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거제 학교폭력 ‘기절놀이’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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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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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을 통해 학교폭력 사례가 드러났다.

지난 22일 방송이 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지속적인 괴롭힘과 ‘기절놀이’로 친구를 폭행해온 거제 가해학생들의 만행을 고발한 ‘잔혹한 놀이-기로에 선 아이들’이 방송됐다.

거제에 살고 있는 정기호군(가명) 교회 친구들은 1년 넘게 기호를 폭행하고 기절시키는 놀이를 해왔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기호 군 어머니가 가해 학생들과 그 부모들을 불러 혼냈다.

SBS 화면캡처

중학교 때부터 친구들로부터 모욕적인 괴롭힘을 받았던 기호 군은 “말 안했던 이유는 내 선에서 그만할 줄 알아서였다”고 말했다. 기호 군은 또 아이들이 길거리에서 머리를 잡고 돌리거나 스파링을 하자면서 때렸다고 전했다.

기호군은 기절놀이 당시 “깨어났을 때 애들이 웃고 있었다. 아이들이 저한테 ‘눈 뒤집히는 거 봤냐’고 말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지난여름 교회에서 떠난 수련회에서 아이들은 기호 군에게 물속에 머리를 박고 침까지 뱉었다. 현재 기호 군은 4개월 째 학교를 다니지 않고 병원치료를 받고 있었다.

제작진은 기호군이 지목한 학생들과 부모님을 함께 만났다. 김효상군(가명)의 어머니는 “그쪽에서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 저희는 받아들일 수 없다. 전부 다 거짓”이라며 억울함을 표했다. 또 “기절을 시키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앞서 기호군 어머니에게 적어 준 진술서에는 ‘기절놀이’라는 말이 있었다. 이에 대해 효상군은 “정신을 잃지는 않았던 것 같다”며 진술서는 강압에 의해서 적은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들은 폭행사실에 대해 모두 사실이 아니거나 기억에 없다고 전했다. 또 기절놀이는 어깨동무를 하다가 목이 졸라졌던 것이고 기호군이 숨이 안쉬어진다고 하면 다시 풀어줬다고 주장했다.

현재 효상군은 교내 학폭위가 열려 강제전학까지 이뤄진 상황이다. 가해 학생들 부모님들은 울음까지 터트리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학교 친구들은 “둘이 많이 친해보였다. 일방적인 폭행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양측 주장만 있을 뿐 객관적 단서나 증거가 있지는 않았다. 이에 제작진은 예배가 끝났을 시간 주변 CCTV 영상을 확보했다. 영상에선 최선민(가명)군이 기호군의 뒤에서 목을 조르고 있었다. 기호군은 숨이 쉬어지지 않는 듯 선민군 팔에 매달려 있다가 바닥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난 후 벌떡 일어나 다시 걷기 시작했다.

이 영상을 본 신경전문의는 “정상적인 기절의 모습은 아닌 것 같다”며 “많이 위험하게 보이는 상황이었는데 목이 졸린 시간이 짧기 때문에 기절상태까지는 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도 전문가는 “이런 상황이면 기절을 할 수 있다. 의식을 잠깐 잃었다가 툭툭 치니까 기절에서 깨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호군은 쓰러지면서 스마트폰을 떨어뜨린 후 떨어뜨린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걸어갔다.

또 한명의 학생은 “기호에게 아이들이랑 놀지 말라고 조언도 했었다”며 기호군을 향한 장난이 도를 넘었다고 생각했었다고 증언했다. 거리 상인들도 기호군이 폭행을 당하는 모습을 목격했었다고 전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진행자 김상중은 “상처를 위로받고 사과와 반성, 용서를 기대했을 기호. 정반대의 일이 펼쳐지고 있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용서의 기한과 방식을 요구할 순 없다. 진정한 화해와 용서는 노력과 시간이 있은 후에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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