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표가 ‘여성당원대회 엉덩이춤’ 보고 한 말(ft.장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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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6.27. 오전 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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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금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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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캡처


자유한국당이 연일 계속된 막말에 이어 저질행사 논란까지 불거졌다. 여성 당원들이 행사 도중 바지를 내리고 ‘한국당 승리’라고 쓴 속바지를 보이며 엉덩이춤을 췄다. 이를 지켜본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오늘 한 것을 잊어버리지 말고 좀 더 연습을 계속해 멋진 한국당 공연단을 만들어 달라”고 격려했다.

자유한국당은 26일 서울 서초구의 한 호텔에서 전국 여성 당원 1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9 우먼 페스타’를 열었다. 이 행사엔 황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대거 참석했다.



문제가 된 엉덩이춤은 2부인 ‘시도별 장기자랑’에서 나왔다. 경남도당 여성 당원들은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다 객석을 향해 엉덩이를 돌렸다. 이후 갑자기 바지를 내렸다. 안에 받쳐 입은 흰색 속바지엔 붉은 글씨로 ‘한국당 승리’가 적혀 있었다.

여성 당원들은 객석에 글씨가 잘 보이도록 엉덩이를 내밀곤 신나게 흔들었다. 일명 엉덩이춤을 춘 당원들 앞엔 “총선 경남 여성이 앞장서 필승하겠습니다”라는 팻말을 든 당원들이 서 있었다.

공연이 끝난 뒤 황 대표는 “오늘 한 것을 잊어버리지 말고 조금 더 연습해 정말 멋진 한국당 공연단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며 “오늘 출전 선수단 중 위에서 다섯 팀은 행사마다 와서 공연을 해 주고 6등 이후는 1년 동안 연습해라”고 격려했다.

행사가 끝난 뒤 엉덩이춤 사진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퍼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행사를 총괄한 송희경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원탁 토론한 내용을 시‧도당 별로 발표만 하려고 하다 보니 지루해 발표할 때 노래나 합창을 가미해서 발표하라고 말했다”며 “알아서 노래를 부르면 여성위원회 측에서는 MR만 준비하는 것이어서 어떻게 할지 저희도 모르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것 말고도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등 종일 한 게 많은데 그 부분만 나오면 너무하다”고 한 송 의원은 “1600여명의 한국당 여성 당원이 모여 오전에는 중앙선관위원으로부터 총선을 앞두고 생활 정치를 위해 여성이 어떻게 하는지 강의를 들었고 오후엔 ‘여성의 힘으로 정치를 개혁하자’는 모멘텀을 담아 희망 종이 비행기를 날렸다”고 했다.

한국당은 이어 공보실을 통해서도 해명했다. “해당 퍼포먼스는 사전에 예상치 못한 돌발적 행동이었으며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한 한국당은 “이번 행사의 본질적 취지인 여성 인재 영입 및 혁신정당 표방이라는 한국당의 노력이 훼손되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그러나 여야는 물론 당내에서까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제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울고 싶다. 나만 느끼는 허탈감인가”라고 반문한 뒤 “안에서는 사활을 걸고 ‘패스트트랙 강행’을 저지하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는데 밖에서는 그토록 축제를 열어야 하냐”고 토로했다.

장 의원은 “안에선 3당 원내대표 합의문 의총 부결로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으며 전투를 벌이고 있는데 밖에선 그토록 즐거우냐. ‘철 좀 들어라’라는 비판을 받는 퍼포먼스를 벌여야 하냐”며 “분위기를 봐가면서 행사내용을 구성해야지. 국회가 2개월 이상 파행돼 정국이 유례없이 심각한 국면을 맞고 있는 상황이라면 당 전체가 엄숙하고 진지한 마음과 자세로 이 엄중한 상황을 돌파해야 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구두 논평을 통해 “저질스러운 행태를 사전에 관리 감독하지 못한 볼썽사나운 한국당이 아닐 수 없다”며 “이를 보며 박수를 치던 당 대표의 경악스러운 성인지 감수성이 더욱 절망스럽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여성을 위한 자리에서 여성을 희화화한 한국당,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여성에게 사죄하라”고 지적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페이스북에 “여성 존중 없는 여성 페스티벌”이라며 “한국당 중앙당 여성위원회에서 주최한 행사라니 믿기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도 “해도 해도 너무하다. 연일 국회 신기록을 작성하는 것도 모자라 공당에서 그것도 여성위원회 주최 행사에서 성인지 감수성 제로 행위까지…”라며 개탄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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