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리용호 “개꼬리 3년 둬도 황모 못돼” 美 국무 노골적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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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로 맞서려면 오산…美의 가장 큰 ‘위협’으로 남을 것”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2일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향해 "망발을 줴쳐댔다(지껄였다)"고 노골적으로 공격했다.

북한 외무상이 미 협상 당국자를 직접적인 담화 형식으로 비난 한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리 외무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언론 인터뷰를 언급하며 "개꼬리 삼년 두어도 황모(족제비 꼬리털) 못된다고 역시 폼페오는 갈데 올데 없는 미국외교의 독초다"고 거친 비난을 쏟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1일 워싱턴 이그재미너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유지하고 '비핵화가 옳은 길'이라고 설득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리 외무상은 "세계 도처에서 미 중앙정보국의 가장 사악한 수법들을 외교 수단으로 써먹으며 비난 받는 폼페이오가 바른 소리 할리 만무하지만, 조미 대화가 한창 물망에 오르고 있을 때, 그것도 미국 협상팀을 지휘한다는 그의 입에서 이러한 망발이 거듭 튀어나오고 있는 것은 무심히 스쳐 보낼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가는 방망이 오는 홍두깨라고, 폼페이오가 인간의 초보적인 의리도, 외교 수장으로서의 체면도 다 버리고 악설을 쏟아낸 이상, 나 역시 그와 같은 수준에서 맞대응하는 것"이라며 "족제비도 낯짝이 있다는데 어떻게 그가 이런 망발을 함부로 뇌까리는지 뻔뻔스럽기 짝이 없다. 이런 사람과 마주 앉아 무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실망감만 더해줄 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확실히 그(폼페이오)는 이성적인 사고와 합리적인 판단력이 결여돼있고 조미협상의 앞길에 어두운 그늘만 던지는 훼방군이 분명하다"며 "일이 될만하다가도 폼페이오만 끼어들면 일이 꼬이고 결과물이 달아난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미 미국 측에 알아들을 만큼 설명도 했고, 최대의 인내심을 베풀어 시간도 줬다. 그러나 아직도 미국이 제재로 모든것을 이룰수 있다는 허황한 꿈을 꾸고있다면 저혼자 실컷 꾸게 내버려두든지 아니면 그 꿈을 깨버리는수 밖에 없다"고 협박했다.

끝으로 "우리는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있다"고 강조하며 "미국이 대결적자세를 버리지 않고 제재따위를 가지고 우리와 맞서려고 한다면 오산이다. 그러면 우리는 미국의 가장 큰 '위협'으로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리 외무상이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카운터파트인 폼페이오 장관을 직접 비난한 것은 실무협상 개최를 위한 논의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사실상 미국 측 협상팀의 교체를 다시 요구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관심을 모았던 북미실무협상 재개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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