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화재·브레이크 결함...애증의 코나 전기차 국내 단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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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12.18. 오전 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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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등 리콜 말썽, 국내 단종키로
유럽선 인기 좋아 계속 판매 계획
“개발기간 짧았지만 가능성 확인”
내년 E-GMP 기반 신차에 기대
현대자동차가 화재와 브레이크 이상 가능성으로 리콜에 나선 코나 일렉트릭을 한국 시장에서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내년 출시하는 E-GMP 기반 신차들이 새 전기차 라인업을 구성한다.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순수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을 한국 시장에서 단종하기로 했다. 2018년 출시한 코나 일렉트릭은 지금까지 세계시장에서 12만대 넘게 팔린 차량이지만, 최근 화재와 브레이크 결함 등으로 리콜을 진행 중이다.

1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코나 일렉트릭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한국 시장에서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차는 지난 10월 코나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지만, 순수전기차인 코나 일렉트릭은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현재 구 모델 코나 일렉트릭은 구입할 수 있지만,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하는 전기차 보조금이 소진돼 판매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부분변경 모델 국내엔 출시 안 해
부분변경 코나는 가솔린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 고성능 라인업인 N라인 등을 출시했다. 순수전기차 코나 일렉트릭도 개발을 마치고 지난달 유럽 시장에 공개했다. 부분변경 코나 일렉트릭은 일반 코나의 디자인을 따르면서도 성능을 개선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유럽 시장에서 코나 일렉트릭의 부분변경 모델을 공개했다. 편의장비와 주행거리를 개선한 모델이지만 국내에선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사진 현대자동차
그릴(공기 흡입구) 없이 매끈한 전면과 휠 아치(바퀴 위의 차체가 들어간 부분)를 차체 색상과 동일하게 바꿨다. 일반 코나 모델과 같이 10.25인치의 디지털 계기반을 장착했다. 저용량 배터리(39.2㎾h) 모델의 주행거리는 완충시 298㎞에서 305㎞로, 대용량 배터리(64㎾h) 모델은 449㎞에서 484㎞로 늘었다. (유럽 WLTP 기준)

성능을 개선했지만 국내에서 판매하지 않는 데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화재 가능성과 브레이크 불량으로 인한 리콜로 이미지가 나빠져서다.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의 화재가 잇따르자, 지난 10월 2만5000여대의 코나 일렉트릭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실시했다.

배터리매니지먼트시스템(BMS)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고 이상징후가 있으면 배터리를 교환해주는데, BMS 업데이트 후 차량 가동이 되지 않는 이른바 ‘벽돌 현상’이 발생해 차주들의 불만이 나왔다. 이달 초에는 전기차용 브레이크 시스템에 대한 리콜도 실시했다.

내년 E-GMP 모델이 대체
현대차는 지난 10월 코나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지만 순수전기차인 코나 일렉트릭은 내놓지 않았다. 사진은 부분변경된 코나의 고성능 모델인 코나 N라인. 사진 현대자동차
이 과정에서 전기차가 아닌 다른 코나 모델의 판매도 주춤했다. 코나의 지난달 판매량은 2112대로 작년 동기(3933대)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페이스리프트 신모델을 내놓았는데도 판매가 감소한 것이다. 여기에 내년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차량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현대차는 구 모델인 코나 일렉트릭을 계속 판매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코나 일렉트릭은 여전히 인기가 좋은 유럽 시장에서는 계속 판매한다. 코나 일렉트릭은 유럽 전기차 시장에 판매 순위 선두권을 지키고 있다. 지금까지 유럽 누적 판매 대수는 5만3000여대에 이른다. 현대차는 부분변경 코나 일렉트릭을 올해부터 가동한 체코 공장에서 생산한다. SK이노베이션이 공급하는 배터리팩이 장착된다. 한국 울산 공장에서도 일부 생산해 수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내년 1분기 E-GMP 기반 첫 차인 ‘아이오닉5’를 선보이며, 기아차도 E-GMP 기반 전기차(프로젝트명 CV)를 출시한다.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도 2019년 뉴욕오토쇼에서 선보인 ‘민트 콘셉트카’를 기반으로 첫 전기차(프로젝트명 JW)를 출시한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사진 현대자동차
글로벌 판매 12만대 베스트셀러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경쟁을 벌이는 속에서 그간 코나 일렉트릭은 현대차의 ‘효자 차량’이었다. 본격적인 전용 전기차가 나오기 전 틈을 메우는 역할을 충분히 해 줬다. 하지만 각종 품질 이슈가 불거지면서 한국 시장에서 물러나게 됐다.

익명을 요구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짧은 개발 기간에 나온 차량인 점을 생각하면 코나 일렉트릭은 가격과 성능에서 매우 뛰어난 전기차”라며 “본격적인 전기차의 등장에 따라 자리를 물려주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형제 차인 기아차 니로EV는 한국 시장에서 계속 판매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기아차는 E-GMP 기반 신차 라인업이 확대되면, 단계적으로 니로EV를 단종시킬 예정이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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