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 위축에도 화물 매출 2배로
인건비 등 비용 절반으로 줄여
`여객기를 화물기로` 역발상 실행
조원태회장 위기 돌파 전략 주효
실적을 끌어올린 건 화물이었다. 평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던 비중이 20% 안팎이던 화물 매출은 올 2분기에 70% 이상을 책임졌다. 코로나19로 위생용품을 비롯한 항공화물 수요가 늘었고, 전 세계적인 노선 축소로 화물단가도 크게 오르면서 대한항공의 2분기 화물 매출은 전년 동기(6299억원) 대비 94.6% 급증한 1조2259억원에 달했다.
여객 사업은 전 노선 수요가 급감해 지난해 대비 여객이 92.2% 급감했고, 여객 관련 매출도 89.5% 줄었다. 대한항공은 현재 국제선 111개 중 29개 노선만 운항하고 있으며 탑승률도 42.8%로 전년 대비 크게 하락했다.
대한항공 매출이 반 토막이 난 가운데서도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요인은 비용 절감이다. 임원들이 최대 50%의 급여를 반납하고 지난 4월부터 전체 직원 중 70%가 최대 6개월간 휴직에 들어가는 등 전 임직원이 고통 분담에 동참하면서 인건비를 극적으로 줄였고, 항공유 단가 및 소모량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연료비와 인건비를 포함한 영업비용이 1조5425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1216억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코로나19 영향이 지속돼 어려운 영업 환경이 예상된다"며 "고효율 대형 화물기단의 강점을 십분 활용해 방역물품과 전자상거래 물량, 반도체 장비와 자동차 부품 수요 등을 적극 유치해 수익 극대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4월 이후 제주 노선을 중심으로 국내선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6월 이후 국제선에서도 소폭이나마 수요가 개선되는 등 여객 부문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해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역발상 전략'도 조 회장의 아이디어다. 조 회장은 지난 3월 코로나19로 여객기들이 공항에 발이 묶이자 "유휴 여객기의 화물칸을 이용해 화물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면 공급처를 다양화하는 한편 주기료 등 비용까지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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