東)성 9개 시와 홍콩, 마카오 간 공동 도시권 개발 계획인 '웨강아오(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大灣區)' 계획도 언급했다.

아울러 연내 개통할 중국과 홍콩 간 채권시장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제도인 '채권통(債券通)' 모두 홍콩의 발전과 민생 개선, 장기 안정·번영을 위한 것이라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리 총리 역시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와 달리 홍콩의 '민주적 발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람 당선인은 시 주석을 만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시 주석에게 민주발전에 대한 홍콩인의 열망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2014년 8월 의결한 정치개혁안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람 당선인은 시 주석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홍콩의 자치와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범민주파 의원 22명은 지난달 말 공동 청원서에서 전인대가 의결한 정치개혁안이 진정한 보통선거를 가져올 수 없다며 이를 폐기하고 진정한 정치개혁을 재추진하는 것을 중국 지도자들과 논의하라고 람 당선인에게 촉구한 바 있다.

전인대가 2014년 의결한 정치개혁안은 행정장관 선거 때 간선제를 직선제로 전환하되 후보 추천위원회 과반인 600명 이상의 추천을 받는 예비후보 2∼3명에게만 후보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그러나 범민주파가 반(反)중국 성향 인사의 입후보를 사전 차단하려는 방안이라고 반발하면서 2015년 6월 홍콩 입법회에서 부결됐다.

친(親)중국파인 람 당선인은 지난달 26일 치러진 차기 행정장관 간선 선거에서 중국 당국의 노골적인 지지로, 선거인단 1천200명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친중파의 몰표를 얻어 대중적 지지율이 더 높은 존 창(曾俊華) 전 재정사장(재정장관 격)을 제치고 승리했다. 오는 7월 1일 정식 취임한다.

리커창 중국 총리(오른쪽)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당선인(왼쪽) [중국망(中國網) 캡처]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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