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의 디자인 스테이지…스타 컬래버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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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갔던 GD가 복귀했다. 그는 다 계획이 있었다. 전역 후 자신의 화려한 복귀를 전 세계에 어찌 알릴지에 대해서 말이다. 그는 디지털 싱글이 아니라 디자인 컬래버레이션으로 복귀했다. 전 세계에 ‘I’M BACK’이라는 메시지를 누구보다 강렬하게 흩뿌리면서.

트렌디함을 장착한 신인류처럼 보이던 그, 디자이너보다 더 디자이너 같은 패셔니스타, 뮤지션이라는 수식어로 설명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그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귀환’을 알리는 무대라면? 무조건 세련되고 아트적이며 대중적이고 미친 듯 폭발적이어야 할 거다. 그 예상은 적중했다. 심지어 예상보다 더 더 더 강력했다. 그가 택한 첫 복귀 무대는 ‘디자인 컬래버레이션 스테이지’였다. 나이키와 함께한 그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의 스니커즈 에디션이 무대의 주인공. 출시 소문이 돌기 시작할 때부터 국내외 팬들이 러브 콜을 보내기 시작, 출시 이후 리셀가가 400만 원을 호가(스니커즈 한 족에 말이다)하며 상상을 초월하는 스피드로 온라인을 후끈 달구고 있다. 전생에 나라를 구해야 손에 넣는다는 그 물건의 이름은 ‘피스마이너스원 나이키 에어포스1 로우 파라 노이즈(para noise)’다.

한 해만 해도 나이키 스니커즈의 컬래버레이션 행보는 그야말로 ‘파워 워킹’이었다. 현대 예술가 톰 삭스와 협업한 나이키 마스야드 오버슈 3.0, 사카이와의 LDV와플, 트래비스 스캇과의 에어조던1 하이트래비스 스캇…. 회가 거듭될수록 판매가보다 얼마나 더 웃돈을 얹은 리셀가로 거래되는지가 관전 포인트였다. 그 대미를 장식한 것이 바로 GD와의 협업 디자인으로 탄생한 ‘피스마이너스원 나이키 에어포스1 로우 파라 노이즈’. 나타나자마자 단박에 리셀가가 치솟아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818족만을 출시한 블랙 앤 레드 컬러는 발매가 21만9000원, 리셀가가 350~400만 원대! 원인은 패셔니스타 GD의 영향력일 것이다. 그는 파라 노이즈를 두고 이런 말을 했다. “저에게 파라 노이즈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소리들이 모여서 새로운 소리를 다시 만들어 낸다’는 뜻입니다. 그게 지금의 제 모습이기도 하고 저 또한 어렸을 때 영감을 받았고 영향을 받은 소리들에 의해서 계속 발전했고, 그러면서 저만의 소리를 또 만들어 내고 그 소리가 대중들 혹은 저 외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그런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또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 내고, 이런 것들, 지금 이 모든 현상을 파라 노이즈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그는 신을수록 모습이 달라지는 스니커즈를 디자인했다. 외피인 블랙 컬러가 시간이 흐르면 점차 벗겨져 화려하고 컬러풀한 속살이 드러난다. 신는 사람의 성향과 습관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으로 드러날 속살 때문에 각각의 스니커즈는 진정한 ‘파라 노이즈’를 구현하는 셈이다. 지금까지의 나이키 셀럽 협업 디자인 중 그 어느 때보다 아티스트의 철학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정의하는 데 집중했다. ‘디자이너보다 더 디자이너 같은 셀럽’이라는 수식어를 갖는 이들은 엄청난 추종자를 거느린다. 그들이 몸에 걸치는 모든 것이 주목의 대상이 된다. 타고난 감각으로 패셔니스타가 된 그들은 결국 자신들의 디자인 감각을 집약한 브랜드를 론칭하곤 한다. 그 파워는 칸예 웨스트의 이지, 리한나의 팬티, 빅토리아 베컴의 빅토리아 베컴처럼 강력하다. 비견하자면 국내엔 GD의 ‘피스마이너스원’이 유일하다. 2016년 컷 컬렉션을 선보였을 때 품절 행진을 보였던 롱스트랩 볼캡, 불독 클립 열풍은 GD의 파워 그 자체였다. 걸어 다니는 광고판인 그가 클립을 모자에 달고 나오면 그걸 구하려는 무리가 들끓었다. 그 포스가 고스란히 이번 협업에 반영됐다. 거기에 전역 후 첫 복귀 무대라는 메시지까지 더해져 무적의 아이템이 되었다. 디지털 메시지를 통해 전 세계로 퍼진 그의 디자인 메시지. 음악처럼 디자인 역시 언어 장벽 없이 글로벌한 소통이 가능하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글 한희(문화평론가) 사진 나이키]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07호 (19.12.1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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