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제자리…"당선인, 검수완박=부패완판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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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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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희가 지난주 금요일에 '검수완박' 중재안에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됐다는 속보를 전했는데요. 사흘 만에 국민의힘이 오늘(25일) '재논의' 결정을 내렸습니다. 검찰의 직접수사권 범위에 공직자 범죄, 선거범죄를 다시 포함해야 한다는 건데요. 윤석열 당선인 역시 사실상 중재안에 제동을 건 상황입니다.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중재안이 아니면 민주당 원안 처리도 불사하겠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 소식을 신혜원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검수완박, 다시 > 지난주 여야는 박병석 국회의장이 내놓은 '검수완박' 중재안에 극적으로 합의했습니다. 민주당 박홍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직접 서명을 했죠. 헌데, 이 서명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합의문이 백지화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형사 사법 체계의 뒤흔드는 제도를 이렇게 밀어붙이기에 적절한 시기인지는 민주당에게 되물을 수밖에 없습니다. 국회는 더 신중하게 이 문제를 다뤄야 합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 여야가 야합을 한 것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이 면죄를 받기 위해서 선거 범죄를 집어넣은 것이라는 국민적 우려와 지적이 있습니다. 매우 뼈아픈 대목이라고 아니할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국민의힘은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중재안을 사실상 원점 재검토하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합의를 주도했던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짬짜미'한 것 아니냐는 여론이 많다"며 재논의 필요성을 역설했는데요. 문제가 된 건 바로 이 대목입니다. 중재안 2번 항에는 현재 검찰에게 주어진 6대 범죄 수사권 중 1) 공직자 범죄 2) 선거 범죄 3) 방위사업 범죄 4) 대형 참사를 삭제하자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이 경우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있는 것은 6대 범죄 중 부패와 경제 범죄 2개만 남게 되죠. 공직자와 선거 범죄를 뺌으로서 정치인들에게 소위 면죄부를 줄 수 있단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어난 겁니다.

[김오수/검찰총장 : 검찰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민께 능력을 인정받았던 것이 공직자 범죄와 선거범죄입니다. 검찰이 공직자, 선거범죄 수사를 못하게 하면 공직자 비리나 선거사범에 대한 국가의 범죄 대응 역량이 크게 감소하게 될 것임은 명약관화한데 국민들이 그것을 원하시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마디로 이제 정치인들만 발 뻗고 잘 수 있다는 거죠. 김오수 검찰총장도 이 점을 지적했습니다. 특히 선거 범죄는 공소시효가 6개월로 매우 짧은 편입니다. 그만큼 수사의 '신속성'이 중요한데, 검찰이 빠지면 사건 처리가 지연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는 겁니다.

[김오수/검찰총장 : 시효 임박 사건들은 경찰과 보완수사 요구를 반복하다 부실 처리될 염려가 있습니다. 특히 이번 대선과 지방선거 공소시효 직전, 또는 공소시효를 절반 정도 남긴 9월 초경 검찰 수사권이 갑자기 폐지된다면 상당한 혼란이 예상됩니다.]

내용이 조금 어렵지만요. 여론도 앞서 말한 검찰의 주장에 조금 더 기운 듯한 분위긴데요. 한국갤럽 조사입니다. 국민 중 과반은 검찰의 수사권이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검찰의 수사권이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 55%, 경찰에 이양돼야 한다는 응답은 35%에 불과했습니다.

[김오수/검찰총장 : 갓 출범한 중수청이 70년 역사의 검찰수사 역량을 따라잡을 수 있겠습니까. 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필시 공백이 생길 것입니다.]

여기에 윤석열 당선인도 직접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윤 당선인, "검수완박은 부패완판"이란 말을 처음 만든 당사자기도 하죠. 검찰총장 시절 "헌법과 법치가 파괴되고,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걸 더이상 지켜보기 어렵다"며 전격 사의를 표했었습니다.

[윤석열/당시 검찰총장 (지난해 3월 3일) : '검수완판'이라고 하는 것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으로써 헌법정신에 크게 위배되는 것이고, 국가와 정부에 헌법상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대통령 당선 후에는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만 관심"이라며 검찰 이슈와 '거리두기'를 해왔는데요. 그런데 오늘 처음으로 국회 중재안에 공개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정치권 전체가 헌법 가치 수호와 국민 삶을 지키는 방법을 깊게 고민하고 중지를 모아야 한다"는 겁니다.

[배현진/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 일단 당선인의 입장에서 지켜보고 있으시고요. 국민을 이기는 정치는 없습니다. 그래서 거대 여당이 국민들이 염려하시는 이러한 가운데에도 입법독주를 강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어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검수완박이 부패완판이라는 윤 당선인의 생각엔 변함이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법안이 통과되는 것은 국가나 정부가 헌법정신을 지켜야 할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란 설명입니다.

[장제원/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 : 애당초 검찰총장 사퇴할 때부터 지금까지 변한 게 없어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잖아요? 국민의힘이 100석밖에 안 되는 참 어려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뜻을, 또 우려를 잘 받들어서 해결해 나갈 것이다 생각합니다. (권성동 원내대표님이나 이준석 대표와 당선인께서 좀 통화나 연락을 하시고 계신지?) 아니요, 뭐 특별한 그 문제로 교감은 안 하신 것으로 알고 있고…]

다시 대혼돈의 소용돌이입니다.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는데요. "국민의힘이 법무·검찰의 국회지부냐", 중재안 합의가 파기된다면 즉시 더 강력한 민주당의 원안을 통과시키겠다고 엄포를 놨습니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 국민의힘에 경고합니다. 민주당은 여야 합의를 파기하려는 어떠한 국민의힘의 시도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합의를 파기하는 즉시 검찰개혁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는 것을 미리 밝혀둡니다.]

또 윤석열 당선인을 향해 앞으로 국정을 운영하려면, 민주당의 협조가 필요하지 않겠냐는 '경고'도 덧붙였습니다. 당선인과 인수위가 국회 합의를 모독하고 여야 협치를 부정하는 도발을 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민주당 협조를 1도 받지 않겠다 하는 것으로 우리는 수용할 수밖에 없어요. 그렇지 않습니까? 우리가 저 안이 만족스러워서 그래요? 연일 지금 수천 명이 집회를 하면서 저에 대해서도 압박을 놓고 있습니다. 본인들만 지금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있어요? 선거 범죄 하고 공직자 범죄 완전 저건 허위 왜곡 날조 프레임을 짜고 있는 거 아니에요.]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다시 박병석 국회의장을 찾아갔습니다. "국민들로부터 오해 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 "취지가 순수해도 국민들이 수용하지 못하면 재논의를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전했는데요. 이미 한 차례 큰 짐을 졌었던 박 의장입니다. "더 의상의 의견 피력은 하지 않겠다"며 "여야 원내대표끼리 논의하라"고 답했습니다.

[박병석/국회의장 : 다음에, 다음에 말씀드릴게요. 지금은 말씀, 드릴 말씀이 없어요.]

< 마지막 간담회 > 지금 청와대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기자 간담회가 진행 중입니다. 임기를 약 보름 남기고, 지난 5년간의 국정 운영 소회를 밝히는 자리인데요. 문 대통령이 기자들과 직접 소통에 나선 건 취임 4주년 특별연설 이후 대략 1년 만입니다.

[대통령 취임 4주년 특별연설 (지난해 5월 10일) : 이렇게 오래갈 줄 몰랐습니다. 국민들께서 적극 협조해 주신 덕분에 K방역이 지금까지 세계의 모범이 될 수 있었습니다.]

네,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기죠. 문 대통령이 K-방역의 성과를 강조하던 대목입니다. 당시에도 부동산, 남북관계, 차기 대선같이 민감한 질문들이 쏟아졌었고요. 특히 윤석열 당선인에 대해선 과거와는 전혀 다른 평가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2021 신년 기자회견 (지난해 1월 18일) : 저의 평가를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그냥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다.]

[대통령 취임 4주년 특별연설 (지난해 5월 10일) : 윤석열 총장은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그렇게 인정이 되고 있기 때문에 제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오늘 간담회에선 또 어떤 새로운 평가를 내놓을지도 주목됩니다. 다음 정부에 대한 조언도 나올 수 있겠죠. 뿐만 아니라 정국의 핵으로 떠오른 '검수완박'에 대한 입장도 궁금하고,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사면권'을 한번 더 행사할지도 관심입니다. 최근 불교계와 시민사회계가 전직 대통령 이명박 씨, 그리고 김경수 전 경남지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를 특별사면해야 한다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마음 같아선 지금 당장 청와대로 가서 간담회에 직접 참석하고 싶은 심경인데요. 내용은 내일 뉴스픽에서 알차게 정리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밤, JTBC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 전 마지막 인터뷰가 방송됩니다. '대담-문재인 5년'이란 제목 아래, JTBC 손석희 전 앵커와 나눈 허심탄회한 대화가 공개되는데요. 대선 후 불거진 여러 논쟁에 대한 입장, 퇴임을 앞둔 소회까지 대통령의 생각이 가감없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테면 이런 대목도요.

[민주당 후보가 패배한 가장 큰 요인 뭐라고 보고 계십니까?]

열 마디 말보다 더 강력한 한 숨 한 방입니다. 자, 지금 가장 뜨거운 감자인 검수완박. 사실은 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자 국정 과제였습니다.

[검찰의 수사권 분리 찬성하고 계신 거죠? (국회 논의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절차들에서 크게 무리 없이 될 것인지 여부도 봐야죠.) '무리 없다'는 것은 어떤 기준인가요?]

이렇게 손석희 전 앵커의 날카로운 공격! 하지만 만만찮게 단단한 문 대통령의 수비가 이어집니다.

[문 대통령을 지켜야 된다. 보호해야 된다. (선거용이죠 뭐) 별로 신경 안 쓰신다 그런 말씀이시죠? (예 뭐 누가 와서 지켜줍니까?)]

지난 대선은 물론,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민주당에선 "문재인을 지키자", "이재명을 지키자" 충성 경쟁이 치열합니다. 막상 당사자인 문 대통령은 '선거용', '누가 지켜주냐' 일침을 놨네요. 짧게 예고편만 봤는데도 꿀잼각입니다. 2부작으로 제작된 이번 대담은 오늘(25일)과 내일(26일) JTBC 뉴스룸이 끝난 직후인 저녁 8시 50분부터 80여분 동안 방송됩니다. 정회원분들도 본방사수! 내일 다정회에서 함께 감상평을 나눠보면 어떨까요.

< 대장동 녹음파일 > 대장동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들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오늘 법정에선 사건의 '스모킹 건'으로 지목된 정영학 회계사의 녹음 파일이 재생될 예정이었는데요.

[김은혜/국민의힘 의원 (지난 2월 28일) :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주는 녹취록이었다고 생각을 해서 오늘 공개를 하고자 합니다. '걱정하지 마라. 시장님도 나한테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그러면서 이거는 진짜 너하고 나하고만 알아야 한다. 이재명 시장님이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천억만 있으면 되잖아. 그러면 해결돼.' 이 말은 이재명 시장이 유동규 본부장과 함께 했던 말이라고 남욱 변호사가 검찰에 진술한 바가 있습니다.]

이 녹음 파일엔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보다 높은 소위 '윗선'의 개입 정황, 50억 클럽 명단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래서 오늘 재판에 더 관심이 집중됐는데요. 결국은 공개하질 못했습니다. 유동규 전 본부장이 얼마 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건강을 회복하지 못했다며 재판 연기를 호소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법원은 공판 일정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 한 달만에 체포 >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가겠다며 무단 출국한 해병대 A 일병이 한 달만에 귀국 후 체포됐습니다. A일병은 휴가 중이던 지난 달 21일 폴란드로 출국했고, 우크라이나 입국을 시도했지만 국경검문소에서 입국이 거부됐습니다. 최근까지 난민 캠프에 머물렀다고 하죠. 풀어야 할 숙제가 많습니다. 일단 무단 출국 경위와 A일병이 주장하는 '부대 내 괴롭힘'이 있었는지를 알아봐야하고요. 또 현역 군인의 출국을 왜 공항에서 걸러내지 못했는지도 조사해야 합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23일) : 3개월 된 갓 태어난 아이가 죽었습니다. 3개월 된 아이입니다. 전쟁이 시작되었을 때, 그 아이는 태어난 지 한 달이었습니다. X자식들! 그들은 그저 피비린내 나는 X자식들입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남부도시 오데사에 미사일을 쐈고, 이로 인해 3개월된 신생아를 포함한 민간인들이 사망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례없이 격한 분노를 그대로 쏟아냈습니다. 미국의 블링컨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로 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고, 추가 군사 지원을 논의했습니다.

< 마크롱 연임 > 프랑스 역대 최연소 대통령기록을 세웠던 마크롱 대통령, 이번엔 20년 만에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를 16%p차로 이겼습니다. 다만, 5년 전과 비교하면 격차가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첫 임기 동안 돌아선 유권자도 상당합니다.

[에마뉘엘 마크롱/프랑스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24일) : 아뇨, 아무도 야유하지 마세요. 처음부터 절대 야유하지 말라고 부탁드렸으니까요. 왜냐하면 저는 더 이상 한 당의 후보가 아닌, 모든 사람들의 대통령이기 때문입니다.]

파리 시내에선 마크롱 연임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고,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2명이 사망했습니다. 프랑스 사회는 5년 전에 비해 더 분열됐다는 평가인데요. 마크롱 대통령은 "국민들이 극우 사상을 막기 위해 나에게 투표했다는 것을 안다"며 "한 진영이 아닌,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월요일 뉴스픽 여기까집니다. 들어가서 원픽 꼽죠. 뉴스픽 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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