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는 K뷰티⑦]이번엔 K팝 타고 전세계로…'방탄소년단' 후광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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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9.07. 오후 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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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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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빌보드 연속 1위 글로벌 활약…'K-뷰티' 관심 덩달아↑
쿠션혁신+밀레니얼부상+기술력+K팝 효과=글로벌 대세로
[편집자주] K뷰티로 대표되는 한국 화장품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좋은 화장품=수입품'이란 공식이 깨진 지 오래다. 실제로 해외 명품 브랜드 화장품 상당수가 국내에서 문자상표부착생산(OEM)과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매년 30% 가까이 화장품업체가 늘어나는 등 창업 열기가 가장 활발한 분야다. 최근 '스타일난다'가 6000억원대에 로레알(L'Oréal Group)에 인수되면서 제2의 스타일난다를 꿈꾸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앞서 글로벌 생활뷰티기업인 유니레버는 토종화장품 브랜드 'AHC'로 유명한 카버코리아를 3조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전통의 강자와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들이 K뷰티 산업의 역사를 어떻게 바꿔나가고 있는지 살펴본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 © News1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정혜민 기자 = "방탄소년단, 워너원, 트와이스, 블랙핑크 명성이 세계에서 높아질수록 한국식 메이크업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이를 소개하는 뷰티크리에이터들이 늘어날 것이고 자연스럽게 '한류뷰티' 물결로 이어지게 될 겁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과거 드라마가 한류를 이끌었다면 이제는 대중음악이 제2의 한류를 조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류 열풍은 자연스럽게 'K-뷰티' 열기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최근에는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뷰티크리에이터들도 K-뷰티의 숨은 주역으로 꼽힌다. 우리나라 아이돌그룹과 배우들의 메이크업법을 영상으로 설명해 주는 이들을 통해 K-뷰티 트렌드가 전 세계에 전파되고 있단 얘기다. 최근엔 해외 유튜버와 블로거들도 가세해 '한국식 화장법(Korean makeup)' 'K-뷰티 화장법(K-beauty makeup)' '걸그룹 메이크업법' 등의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

Korean makeup 검색 결과(위) K-beauty makeup 검색 결과(아래)© News1

◇ 드라마 이은 K-팝 한류물결, 자연스럽게 'K-뷰티' 관심 높여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에서는 새로 나온 국내 화장품 리뷰, 한국 아이돌그룹 또는 배우의 메이크업을 따라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영상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조회 수는 수십만개에서 수백만개에 달한다. 한국식 메이크업과 미국식(일본식) 메이크업을 비교하는 영상도 인기다. 한 비교 영상은 게재된지 4개월 만에 조회수가 400만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같은 영상의 댓글에는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들이 보인다. K-팝 인기와 아이돌그룹에 대한 관심이 'K-뷰티'로 자연스럽게 옮아가는 모양새다.

화장품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서도 방탄소년들을 필두로 K-팝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화장법을 찾아보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며 "화장품 산업의 본고장이면서 예술의 중심 파리에도 K-뷰티 바람이 불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국식 메이크업법과 미국식 메이크업법을 비교한 한 유명 유튜버영상은 게재된 지 4개월 만에 조회 수 400만건을 돌파했다.© News1

실제로 올해 처음으로 프랑스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최근 열린 '뷰티 아카데미'에는 24명 모집인원에 140명이 신청했다. 2시간 수업으로 두 번 진행되는 이번 아카데미에는 프랑스에서 유명한 현지 블로거 2명도 참석했다. 프랑스 젊은이들은 우리나라 걸그룹 특유의 '센 화장법'에 관심을 보였다고 전해졌다.

아모레퍼시픽은 이같은 흐름에 주목, 주력브랜드 '설화수'를 프랑스 라파예트 백화점 1층에 다시 들였다. 갤러리 라파예트는 프랑스 최대 규모 백화점이다.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샤넬이 아모레퍼시픽의 히트상품 쿠션 파운데이션을 내놓은 것도 유럽인들의 한국식 화장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다.

이처럼 K-뷰티는 럭셔리 중심으로 형성되던 유럽 화장품 시장에도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상대적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특히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KCON 2018 LA'© News1

◇CJ ENM '케이콘' LA행사 9만4000명 운집…K-스타일 즐겨

미국서도 방탄소년단 등 K-팝 인기와 밀레니얼 세대의 부상이 맞물리면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치솟고 있다. 유럽과 미국과 밀레니얼 세대들이 피부보정 화장품에 관심을 보이면서 '소셜뷰티(Social beauty)'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이들 밀레니얼들은 SNS 셀카 문화와 동영상으로 화장품 유행을 빠르게 주도하고 퍼뜨리는 새로운 고객층으로 자리 잡았다. 소셜뷰티 유행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우리나라 기업들에 호재가 될 수 있다. 이는 CJ ENM이 최근 미국 LA에서 개최한 'KCON 2018 LA'을 통해 눈으로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 행사에는 사흘간 9만4000명의 관람객이 운집했다.

CJ ENM은 오는 9월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태국 방콕 임팩트 아레나 및 임팩트 국제전시장에서 2018 태국'(KCON 2018 THAILAND)을 개최한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열린다. 태국은 베트남과 함께 CJ ENM의 한류 신시장 개척을 위한 제 2거점 지역이자, 동남아시아 한류열풍의 진원지로 꼽힌다.

그동안 CJ ENM은 케이콘을 통해 Δ2012년 미국 Δ2015년 일본(도쿄) Δ2016년 프랑스(파리), 아랍에미리트(아부다비) Δ2017년 멕시코(멕시코시티), 호주(시드니) 등 신규 지역 진출로 누적 관객 68만7000명을 모으며 K-뷰티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케이콘에 참여한 관람객들은 'K-팝' 'K-뷰티' 'K-푸드' 등 다양한 한국 문화를 경험하며 즐겼다. 많은 관람객은 "K-팝이 좋아서 케이콘을 찾았다가 K-뷰티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K-뷰티가 K-팝 열풍과 시너지를 일으키며 글로벌 한류바람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된 모습이다.

중남미에서도 2000년대 초반 '대장금' 등 한국드라마로 시작된 한류바람을 K-팝이 이어받고 있다. 지난해 3월 방탄소년단 공연이 열린 브라질과 칠레에선 수만명의 팬들이 며칠 동안 콘서트장 앞에서 캠핑하며 공연을 기다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바탕으로 토니모리는 올해 3월 멕시코시티 내 화장품 멀티숍 세포라에 입점했다. 해브앤비의 닥터자르트도 지난해 8월 멕시코 세포라 입점을 시작으로 남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에이블씨엔씨의 미샤는 일찌감치 2011년부터 중남미 시장에 진출했다. 파라과이를 시작으로 2012년 베네수엘라와 멕시코에 진출해 2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15년부터 브라질 세포라와 드럭스토어 등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이들 기업은 중남미에서도 'K팝' 열풍이 불고 있는 점을 착안해 브라질, 콜롬비아, 칠레 등 중남미 지역으로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그중 브라질 화장품 시장은 235억 달러(약 26조5000만원·한국보건산업진흥원)로 세계 4위 규모다.

일본의 패션뷰티매거진 JELLY 2018년 3월호. 우리나라의 최신 패션과 메이크업법을 자세히 다뤘다. 코트라 제공© News1

◇화장품 강국 일본서도 'K-뷰티' 약진…한국브랜드 상위권

특히 '시세이도'로 대표되는 화장품 강국 일본에서도 K-뷰티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얼짱 메이크업'이나 '한국풍 메이크업'을 특집으로 실은 잡지가 등장하는 등 일본에서 젊은층 중심으로 한국풍 메이크업이 유행하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최근 한국 화장품, 한국식 화장법 등이 제3차 한류 붐을 타고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아가는 상황"이라면서 "한국 화장품 관련 기업의 일본 진출이 유리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 아이 메이크업 제품으로만 따져도 일본 수출에 성공하는 한국 기업 수는 2015년 57개사에서 지난해 85개사로 매년 증가 추세다. 또 일본 최대 화장품 정보 사이트 코스메(@COSME) 랭킹에 한국 화장품 브랜드 제품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7월 12일~18일 기준 종합 인기 상위권 제품으로 한국화장품의 '더샘'의 팁 컨실러 제품이 5위에 올랐다. 세안팩·마스크, 루즈파우더, 필링, 에센스, 아이브로우펜슬, BB크림 등 각 카테고리에도 스킨푸드,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미샤 등 국내 브랜드 제품이 10위권에 진입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한류드라마 속 여주인공들의 이미지 덕분에 '한국인은 피부가 좋다', '한국은 기초 화장품에 강하다'라는 이미지가 있었다"며 "지금은 기초화장품뿐 아니라 전 분야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K-pop, BTS 글로벌 인기, 국내 뷰티 산업에 도움 될 것"

지금까지 [다시보는 K뷰티] 기획 시리즈를 통해 살펴봤듯 Δ국내 화장품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 Δ쿠션 파운데이션의 글로벌 유행 Δ셀카를 즐기고 새로운 문화에 열려 있는 밀레니얼 세대의 부상 Δ세계 최고의 기술력의 ODM업체 지원 등 다양한 요인으로 한국 화장품 수출국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2017년 화장품 생산실적'에 따르면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는 역시 중국(39.1%)이다. 홍콩(12억2245만달러·1조 3820억원), 미국(4억4547만달러·5036억원), 일본(2억2539만달러·2548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또 동남아시아 국가 가운데 베트남(1억4056만9000달러)과 인도네시아(2413만4000달러)가 전년 대비 각각 96.8%, 60.8%로 크게 증가했다. 독일(1367만달러), 폴란드(1311만달러), 아랍에미리트(1394만달러)은 지난해 수출 상위 20위 내로 처음 진입했다.

지난해 전체 화장품 수출은 49억4464만달러(약 5조5300억원)로 3년 전인 2014년 18억달러(약 2조원)에서 3배(175%) 가까이나 증가했다. 전년(41억7842만달러·4조8491억원) 대비로는 18.3% 증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처음 한류를 일으킨 드라마는 아시아와 중동 지역에서 K-뷰티 바람을 일으켰다면 K-팝의 경우 미국과 유럽에서도 인기가 높아 더욱 세계적"이라며 "국내 아이돌그룹 멤버들에 대한 관심이 K-뷰티에 대한 관심으로 지속적으로 전환된다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과거 K뷰티는 송혜교, 전지현 등 톱 배우를 중심으로 스킨케어 제품이 메인이었다면 K-팝과 연계된 유튜브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색조 메이크업으로 트렌드가 이동 중"이라며 "최근엔 메이크업 제품이 강한 브랜드가 글로벌 인기 브랜드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방탄소년단이 지난 2일 미국의 빌보드 메인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두 번째 1위에 오르면서 전 세계를 같아한 한류문화 열풍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BTS는 'LOVE YOURSELF結'Answer''로 빌보드 메인 음반 차트 '빌보드2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정규 3집 앨범 'LOVE YOURSELF 轉 Tear' 1위 이후 3개월 만이다.

팝 장르에서 1년 이내 빌보드 앨범차트 1위에 두 번 오른 것은 2014년 영국 보이그룹 '원 디렉션' 이후 4년 만으로 알려졌다. 방탄소년단은 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 등 ‘러브 유얼셀프' 투어를 이어간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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