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치가 아닌 올 1분기(1~3월) 집계치만 놓고봐도 삼성전자 TV 판매량(1033만대) 중 삼성디스플레이 패널 비중은 37.1%(383만8000대), 중화권 패널 비중은 62%(640만8000대)로 집계됐다. 실제로 삼성의 프리미엄 제품 ‘QLED TV’ 가운데에는 대만 AUO의 LCD 패널이 쓰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대적으로 값싼 LCD 패널에 현재 2만원 수준까지 떨어진 퀀텀닷(QD) 필름을 덧붙여 색 재현율을 높이는 방식을 택하는 것으로 보인다.
TV 원가에서 LCD 패널의 비중은 많게는 30%, 작게는 10%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패널값이 떨어지면 완제품 업체는 그만큼 이득이다. 중국 내 1위 업체 BOE는 지난해 말 본격 가동한 10.5세대 LCD 생산라인에서 한국 기업 대비 낮은 원가로 월 12만장의 패널을 양산하고 있다.
삼성·LG의 방향 전환은 앞서 일본 업체들이 택한 전략과 유사하다. 이들 역시 패널 이외 요소에서 경쟁력을 찾으려고 했다. 인건비, 노후화된 인력 등을 고려할 때 일본산 패널로는 삼성·LG와 경쟁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그 대신 TV 완제품 차원에서 색 재현력이나 화면보존 기술에 주력해왔다.
실제로 소니의 ‘브라비아’ OLED TV는 LG디스플레이 패널을 전량 수입해 쓰지만, 색 재현기술이나 화면보존 기술 측면에서 LG 대비 우월하다는 평가를 미국 컨슈머리포트(CR)에서 받았다. 현재 소니는 일본이 아닌 한국·중국·대만 등에서 TV 패널을 100% 수입하고 있다. 소니 이외에 파나소닉도 LG디스플레이에서 OLED 패널을 공급받고 있다.
중화권 LCD의 비중이 커지는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자발광소재인 OLED에서 생존 전략을 찾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중국 광저우에 OLED 패널 공장을 완공해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다만 삼성의 경우, OLED TV 완제품 양산은 아직 검토 단계에 머물고 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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