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장관이 미국에 '계엄' 인정 요청"

입력
수정2018.07.24. 오전 6:24
기사원문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뉴스투데이]◀ 앵커 ▶

이 세부계획 문건을 보다 보면 기무사가 계엄을 검토한 것인지, 아니면 쿠데타를 모의한 것인지 의심스러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계엄의 성공을 언급하며 끊임없이 보안을 강조하고, 국방장관이 주한 미국 대사에게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옵니다.

이해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기무사가 계엄 선포의 첫 단계로 상정한 국방부 비상대책 회의.

문건에 따르면 대통령 권한인 계엄 시행 여부와 종류, 시행지역까지 모두 이 회의에서 결정됩니다.

특히 보안이 계엄의 성공과 직결된다며 회의 인원을 최소화할 것을 제안하는데, 이유로 2016년 7월 발생한 터키 군부의 실패한 쿠데타를 적시했습니다.

"터키 계엄시 시민 저항으로 계엄군 진입이 실패했다."

이들이 생각하는 '계엄'이 어떤 의미인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입니다.

또 이 회의에서 계엄사령관을 결정해 대통령에게 추천해야 한다며, 합참의장 대신 육군총장도 문제가 없다고 거듭 강조합니다.

국정원을 의식한 제안도 나옵니다.

대통령의 지시를 따르게 돼 있는 국정원이 계엄사령관 지시를 잘 따르지 않을 수 있다며, 국정원 2차장을 계엄사에 파견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주변국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한 점도 의아한 대목입니다.

외교부도 아닌 국방부 장관이 미국과 중국 대사를 비밀리에 공관으로 불러 계엄 당위성을 설명하고, 계엄 선포 시에는 주한 미국 대사를 초청해 미국 본국에 계엄을 인정하도록 협조 요청할 필요가 있다고 문건에 적혀 있습니다.

심지어 기무사가 미리 준비한 비상계엄 선포문은 대통령 유고 상황을 염두에 둔 듯 대통령 권한대행이 발표하는 것까지도 상정해 놓아, 사실상 쿠데타 계획을 세운 게 아니냐는 의심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이해인입니다.

이해인 기자 (lowtone@imbc.com)

[저작권자(c) MBC (http://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c) Since 1996, MBC&iMBC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정치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