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없는 날' 28년만에 첫 여름휴가 떠나는 기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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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8.12. 오후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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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사전물량 조율…혼란 최소화 "올해 처음 시행되는 '택배 없는 날(14일)' 덕분에 가족들과 오랫만에 여름 휴가갑니다. 휴가 다녀오면 배송물량이 쌓일텐데 그래도 감수할 생각입니다."

국내 택배사에서 20년째 근무하고 있는 한 택배기사는 11일 이같이 말했다.

오는 14일 택배 없는 날은 국내 택배 산업이 시작된지 약 28년 만에 최초로 시행된다. 이 날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업무 부담 가중을 줄이고 평균 12~16시간 동안 근무를 하는 택배기사들의 휴식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과 합의한 CJ대한통운·한진택배·롯데택배·로젠택배·우체국 등 국내 5대 택배사에 소속된 택배기사들 중 약 95%인 4만명 가량이 택배 없는 날인 14일 공식 휴무에 들어간다. 통상적으로 택배사들이 일요일만 휴무인 점을 감안하면 14일부터 16일까지 약 3일간 쉴수 있게 됐다.

하루에 배송되는 택배물량인 2억~3억 상자가 이날 배송되지 않는다. 다음주인 17일부터 배송이 재개돼 18일~19일에 배송 물량이 몰릴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17일 월요일에는 고객사들이 배송 접수를 정리하고 그 다음 날부터 택배사에 오더를 하기 때문이다.

택배없는 날을 대비해 CJ대한통운 등 택배 업체 본사들은 쇼핑몰 등 고객사와 사전 물량 조율을 마친 상태다. 일반 소비자에게도 사전 공지를 순차적으로 하고 있다. 고객사와 소비자 모두 배송 지연으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추후 소비자들이 택배 서비스 관련 불편 사항을 접수하면 택배없는 날에 따른 배송지연을 안내할 예정이다.

한 택배업체 관계자는 "택배 없는 날에 쇼핑몰 등 고객사와 개인 고객들에게 사전에 공지해 배송 혼란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택배기사라고 해서 모두 이렇게 휴무를 갖는 것은 아니다. 경동택배·대신택배 등 소규모 택배사 몇 곳은 택배 없는 날에도 근무를 한다. 이 업체들은 기업들이 취급하는 자재 등을 배송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이번 택배 없는 날 휴무에서 빠졌다. 이 업체들에 속한 한 택배기사는 "택배 없는 날은 본인이 속한 택배사엔 해당사항이 없어 있으나 마나한 날"이라고 말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이번 택배 없는 날 시행을 기반으로 택배 노동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노조 한 관계자는 "명절 이후 택배기사가 더 바쁘듯 이번에도 택배 기사들이 밀린 택배 물량을 처리하느라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택배 본사가 당일 배송을 하지 않으면 패널티를 주는 경우가 많은데 앞으로 분산 배송 등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정책들도 같이 펼쳐야한다"고 말했다.

#택배 없는 날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happyny777@fnnews.com 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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