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발생, 발설 말라”…제주 매일올레시장 공지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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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4.12. 오후 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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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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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문건 온라인 통해 공개 비난 빗발
조합측 “이미 언론에 보도된 내용” 해명
방역당국 “검사 후 자가격리는 권고사항”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상가조합이 배포한 공지문. 보배드림 캡처


“외부로 발설하지 말아 주십시오. 우리만 손해입니다.”

제주 서귀포매일올레시장 상가조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대해 함구령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매일올레시장은 지역 주민은 물론, 제주 관광 1번지인 서귀포시에 위치한 최대 전통시장으로, 올레길 6코스에 포함돼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12일 상가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지난 11일 상인들에게 ‘안내 말씀’이라는 제목의 공지문을 통해 상인들의 코로나19 검사 일정을 안내했다. 시장 상인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따른 후속 조치였다.

안내문에서 조합은 “전 상인 및 종사자가 검사대상이고, 원래 검사 후 자가 격리가 필요하지만, 시장 특성상 격리는 하지 아니하기로 했다"면서 "결과가 나오는 동안 집과 가게만 출입하고, 마스크는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시식 금지,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방역당국과의 협의 내용, 그에 따라 상인들이 지켜야 할 수칙을 상기시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공지문 말미에 붙인 한 마디가 문제가 됐다.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내용은 외부로 발설하지 말아 달라. (알리면) 우리만 손해다”고 강조한 대목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물론 상가조합 홈페이지에는 물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격리도 하지 않고 발설도 하지 말라고 하는데 좀 황당하다"는 등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합 관계자는 "별다른 의도는 없었다.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확진자 발생 사실은 이미 언론보도가 된 내용"이라며 "확진자 발생 사실에 동요하지 말고 침착하게 대응하자는 차원에서 배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 방역당국도 큰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역학조사 결과를 토대로 밀접접촉자 등에 대해서는 자가격리를 통보했다”며 “나머지 상인들은 검사 후 의무적으로 자가격리를 해야하는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매일올레시장에서는 상인 1명이 지난 1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선제적 예방 차원에서 10일과 11일 이틀간 시장 상인 등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일제검사를 실시했다. 748명이 검사를 받았고, 이들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 입구 전경. 김영헌 기자


제주=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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