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만비키 가족’이 71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다섯 번째 도전 끝에 얻은 성취다. 이창동 감독의 ‘버닝’은 본상은 수상하지 못했으나,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 황금종려상,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만비키 가족’
71회 칸 영화제가 19일(현지시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최고의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만비키 가족’에게 돌아갔다.
‘만비키 가족’은 좀도둑질과 할머니의 연금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가족이 다섯 살 소녀를 품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태풍이 지나가고'(2016)를 연출한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이다.
앞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은 칸 경쟁부문에 5번이나 초청됐다. 황금종려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로피를 받아들기 위해 연단에 오른 그는 “이 자리에 있어서 행복하다. 앞으로도 영화를 만들어갈 용기를 얻었다”라며 기쁨을 표현했다.
◆ 심사위원들의 선택은? ‘블랙 클랜스맨’과 ‘가버나움’
심사위원 대상은 ‘블랙 클랜스맨’이 받았다. 미국 스파이크 리 감독의 연출작이다. 1978년 백인 우월주의 집단 ‘쿠클럭스클랜(KKK)’을 대상으로 잠입수사를 벌인 아프리카계 미국 경찰의 실화를 영화화했다. 스파이크 리 감독은 1989년 ‘똑바로 살아라’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적이 있다.
심사위원상은 레바논 영화 ‘가버나움’이 수상했다. 나딘 라바키 감독의 작품으로, 칸에서 첫 상영된 뒤 비평가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아 화제가 됐었다. 빈민가에 사는 12세 소년을 통해 거리의 척박한 환경에 노출된 아이들의 삶을 담았다.
◆ 감독상은 폴란드, 여우주연상은 카자흐스탄, 남우주연상은 이탈리아
감독상은 폴란드 출신 파벨 포리코브스키 감독이 연출한 ‘콜드 워’에게 돌아갔다. 1950년대 냉전 시기, 서로 다른 환경에 놓인 두 남녀가 주인공이다. 이들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그렸다.
여우주연상은 ‘아이카’에 출연한 사말 예슬리야모바가 수상했다. 카자흐스탄 출신 세르게이 드보르체보이 감독의 연출작이다. 직업도 없고, 거처도 마땅하지 않은 카자흐스탄 여성 아이카가 출산을 겪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담았다.
남우주연상은 ‘도그맨’의 주인공 마르첼로 폰테가 받았다. 이탈리아 마테오 가로네 감독의 작품이다. 개 미용사 마첼로(마르첼로 폰테)와 전직 복서 시몬느의 종속관계가 소재다. 단상에 오른 마르첼로 폰테는 “마테오 가로네 감독에게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각본상은 이탈리아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의 ‘라자로 펠리체’와 이란 자파르 파히니 감독의 ‘쓰리 페이시스’가 공동 수상했다. ‘라자로 펠리체’는 사회 주변부를 여행하는 가족의 이야기다. ‘쓰리 페이시스’는 남성 위주 사회에서 꿈이 좌절된 이란 여성의 이야기다.
올해는 특별 황금종려상도 나왔다. 장뤼크 고다르 감독의 ‘이미지의 책’이 그 주인고잉다. 장뤼크 고다르 감독은 프랑스 누벨바그의 거장이다. ‘네 멋대로 해라'(1959) ‘국외자들'(1964)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1980)가 바로 그의 작품이다.
◆ ‘버닝’ 비평가연맹상과 벌칸상 수상
한국 영화 중 유일하게 경쟁 부문에 초청된 ‘버닝’은 본상은 받지 못했다. 하지만 국제비평가연맹상을 받아 아쉬움을 달랬다. 또한 신점희 미술 감독은 벌칸상의 주인공으로 낙점됐다. 촬영, 미술, 음향 등이 돋보였던 영화의 스태프에게 주는 상이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2016)에 참여한 류성희 미술 감독이 수상한 부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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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선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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