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가입자 2000만명 ‘초읽기’… “통신 3사, 생존 위해 OTT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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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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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PTV 가입자 13년만에 2000만명 목전
VOD 앞세워 유료방송 대세로 자리매김
넷플릭스·디즈니 ‘OTT 공룡’ 업고 질주 예고
업계 경쟁 심화…디즈니 못 잡은 SKB 속앓이

인터넷TV(IPTV) 3사의 태블릿 IPTV 홍보 이미지. 왼쪽부터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각사

국내 인터넷TV(IPTV) 가입자 수가 2008년 이통사 서비스 시작 이후 13년 만에 2000만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IPTV는 2017년 기존 유료방송의 주류였던 케이블TV(종합유선방송)를 제치고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주문형 비디오(VOD)라고 불리는 ‘TV 다시 보기 서비스’를 내세워 고성장을 이뤄온 IPTV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까지 등에 업고 고속성장을 이어가는 중이다.

IPTV 시장 성장이 가팔라지면서 통신 업계 간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KT가 점유율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2, 3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모습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업계는 ‘콘텐츠’가 시장 확대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 만큼 글로벌 OTT 업체와 협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조선비즈

유료방송 대세로 자리 잡은 IPTV…가입자 2000만명 ‘초읽기’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IPTV 가입자 수는 1825만493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 말 1780만8213명보다 2.51% 늘었고, 전년(1712만5035명)보다는 6.60% 증가했다. 현 추세라면 올해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 중 가입자 수 2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2008년 KT가 국내 최초로 전국 상용 서비스를 출시하며 포문을 연 국내 IPTV 시장은 해마다 성장세를 이어가며 유료방송 대세로 자리 잡았다. 2014년 가입자 수 1000만명을 기록한 이후 2017년 기존 유료방송 대세였던 케이블TV를 밀어내고 주류에 올랐다. 2017년 11월 국내 IPTV 가입자 수는 케이블TV 가입자 수를 앞선 이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반면, 케이블TV 가입자 수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첫 추월 당시 12만3158명이었던 격차는 지난해 말 기준 540만7335명까지 벌어졌다.

유료방송은 안테나로 지상파 3사 방송을 TV로 시청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돈을 내고 시청하는 것을 모두 포함한다. 방송콘텐츠 전달 방식에 따라 케이블TV, 위성방송, IPTV로 나뉜다.

IPTV가 단기간 내 고속성장을 이뤄낼 수 있던 동력으로는 다양한 채널과 함께 제공한 VOD 서비스 덕분이다. 방송 시간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시청자들의 콘텐츠 소비 습관이 바뀌면서 ‘본방 사수’는 옛말이 됐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IPTV는 국내 디지털 방송 전환에도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2009년 국내 방송 서비스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었는데, 당시 아날로그 케이블TV 가입자 상당수가 IPTV로 교체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해외판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IPTV 경쟁 심화에 OTT 잡기 사활…넷플릭스·디즈니에 ‘구애’

IPTV 시장 성장이 가속화하면서 업계 간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기존 VOD로는 콘텐츠 차별화가 되지 않는 만큼 통신사들은 OTT 업체로 눈을 돌리고 있다.

외부 협업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LG유플러스다. 지난 2018년 11월 통신 3사 중 처음으로 넷플릭스와 IPTV 제휴를 맺었다. 이에 힘입어 지난 2018년 4분기 402만명이었던 IPTV 가입자 수는 올해 2분기 517만명으로 늘었다. KT는 2년이 지난 2020년 8월에서야 넷플릭스와 제휴를 발표했다. 업계는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를 통한 시장 선점 효과를 누렸다고 보고 있다.

넷플릭스로 재미를 본 LG유플러스는 오는 11월 국내 상륙을 예고한 디즈니플러스(+)와도 IPTV 독점 계약을 맺었다. 이미 넷플릭스 효과를 본 만큼 이번 독점 계약 역시 IPTV 가입자 증가와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디즈니플러스가 어린이는 물론 젊은 층이 선호하는 콘텐츠도 다수 보유한 만큼 다양한 연령층의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즈니플러스 로고. /월트디즈니 제공

KT 역시 최근 디즈니+와 제휴 계약 사실을 발표했지만, 사실상 ‘반쪽짜리’ 계약에 불과했다. IPTV와 모바일 모두 계약한 LG유플러스와 달리, KT는 모바일만 제휴하고 IPTV를 두고는 여전히 협상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LG유플러스가 외부협업에 적극적인 배경은 ‘만년 3위’에 머무르고 있는 만큼 시장 지각변동을 꾀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IPTV 시장 점유율은 KT가 절반가량을 차지고, 남은 절반을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3 대 2 비율을 기록 중이다.

다만 통신업계 관계자는 “과거 가입자 유치를 위해 통신사별 과도한 판촉을 진행했던 시기도 있었다”라면서도 “최근에는 출혈경쟁은 자제하고 점유율 향상보다는 기존 가입자 유지에 더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되어야 한다”라며 “점유율을 얻을 수 있겠지만, 수익성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LG유플러스에 쫓기는 SK브로드밴드가 난감한 처지다. 넷플릭스와 ‘망 사용료’를 두고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데다, 경쟁사들이 제휴를 발표한 디즈니+와의 협업은 없다고 못을 박았기 때문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여러 차례 “디즈니가 웨이브를 경쟁자로 보고 있다”라며 협업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대신 SK브로드밴드는 애플TV, 아마존 등과의 협업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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