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을 간 김에 미국 최대 규모의 게임 오프라인 매장인 게임스탑(GameStop)에 들러봤습니다.
게임스탑은 콘솔 게임과 패키지 게임, PC 게임 등 모든 종류의 게임 타이틀을 판매하고 있으며, 주변기기와 부품까지 준비되어 있는 게임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체인점으로, 심지어 중고 게임까지 거래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게임 쪽으로 특화된 하이마트 같은 개념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제가 간 곳은 샌디에이고에 있는 게임스탑 매장입니다. 샌디에이고에만 해도 몇 군데 있다고 하는데 여긴 다른 곳에 비하면 정말 작은 규모였습니다. 대형 매장은 이보다 훨씬 커서 좀 더 마트 같은 느낌입니다.
마트가 있는 지역이면 게임스탑도 있다고 봐도 될 정도로 그 넓은 미국 전 지역에 다 진출해 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군요. 그만큼 소비층과 유통망이 탄탄하다는 뜻이겠죠?
<헤일로 워즈2>나 <매스이펙트 안드로메다>, <고스트리콘 와일드랜드> 같은 게임을 비롯해 닌텐도 스위치도 박스째로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각 상품별로 할인행사를 상당히 많이 하고 있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평소에도 이런데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 때는 할인율이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죠.
오로지 게임 관련 상품만 취급하던 게임스탑은 2015년에 씽크기크(ThinkGeek)라는 완구 회사를 인수하고 기크(geek) 산업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한 이후로, 매장 내에서 슈퍼히어로 굿즈, 피규어 브랜드인 펀코 등의 키덜트를 위한 다양한 대중문화 관련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기크 산업이란 ‘가벼운 오타쿠(?)’를 대상으로 하는 산업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게임을 즐기는 층과 <스타워즈>나 <백 투 더 퓨처>, <왕좌의 게임> 류의 대중문화를 즐기는 층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이죠.
그래서 진열된 상품을 보면 아이언맨 머그컵 같은 마블의 상품과 포켓몬 완구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유명한 “윈터 이즈 커밍”이라는 슬로건이 적힌 <왕좌의 게임> 티셔츠도 판매한다고 들었는데 보질 못했네요.
국내에도 펀코는 많이 알려진 피규어 상품이죠. 그 독특하고 중독성있는 귀여움 때문에 수집가들의 필수템이 되어가고 있는데요, 미국 출판 메이저 만화 출판사들의 매출을 다 합친 것 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린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마블이나 DC 같은 코믹북 캐릭터들은 물론, <닥터 후>, <스타워즈>나 <오버워치>의 캐릭터들까지 웬만한 건 다 나오고 있는 것 같아요.
펀코는 없는 라이선스 빼고 다 있다. 그런데 없는 라이선스가 없다
업계 관계자들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하는 이야기입니다. 이제는 게임스탑과 펀코의 제휴로 인해 이곳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상품도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아예 호주와 유럽에 징 팝컬처(Zing Pop Culture)라는 팝컬처 전문 매장도 별도로 내고 있습니다. 언젠가 우리나라에도 들어오게 될까요?
사실 이런 영역의 확장은 게임의 주류가 모바일이나 온라인 쪽으로 넘어가면서 생긴 소비자의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콘솔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미국의 게임 소비 패턴도 이제는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인 것 같습니다.
게임스탑은 오프라인 매장에만 치중하지 않고 온라인 몰을 여는 등의 디지털 비즈니스에 투자하여 수익을 극대화시키는 중입니다. 2014년에 7천 5백만 달러의 수익을 낸 것을 시작으로 2016년에는 5억 달러의 수익을 냈고, 이대로 순조롭게 간다면 2019년에는 10억 달러의 매출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게임 매장 어떻게 보셨나요? 예정에 없이 들렀던 곳이라 보다 상세한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쉽네요. 다음엔 더 다양한 미국 현지의 모습을 전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