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과 대한양계협회 사이 불붙은 '치킨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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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11.24. 오전 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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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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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익 "작고 맛없어"
대한양계협회 "치킨 폄훼"
황교익 "북한 대남 비방 성명인 줄"
황교익 씨(왼) / 사진 = 연합뉴스, 픽사베이

황교익 "한국 닭은 작고 맛없다"

대한양계협회 "소비자가 원하는 크기"

대한양계협회 "치킨 소비 저해 행위 계속한다면 복수할 것"

황교익 "그렇다고 닭이 작다는 사실은 숨겨지지 않는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와 대한양계협회 사이 '한국 닭 크기'를 놓고 설전이 이어지는 모양새입니다.

먼저 마이크를 든 건 황교익 씨였습니다. 황 씨는 "한국 육계가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작고 그래서 맛이 없는 것은 '객관적 사실'"이라며 "전 세계에서 한국만 유일하게 (육계를) 1.5kg 소형으로 키운다. 외국은 3kg 내외로 키운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3kg 내외의 닭이 1.5kg 닭에 비해 맛있고 고기 무게 당 싸다는 것은 한국 정부기관인 농촌진흥청이 확인해주고 있다"며 "한국 외 전 세계의 나라에서 3kg 내외의 닭으로 치킨을 잘도 튀겨서 먹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황 씨가 "한국 닭은 작고 맛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가며 근거로 든 자료에는 '작은 닭 생산의 문제점 - 맛없는 닭고기가 생산됨', '대형육계 생산의 이점 - 생산비 20% 수준 절감', '감칠맛 나는 핵산물질 이노산 함량이 일반닭에 비해 대형 닭이 많음' 등의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양계협회 "치킨 업계 종사자 가슴에 대못"

사진 = 대한양계협회 제공

이에 대한양계협회는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의 치킨 폄훼 내용과 관련하여'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 도저히 그냥 넘길 수 없다"며 황 씨의 주장에 날 선 반응을 보였습니다.

대한양계협회는 "부자는 치킨을 안 먹는다? 음식에 계급이 있다? 어떤 근거로 왜 헛소리를 지껄이는지 이유나 알고 싶다"며 "우리나라 치킨에 대한 온갖 비방으로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가슴에 대못을 박음과 동시에 치킨 소비 감소를 유도한 오만방자함의 결과가 어떠할지는 무지하지만 충분히 예상할 거라 생각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작은 닭이 맛이 없다고 비아냥거리는데 소비자가 원하는 크기라는 것은 왜 그 잘난 입으로 말하지 않는 건지 변명하기 바란다"며 "또한 삼계탕을 선호하는 국민 식성이 닭의 크기와 어떤 상관이 있는지도 같이 지껄이기 바란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한 1.5kg 닭은 영원히 이어진다는 사실을 망각하지 마라"며 "우리나라 2조 원이 넘는 닭고기를 생산하는 농가들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뼛속 깊이 명심하라"고도 했습니다.

대한양계협회는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닭고기 관련 종사자들과 단순 무지의 개인적 견해를 사실인 양 퍼뜨려 혼선을 빚게 한 소비자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라"며 "치킨 소비를 저해하는 행위가 지속될 경우 우리 닭고기 산업 종사자는 실현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처절하게 복수할 것임을 천명한다"고 전했습니다.

성명서 본 황교익 반응 "인신공격과 협박"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사진 = 픽사베이

황 씨는 "대한양계협회의 성명을 보았다. 사실 관계에 대한 설명은 없고 저에 대한 인신공격과 협박의 말만 쏟아내고 있다"며 "그렇게 한다고 해서 한국의 육계가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작다는 사실이 숨겨지지 않는다. 또 그 작은 닭이 맛없고 비경제적이라는 과학적 사실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서민을 위해 세계인이 먹는 수준의 크고 싼 치킨을 달라는 것이 이처럼 비난을 받을 일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저와 똑같이 한국의 작은 닭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농촌진흥청과 국립축산과학원에 대해서도 비난의 성명을 내어보시기 바란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북한 대남 비방 성명인 줄"

황 씨는 연이어 올린 다수의 페이스북 글에서 대한양계협회 성명에 대해 "북한의 대남 비방 성명인 줄 알겠다"고 비꼬았습니다. 아울러 "30여일령 1.5kg 육계가 소비자가 선택한 결과라고 주장하는데 소비자 여러분 중에서 한국에서 40여일령 3kg 내외의 육계를 먹어보신 분이 있으면 알려 달라"며 "주어지지도 않은 육계를 소비자가 선택하지 않은 것이라 말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른 글에서 황 씨는 '치킨계급론의 원문'이라며 "부자는 치킨 안 먹는다. 물론 어쩌다가 먹을 수는 있어도 맛있다고 찾아서 먹지 않는다. 먹는 것에 계급이 있냐고? 있다"며 "치킨은 대한민국 서민 음식이다. 고된 하루 일을 끝내고 가족이나 친구끼리 맥주 한잔 하며 치킨을 먹는다"는 취지의 내용을 올렸습니다.

해당 글에는 "맛칼럼니스트로서 내가 바라는 것은 값싸고 맛있는 치킨"이라며 "외국인이 한국 치킨을 특별나게 여기는 것은 과도한 경쟁 때문에 고도로 발달한 양념법뿐이다. 그 양념 안의 닭은 전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작다. 그래서 맛없고 비싸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덧붙여 "양념 안의 닭만 바꾸어도 더 맛있어지고 가격이 싸진다"며 "한국의 '치킨 문제'가 닭 크기 하나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이거 하나 해결하지 못하면 다른 문제는 손도 못 댄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치킨 업계 관계자들은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육계 중 육질이 가장 좋은 것은 닭 무게가 1㎏내외인 10호 닭"이라며 "32일 정도 키워 출하될 때 닭의 육질이 가장 부드럽고 쫄깃쫄깃하다. 10호보다 무게가 덜 나가면 육질이 쫄깃쫄깃하지 않고, 이것보다 무게가 많이 나가면 기름기가 많고 육질이 퍽퍽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국내 유명 치킨업체에서 사용하는 닭 호수 또한 대부분 10호 닭이며 그 이유로 "육질이 가장 좋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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