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운명의 한주'…SK하이닉스 승부수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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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7.06.18. 오전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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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FP=뉴스1

21일 이사회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막판까지 돈싸움·수싸움
SK하이닉스 미일연합과 맞손... 위험요인도


(서울=뉴스1) 손미혜 기자 = 일본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전 승자를 결정할 '운명의 날'이 임박했다. 도시바메모리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오는 21일 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미일연합'과 손잡은 SK하이닉스의 승부수가 통할 지 주목된다.

세계 반도체 업계의 주목을 받는 인수전답계 인수후보들이 막판까지 돈싸움, 수싸움을 치열하게 벌이며 예측을 불허하는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SK하이닉스-베인캐피탈 컨소시엄이 미일연합과 손잡으며 열세를 뒤집자 중화권 폭스콘과 미국 브로드컴 컨소시엄이 값을 올려 대응할 태세다.

도시바와 오랜 협력관계인 웨스턴디지털(WD)은 왜 독점적 협상권을 주지 않느냐며 국제중재재판소에 이어 미국 법원에도 매각 중지 소송을 제기했다.

◇ 인수 후보들 치열한 돈싸움, 수싸움 치열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일본개발은행이 주도하는 미일 연합은 기존 미국계 사모펀드 KKR과 결성한 컨소시엄에 SK하이닉스-베인캐피털 컨소시엄을 끌어들이며 세를 확장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한미일 연합'은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회사(SPC)를 세워 총 2조1000억엔 규모의 인수액을 조성한다. 일본 산업혁신기구와 개발은행이 각각 3000억엔을 출자하고, 도시바가 1000억엔, 다수의 일본 기업이 1400억엔, KKR이 2000억엔을 출자하고 미쓰비시도쿄UFIJ은행이 4000억엔을 융자하는 시나리오를 검토중이다.

여기에 SK하이닉스와 베인캐피털이 각각 3000억엔(약 3조700억원)씩 출자해 총알을 더한다. SK하이닉스로서는 지분인수 규모가 줄어들지만 대신 그만큼 자금 부담이 줄고, 인수 가능성은 높아지는 수다.

미국 반도체업체 브로드컴 컨소시엄과 대만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은 가격을 앞세우며 열을 올리고 있다. 브로드컴은 지난달 2차 입찰에서 도시바가 평가하는 가치 2조엔을 웃도는 2조2000억엔을, 폭스콘은 2조 수천억엔의 최고 인수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WD는 매각작업에 제동을 걸기 위해 소송카드를 재차 꺼내들었다. 지난달 중순 국제 중재재판소에 분쟁 조정을 요청한 WD는 이번엔 미국 캘리포니아 주법원에 도시바메모리 매각 중단 명령을 요청했다. 도시바메모리를 쉽게 넘기지 않겠다는 결의의 표현이다. 하지만 원전사업 손실보전이 급한 도시바 측은 소송과 무관하게 이달 28일까지 최종 합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 위험이 따르는 베팅...SK하이닉스 도시바 인수 두얼굴

SK하이닉스에 도시바메모리 인수는 부족한 낸드 경쟁력을 강화할 절호의 기회다. 성장성이 높은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경쟁하기 위해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D램에서는 업계 2위의 위상을 누리고 있지만,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는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해왔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11.0% 점유율로 5위에 그쳤다. 3위인 도시바(16.5%)의 반도체 사업 인수에 성공한다면, 단숨에 업계 1위인 삼성전자(35.4%)를 위협할 힘을 얻게 된다.

일각에서는 도시바 인수가 SK하이닉스에 오히려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도시바가 보유한 3D낸드 플래시 기술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려워서다. 또 설사 기술력이 높다해도 확보할 수 있느냐도 문제다. 현재 구도에서는 SK하이닉스가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하더라도 전체 지분의 약 15%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합작사인 WD가 낸드플래시 지적재산권 활용을 용인할 것인지 장담하기 어렵고, 도시바 인수 후 당장 수익창출을 위해 고수익 사업에 집중하면서 기술개발이나 설비투자가 제한되리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결국 SK하이닉스의 운명은 SK하이닉스의 기술개발이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72단 3D낸드를 개발하고 있고, 수율이 양산을 시작할 수 있는 60% 수준은 넘은 것으로 판단되지만, 수익을 내려면 추가적인 수율 개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yeou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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