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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는 신을수록 모습이 달라지는 스니커즈를 디자인했다. 외피인 블랙 컬러가 시간이 흐르면 점차 벗겨져 화려하고 컬러풀한 속살이 드러난다. 신는 사람의 성향과 습관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으로 드러날 속살 때문에 각각의 스니커즈는 진정한 ‘파라 노이즈’를 구현하는 셈이다. 지금까지의 나이키 셀럽 협업 디자인 중 그 어느 때보다 아티스트의 철학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정의하는 데 집중했다. ‘디자이너보다 더 디자이너 같은 셀럽’이라는 수식어를 갖는 이들은 엄청난 추종자를 거느린다. 그들이 몸에 걸치는 모든 것이 주목의 대상이 된다. 타고난 감각으로 패셔니스타가 된 그들은 결국 자신들의 디자인 감각을 집약한 브랜드를 론칭하곤 한다. 그 파워는 칸예 웨스트의 이지, 리한나의 팬티, 빅토리아 베컴의 빅토리아 베컴처럼 강력하다. 비견하자면 국내엔 GD의 ‘피스마이너스원’이 유일하다. 2016년 컷 컬렉션을 선보였을 때 품절 행진을 보였던 롱스트랩 볼캡, 불독 클립 열풍은 GD의 파워 그 자체였다. 걸어 다니는 광고판인 그가 클립을 모자에 달고 나오면 그걸 구하려는 무리가 들끓었다. 그 포스가 고스란히 이번 협업에 반영됐다. 거기에 전역 후 첫 복귀 무대라는 메시지까지 더해져 무적의 아이템이 되었다. 디지털 메시지를 통해 전 세계로 퍼진 그의 디자인 메시지. 음악처럼 디자인 역시 언어 장벽 없이 글로벌한 소통이 가능하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글 한희(문화평론가) 사진 나이키]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07호 (19.12.1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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