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 이어
머룬파이브·이매진 드래건스 등
스타들 제치고 ‘톱 듀오·그룹’ 수상
한국어 음반으로 ‘팝 본토’ 정복
“이런 순간이 올까 싶을 정도의 상”
RM “믿기지 않는다…생큐 아미!
우리는 여전히 6년 전 그 소년들”
높아진 주가, 미 음악산업에도 영향
무대에 방탄소년단(BTS)이 등장하자 객석에서 멤버들의 본명을 성까지 붙여서 외쳤다. 방탄소년단의 최신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가 흐르자 한국어로 따라 부르며 이른바 ‘떼창’까지 했다. “모든 게 궁금해~ 하우즈 유어 데이~”
2일 오전(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엠지엠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2019 빌보드 뮤직 어워드’는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세계적으로 인증한 자리였다. 미국 팬들은 멤버들의 이름을 한글로 적은 플래카드를 흔들고 눈물을 흘렸다. 미국 방송 <엔터테인먼트 투나잇> 등 외신들은 “방탄소년단이 무대에 오르니 현장이 팬들의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고 보도했다.
이날 방탄소년단은 미국 팝 주류시장의 중심에 우뚝 올라섰음을 증명했다. 방탄소년단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가수로는 처음으로 ‘2019 빌보드 뮤직 어워드’ ‘톱 듀오/그룹’ 부문을 수상하며 케이팝의 역사를 새로 썼다. ‘톱 듀오/그룹’ 상은 본상 가운데에서도 주요 부문이다. 머룬파이브, 이매진 드래건스 등 세계적인 팝스타들을 제치고 얻은 결과였다. 또 방탄소년단은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3년 연속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다. 강명석 대중음악평론가는 “‘톱 듀오/그룹’상은 음악을 듣는 입장에서 한국 뮤지션에게 이런 순간이 올까 싶을 정도로 기대하기 힘든 상”이라고 이번 수상의 가치를 평가했다.
미국 팝 시장을 뚫으려고 그들의 입맛에 맞춘 음악을 만든 게 아니라, 한국어로 된 노래를 부르며 한국 무대에서 선보이는 퍼포먼스 그대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뜻깊다. 김영대 음악평론가는 “한국 대중음악이 사상 처음으로 미국 팝 주류시장 중심부에서 성과를 공인받은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 음악’ 시상식에서 한국 그룹이 한국어 음악으로 이뤄낸 성과라는 점이 하나의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여성 싱어송라이터 홀지(할시)와 호흡을 맞춰 힘 있고 여유 있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방탄소년단의 무대를 소개한 가수 켈리 클라크슨은 “이들은 모든 스트리밍 기록을 격파하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또 이날 시상식에서는 방탄소년단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상식 전 열린 레드카펫에서는 방탄소년단이 등장하자마자 환호성이 터졌고, 레드카펫 행사 사회를 맡은 래퍼 스웨이 캘러웨이 등 유명 뮤지션들이 앞다퉈 방탄소년단의 팬이라는 사실을 자랑했다. 방탄소년단은 객석 맨 앞자리에 앉았고, 축하 무대는 15팀 중 14번째로, 마돈나와 머라이어 케리보다도 뒤에 공연했다. 공연 순서는 가수들의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다.
방탄소년단은 4~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시카고와 뉴저지를 거쳐 브라질 상파울루,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일본 오사카와 시즈오카 등 세계 8개 지역에서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스타디움 투어에 나선다. 김윤아 음악평론가는 “(오늘의 이 수상이) 미국시장 안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올라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본다”며 “역대급 규모의 스타디움 투어로 더욱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방탄소년단은 시상식을 마치고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앞으로 시작되는 스타디움 투어에서 멋있는 무대 많이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남지은 서정민 기자 myviollet@hani.co.kr
[▶네이버 메인에서 한겨레 받아보기]
[▶한겨레 정기구독] [▶영상 그 이상 ‘영상+’]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