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국 의혹 관련 전격 압수수색…펀드·웅동학원·서울대·고려대 모두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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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8.27. 오전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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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청문회 일정 결정된 이튿날 전격 수사 착수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조 후보 관련 전방위 압수수색

"국민적 관심 큰 공적 사안, 객관적 자료로 사실규명"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딸 입시 부정과 가족 사모펀드, 웅동학원 사금고화 등 각종 의혹에 대해 검찰이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지난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이 결정된 이튿날 오전 전격적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꾸려진 인사청문회 준비단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27일 오전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서울대 환경대학원,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조 후보자 딸 조모(28)씨의 입학과 장학금 지급 관련 자료를 압수하고 있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조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의 운영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와 웅동학원 재단 관련 사무실도 포함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국민적 관심이 큰 공적 사안으로서, 객관적 자료를 통해 사실관계를 규명할 필요가 크다"며 "만약 자료 확보가 늦어질 경우 객관적 사실관계를 확인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라고 했다.

조 후보자와 그 가족에 대한 의혹으로 검찰에 접수된 고소·고발 사건만 10건이 넘는다. 사건 대다수를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은 당초 형사1부(부장 성상헌)에 이 사건들을 배당했으나, 특수2부로 재배당했다. 재산 의혹과 관련된 수상한 자금 흐름, 딸 조씨를 둘러싼 입시 부정, 장학금 특혜 등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선 명예훼손 사건을 전담하는 형사1부보다는 특수부에서 수사하는 게 맞는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 후보자가 민정수석 재직 시절 투자한 가족 사모펀드 등과 관련해서는 조 후보자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가 있었는지 등도 의혹을 받고 있어 검찰은 ‘권력형 비리’로 이 사건을 판단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적 관심이 가장 큰 의혹은 조 후보자의 딸 조씨의 입시 부정 의혹이다. 그는 한영외고 재학 시절 단국대 의과학교실에서 2주간 인턴한 뒤 소아병리학 관련 논문에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려 허위 논문 의혹을 받고 있다. 이후 이를 이용해 고려대에 입학했다면 당연히 ‘부정 입학’과 연결되는 것이다.

또 조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진학한 서울대 환경대학원과 부산대 의전원에서 이례적인 장학금 수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에선 2학기동안 800여만원의 장학금을 부정수령했고, 부산대 의전원에서는 두차례 유급을 받을 정도로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도 무려 6학기 연속 총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조씨에게 장학금을 준 지도교수 노환중씨는 2015년 양산부산대병원장을 지낸 뒤 올해 6월부터 부산시가 운영하는 부산의료원장에 취임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조 후보자의 입김이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도 규명돼야 할 부분이다. 조 후보자와 노 의료원장 측은 모두 부인하고 있다.

조 후보자 일가가 운영해온 웅동학원은 모친 박정숙(81)씨가 이사장으로,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이사로 있는 사학재단이다. 조 후보자 가족이 학교재단을 ‘사금고’처럼 활용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학교 이전 공사를 하면서 조 후보자 부친과 동생이 공사를 맡았고, 공사대금을 못받았다며 학교재단을 상대로 소송을 내 100억원에 이르는 채권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재단은 소송에 무대응해 사실상 조 후보자 동생 측의 채권 확보를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재산을 둘러싼 의문점 가운데 하나는 부인 정 교수와 딸, 아들이 조 후보자가 민정수석에 취임한 직후 투자한 사모펀드다. 이들은 조 후보자는 신고한 재산(56억4000만원)보다 많은 74억5500만원을 이 펀드에 투자하기로 약정했고, 실제로 10억5000만원을 출자했다. 이와 관련해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 후보자가 투자한 사모펀드는 완벽한 ‘조국 펀드’라며 "나머지 돈을 투자한 것도 조 후보자 처남인 정씨와 정씨의 장남·차남이다. 사모펀드 투자자 6인 모두가 조 후보자 일가"라고 했다.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출근을 기다리던 취재진이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이날 아침 검찰은 조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전격 실시했다./연합뉴스

한편 조 후보자는 사모펀드와 웅동학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돈으로 장관직을 사겠다는 것이냐", "돈만 내놓으면 전부냐"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웅동학원에 대해서도 현재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상황 등을 감안하면 이를 공익재단 등이 인수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사회 환원으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하는데 (검찰) 수사부터 받아야 한다"고 했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꾸려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았다.

[오경묵 기자 note@chosunbiz.com] [박현익 기자 beepar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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