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브릿지 도민석 대표는 국내 취재진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로 다들 힘든 시기에 적지 않은 투자를 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국내 게임 크라우드 펀딩 사상 최다 후원자 수를 기록한 것으로 안다. 거기에 10대와 20대 분들이 80% 이상 후원에 참여해 의미가 더욱 크다. 게임 출시 후에도 계속 업데이트를 해서 좋은 게임으로 남고 싶다"고 출시 소감을 밝혔다.
도민석 대표는 "게임은 경험의 미디어로 내가 직접 주인공이 돼 문제를 해결하고 모험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게임의 특징을 잘 활용한다면 세상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감동과 교훈을 동시에 주는 게임을 통해 우리의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회사의 방향성에 대해 설명했다.
'웬즈데이'는 너무나도 아픈 역사를 다룬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순이' 할머니가 타임리프를 통해 미래를 오가며 위안부 피해자들을 구출하려 노력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용자들은 주인공인 '순이' 할머니의 입장에서 여러 정보를 얻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웬즈데이' 개발에 참여한 황유정 작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능동적으로 자신과 동료들을 구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고 싶었으나 당시 상황을 감안하면 그런 캐릭터를 만들기 쉽지 않았다. 사기 및 납치, 인신매매를 통해 외국으로 끌려간 대다수의 위안부 피해자들은 외국어가 불가능했고 정보도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당시 여성들이 처했던 절망적인 환경을 타개할 장치로 타임리프를 선택했다. 어떤 사람이 과거와 현대를 오가게 된다면 그가 취할 수 있는 정보량이 대폭 늘어날 수 있으니까. 미래에서 가져온 정보와 외국어 능력을 무기로 탈출을 도모하는 '순이' 캐릭터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타임리프라는 설정은 게임 내에 역사 정보를 아카이빙하고 절망적인 과거를 희망의 미래로 연결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설정이었다"고 타임리프 채택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황유정 작가는 "암바라와 수용소는 인도네시아에 있지만, 우리나라 독립열사와 위안부 피해자들의 한이 서려 있는 곳이다. 암바라와 요새를 점령한 일본군은 요새를 연합군 포로수용소로 바꾸고, 요새 앞에 3개동 44칸의 위안소를 급조했다. 한국인 피해자 13명이 끌려와 모진 고난을 당했던 위안소 건물은 현재 관광객 화장실로 쓰이고 있는데 추후 인도네시아는 암바라와 수용소를 동양의 콜로세움으로 개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되면 위안소 건물이 사라질 위험이 높다. 위안소 건물을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공간으로 기록하고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게임의 배경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황유정 작가는 "'웬즈데이'에 나오는 많은 사건과 소재들은 80% 이상이 역사적 사건과 증언을 바탕으로 기획된 것"이라면서도 "'웬즈데이'가 모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녹여냈다고 할 수 는 없다. 전 세계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너무 많고 그 피해 사례 역시 방대하기 때문이다. 고증을 하면 할수록 당시 피해자들이 겪어야 했던 현실의 참혹함에 치를 떨 수밖에 없었다. 적나라한 피해사실 묘사는 오히려 그분들께 누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자제하기도 했다"고 고증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처럼 철저한 고증을 거쳐 탄생한 '웬즈데이'는 역사 교육용 콘텐츠로서의 역할도 훌륭히 수행할 수 있다. 김해인 기획자는 "교육적인 측면과 게임적인 측면을 함께 가져가려고 애썼다. '순이'가 미래의 정보를 과거로 가져가는 게임 속 요소 중 하나인 책장과 수첩 시스템은 그 자체로 이용자들이 스토리를 이해하도록 하는 역할도 하지만 역사적 사실을 아카이빙하는 측면을 지니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황유정 작가 또한 "역서 고증 및 아카이빙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기에 교육용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웬즈데이'가 단순히 역사를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것은 아니다. 도 대표는 "게임은 플레이어가 게임 속 주인공이 되는 경험을 준다. 그래서 '웬즈데이'에서 플레이어는 '순이' 할머니가 돼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한다. 힘들고 지옥 같은 과거로 돌아가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친구들을 구하려 하는 '순이' 할머니의 감정이 매주 수요일 거리에서 외치는 피해자분들이 절규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며 교육용 자료 이상의 감동을 '웬즈데이'를 통해 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도민석 대표는 "게임 개발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투입된 제작비 이상의 수익을 회수해야 한다.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될지 두렵지만 최선을 다했으니 어떤 결과라도 받아들이고 다음 작품을 위해 또 도전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도 대표는 "다음 작품은 팀과 함께 결정해야 하겠지만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한 액션 어드벤처나 국경없는의사회 이야기를 다루는 시뮬레이션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구상 중인 내용에 대해 귀띔했다.
겜브릿지 개발진은 '웬즈데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을 이용자들에게 전하는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도민석 대표는 "게임을 통해 감동을 드릴 수 있는 게임 스튜디오로 성장하겠다.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매주 수요일은 '웬즈데이' 플레이하는 날로 삼아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황유정 작가는 "지금까지 성원해준 분들이 있었기에 만들 수 있었던 게임이다. 특히 텀블벅 후원자분들과 비플러스 투자자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세상에 없던 게임을 보다 잘 만들겠다. 함께 만들어 달라"고 전했다.
김해인 기획자는 "게임적으로 좋은 플레이 경험을 전하기 위해 많이 힘썼다. 많이 플레이 해달라"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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