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의 '참배정치'를 보면 일본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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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1.07. 오후 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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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 묘소 찾아 러·일문제 해결 다짐 / 이세신궁 참배로 2019년 공식 업무 시작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새해 ‘참배(參拜)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아베 총리는 6일 고향 야마구치(山口)현에 있는 부친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 전 외무상의 묘소를 참배하면서 러·일 평화조약 체결에 전력을 다할 것임을 밝혔다고 일본 뉴스전문 채널인 NNN이 보도했다.
히로히토 일왕 사망 30주기를 맞아 7일 아베 신조 총리(왼쪽)가 도쿄 하치오지의 무사시노 일왕묘를 방문하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
아베 총리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아버지가 일·소 관계 개선과 북방영토 문제, 평화조약 문제에 몰두했었다”며 “(나는) 이 문제를 어떻게든 전진시키고 있다. 이 영토문제와 평화조약 문제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을 (부친 묘소 앞에서) 다짐했다”고 말했다.

아베 전 외무상(1924∼1991)은 아베 총리와는 달리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정권에서 외무상(1982∼1986)을 맡아 한국, 중국, 소련 등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에서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했다. 특히 1990년 일본을 방문한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대통령이 입원 중이던 그를 병문안할 정도로 소·일 관계 개선에서 큰 역할을 했다.

전후 외교 총결산을 외치고 있는 아베 총리가 부친 묘소를 참배하며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새해 일본 정부는 러·일 평화조약 체결 작업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오는 2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취임 후 25번째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4일 일본 보수의 성지로 알려진 이세(伊勢)신궁을 참배하며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참배정치를 통해 정치적 지향점을 밝혔다. 해마다 일본 보수의 성지인 미에(三重)현 이세(伊勢)신궁을 참배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올해에도 지난 4일 이세신궁 참배로 새해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2013년 12월에는 한·중은 물론 미국의 비판에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공식참배하며 마이웨이를 선언했다.

그에 앞서 2013년 8월에는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자 정한론(征韓論) 원조 격인 요시다 쇼인(吉田松陰·1830~1859) 묘소를 참배해 한국에 대한 경시(輕視) 외교를 예고한 바 있다.

한편 일본 원로 정치인인 고노 요헤이(河野洋平·81) 전 중의원 의장은 아베 정권을 겨냥해 “권력을 한곳에 집중해서 민주주의가 잘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고노 전 의장은 “지금 공무원은 특정인에 대한 봉사자가 돼 버린 느낌이 있다”며 “가장 우려하는 것은 최근 1, 2년 사이 국회에서 공무원의 답변 거부와 공문서 조작 문제가 지속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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