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출 축소 움직임에…국내 철강업계 수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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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8.03. 오후 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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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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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일부터 수출 증치세 환급 취소 품목 확대
수출관세 도입 가능성…중국 제품 가격 오를수도
“철강 가격 인상…국내 철강업계엔 호재로 작용”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중국 정부가 탄소중립을 이유로 수출용 철강 제품에 대한 증치세(부가가치세) 환급을 폐지하는 방안을 확대 적용하자 국내 철강업계가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1일부터 냉연강판·아연도강판·레일 등 23개 철강 제품에 적용되던 수출 증치세 환급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 열연·철근·후판·스테인리스스틸(STS) 등 146개 철강 제품에 대한 수출 증치세 환급이 폐지된 이후 대상 품목이 추가로 지정된 것이다.

그동안 중국 철강업체들은 해당 품목을 수출하면 중국 정부로부터 13%의 증치세를 돌려받아 해외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왔다. 중국 정부는 2019년 4월엔 열연·후판·STS·철근 등에 대한 수출 환급세를 10%에서 13%로, 지난해 3월부터 선재·코일 등에 대한 수출 환급세를 9%에서 13%로 각각 상향하며 수출을 독려하기도 했다.

현대제철 직원이 제철소 내에서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그러나 지난해 중국 정부가 오는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자 중국 내 철강시장에도 변화가 생겼다. 철강업계의 생산 활동을 억제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방안이 추진된 탓이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올해 중국 조강(쇳물) 생산량이 반드시 지난해보다 적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글로벌 경기 호조와 따른 전방사업 회복세와 맞물려 철강 수요가 급증하면서 중국 내 철강 제품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의 증치세 환급 폐지 조치는 자국산 철강 제품을 수출 대신 내수 시장으로 돌려 수급 불안을 해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조치에 대해 “지난 5월 수출 증치세 환급이 폐지됐을 땐 시장 상황과 글로벌 경쟁력 등을 고려해 냉연 강판을 포함한 고부가가치 제품은 제외됐지만, 이번엔 (모두 포함돼) 고부가가치 제품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수출 축소를 위해 예외를 두지 않겠다는 중국 정부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부 외신에선 중국 정부가 올해 3분기 중으로 열연코일 등에 10~20%의 수출 관세를 도입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증치세 환급 폐지에 이어 수출 관세율까지 인상된다면 중국산 철강 제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에서도 중국산 제품 수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다.

이 때문에 올해 상반기 실적 호조를 기록했던 국내 철강업계에선 하반기에도 좋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철강 수출량 감소와 수출 가격 상승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 외 지역의 철강 가격을 단기적으로 올려놓을 것”이라며 “국내 철강업계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중국의 철강 감산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에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내려가고 있는 점도 국내 업계엔 희소식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현물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30일 t당 181.5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t당 186.25달러를 기록한 지난 4월 23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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