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토머스 쿡이 파산을 선언했다. 토머스 쿡은 성명을 통해 "마지막 회생 논의가 결론 없이 막을 내림에 따라 파산을 선언하고, 청산 절차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토머스 쿡은 현대 여행의 아버지로 꼽히는 토머스 쿡(1808~1892)이 세운 ‘토머스 쿡 앤드 선’을 전신으로 한다. 1841년 설립됐다. 연간 670만명이 이용하고, 16개국에 계열 호텔·리조트 200여곳과 5개 항공사, 유람선을 운영하고 있다. 신용카드가 보편화되기 이전인 2000년대 초반까진 배낭여행객들이 즐겨 쓰던 ‘토머스 쿡 여행자수표’를 발행하기도 했다.
현재 토머스 쿡 여행상품을 이용 중이거나 계약한 사람은 영국에서만 15만명, 세계적으론 60만명에 이른다. 영국 정부와 민간항공 당국은 해외에 체류 중인 자국 여행객 송환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94개 대형 수송기가 투입되는 이 계획은 ‘마터혼 작전’으로 명명됐다. 전쟁 중이 아닌 평시의 자국민 이송 작전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정부는 "파산에도 여행객에겐 큰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여행자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현지 호텔에서 쫓겨나거나 숙박시설이 요금 등을 다시 청구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BBC는 튀니지에서 추가 비용 문제로 토머스 쿡 상품 이용자들이 호텔에 감금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토머스 쿡은 지난 5월, 상반기에 15억파운드(약 2조2280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공시했다. 부채는 17억파운드(약 2조5251억원)에 달했다. 당초 채권단은 토머스 쿡과 9억 파운드의 구제금융에 합의했지만, 2억 파운드를 추가로 확보할 것을 요구했다. 토머스 쿡은 영국 정부에 2억파운드의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했지만,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영국 가디언은 "온라인 여행사들과의 치열한 경쟁, 브렉시트 같은 외부 요인, 항공유와 호텔 숙박비 인상, 올여름 폭염으로 인한 여행객 감소 등이 수익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며 "경영진은 23일 새벽 이사회가 끝난 직후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해외에 발이 묶인 고객에 대한 메시지도 없었다"고 전했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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