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백문백답] 정태호 "이재명, DJ·盧·文의 길 벗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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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의 브레인' 정태호 정책본부장
 "토지 독점 깨야 부동산 투기 구조적 문제 해소"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다. 여야 대권주자들의 이름이 하루에도 수백 번 우리의 눈과 귀를 잡아챈다. 정치권의 움직임은 기민해지고, 쏟아지는 메시지엔 날이 곤두서 있다. 확실한 승세를 잡기 위한 주자들의 레이스는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검증과 고민을 마치고 향후 5년을 이끌 지도자를 선택하기까지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약 200일. 대권주자들의 자격과 능력 등 다방면에 대한 '중간점검'이 한번쯤 필요한 시점이다.

시사저널은 여야 주요 대권주자를 상대로 100문100답 인터뷰를 요청했다. 대권주자 자신을 비롯해 그의 머리와 손발이 되는 핵심 참모와 관계자들에게도 질문을 던져, 후보에 대한 모든 궁금증과 정책, 살아온 과정 등을 다각도로 조명하고자 한다. 그 첫 대상으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를 집중 인터뷰했다. 이 후보를 비롯해 부인 김숙희씨, 대선캠프를 이끄는 박광온 총괄본부장, 정태호 정책본부장, 배재정 대변인, 그리고 이 후보의 그림자 염시진 수행비서 등에게 100개의 질문을 건넸다.

이낙연 캠프에서 정책 분야 전반을 맡고 있는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토지 독점을 깨야만 부동산 투기의 구조적 문제가 해소되고 사회정의도 실현될 수 있다"며 '토지공개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에 대해서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추구해온 복지국가의 길을 벗어났다"며 "기본소득은 민주정부 3기 동안 해왔던 포용적 복지국가 시스템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작심 비판했다. 

정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발탁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키운 민주당의 대표 정책통이다. 문재인 정부에선 청와대 일자리수석을 지냈다. 문 대통령이 두터운 신임을 보냈던 핵심 친문 인사로 분류된다. 

정태호 정책본부장ⓒ시사저널 임준선


71. 어떤 가치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설계 중인가. 

"코로나19 국난 극복과 세계 선도국가로의 도약, 불평등 해소 등 정의로운 전환 그리고 공정한 사회를 위한 국가 개혁이다."

72. 부동산 문제를 풀어야 한다. 집값 폭등의 핵심 원인을 무엇으로 보나.

"송구한 마음뿐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는 세계적인 유동성 확대, 코로나19로 인한 자국 중심 경제활동, 부동산 불패 기대감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1인 가구와 가구 분할의 증가, 취업 등으로 유입된 수도권 인구의 증가, 새로운 주택 공급 부족 등 수요와 공급에 대한 예측 부족도 있었다." 

73. 공급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문재인 정부의 주택 공급은 현재까지 205만 호다. 수도권에만 188만 호가 예정돼 있다. 결코 적은 물량이 아니다. 이 후보는 당 대표 때 당 주도로 83만 호를 공급하는 2·4대책을 만들었다. 2·4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후보는 서울공항 기능 이전을 통한 7만 호의 추가 공급 방안도 제시했다. 여전히 부동산 가격이 불안정한 상태라 추가 공급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실 가능한 대책을 계속 제시할 계획이다."

74. 서울공항 이전 공약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다. 

"수도권의 주택 공급 확대 필요성엔 대체로 동의하는 것 같다. 문제는 주택을 지을 땅이다. 토지 독점이 심하고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은 상황에서 정부의 가장 큰 고민은 택지 확보다. 주택 건설을 위해 도시를 옮기는 건 불가능하니 공항을 옮겨 택지를 마련하자는 거다. 일부 후보가 안보상의 문제를 지적하지만 전문가 의견에 의하면 현재 상황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한다. 부동산 투기 우려도 있는데 국유지라 그럴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서울공항을 이전하고 그 부지에 공공 주도로 3만 호의 스마트 도시를 만들면 강남-송파-판교의 업무단지와 위례-성남의 주거벨트를 연결하는 훌륭한 주거단지가 될 것이다."

75. '토지공개념' 도입을 주장한다. 

"토지 독점 현상이 매우 심각하다. 개인 상위 1%가 전체 개인 소유 토지 면적의 31.9%, 상위 10%는 77.3%, 가액으로 57.6%를 소유하고 있다. 토지 독점은 부동산 투기의 근원이다. 토지 이익의 독점 소유로 자산소득 격차가 확대되고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토지 독점을 깨야 부동산 투기의 구조적 문제가 해소되고, 사회정의도 실현될 수 있다. 토지 독점 규제가 주택 가격을 올릴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토지의 독점을 계속 인정하고, 자산 불평등 심화를 그대로 놔두자는 것밖에 안 된다. 이 후보는 토지 독점 규제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토지공개념 3법'을 대표 발의했다. 토지공개념 3법은 택지 소유 상한 규제, 개발이익 환수, 초과이익 환수가 기본방향이다. 원칙은 한정된 자원인 토지의 활용도를 높이자는 것이다."

76. '중산층 70%' 확대 비전을 내놨다. 핵심 정책은. 

"크게 3가지로 구성된다. 먼저 경제정책으로 중산층 경제론의 5대 성장 전략이다. 이는 기술 추격형에서 기술 선도형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들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정책이다. 둘째, 사회정책으로 신복지다. 신복지는 국민 생활에 밀접한 8가지 영역(소득·주거·노동·교육·의료·돌봄·문화·환경)에서 최저기준을 정해 국가 책임을 확대하고, 2030년까지 적정 기준을 정해 모든 국민에게 중산층 수준의 복지를 제공하는 정책이다. 마지막으로 사람투자국가의 실현이다. 탄소중립 추진에 대한 노동 분야 대전환, 인력 수급 불균형 해소, 신산업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 개혁 등 사회 전반의 대전환에 대응하는 정책이다."

77. 이재명 후보의 기본 시리즈 공약을 평가한다면.

"기본소득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추구해온 복지국가의 길을 벗어났다. 기본소득은 민주정부 3기 동안 해왔던 포용적 복지국가 시스템을 약화시킬 수 있다. 기본소득의 목표인 월 50만원 지급을 위해서는 연간 308조원이 필요하다. 올해 우리 예산 558조원의 55%가 넘는 규모다. 결국 재원 확보를 위해선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하나는 기존 복지체계를 통폐합하고 여기에 다른 재원을 더하는 거다. 다른 하나는 기존 복지체계를 그대로 두는 것인데, 이 경우는 많은 증세밖에 대안이 없다. 전자는 기본 복지체계를 위협하는 것이고, 후자는 국민 부담을 늘리는 것이다. 기본소득론자는 여기에 대한 답을 명확히 줘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그것은 허구일 뿐이다."

78. 기본주택과 기본대출 공약은 어떻게 보나.

"기본주택은 역세권에 100만 호를 공급하겠다고 한다. 장밋빛 신기루다. 100만 호면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3개 이상의 택지가 필요하다. 과연 수도권 지역 역세권에 그런 택지가 있을지 의문이다. 또 최소 600조~900조원의 재원이 필요한데, 재정 부담은 필요 없다고 한다. 그러면 경기지사로서 도내에 공급을 왜 안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기본대출은 한마디로 전 국민에게 1000만원의 마이너스 통장을 갖게 하겠다는 것이다. 정책의 목표를 모르겠다. 그 재원으로 서민금융을 확충해 어려운 분들에게 더 지원하는 것이 국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79. 당 대표 시절 개혁에 소극적이었다는 비판도 있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최장수 총리로서 개혁정책과 국정과제를 진두지휘했다. 아동수당 도입, 기초연금 인상,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문재인 케어), 치매 국가 책임제는 온 국민이 다 체감하는 정책일 것이다. 국민 안전과 관련된 그의 성과는 탁월하다. 포항 지진, 강원 산불, 메르스, 조류인플루엔자, 돼지열병 등 각종 재난재해를 조기 해결함으로써 국민 피해를 최소화했다. 대통령으로부터 안전 관련 책을 써보라는 권유를 받은 일화는 유명하다. 이런 모습에 대해 국민께서 높은 지지를 보내주셨고, 현재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나오게 되었다. 이낙연 후보는 문재인 정부를 계승·발전시킬 적임자이며, 개혁정책을 완성하고 한 단계 더 전진시킬 수 있는 유일한 후보다."

80. 캠프의 정책 참모로서 '왜 이낙연인가'에 대해 답한다면. 

"가장 잘 준비된 대통령 후보이자 내년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민주당 후보다. 총리 외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 정도로 외교 능력도 검증됐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세 분의 대통령께서 인정한 인물로 민주당과 진보진영을 결집할 수 있는 민주당의 정통성을 잇는 후보가 바로 이낙연이다. 중도진영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안정감과 품격도 갖고 있다. 확장력이 누구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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