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도자료에 '대구 코로나19'라고 썼다가 논란 일자 사과…"명백한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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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2.22. 오후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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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은 중국 혐오라더니…정부 '대구 코로나' 표기 논란

與 김부겸 "'대구 폐렴'은 특정 지역 차별"

野 곽상도 "특정 지역을 코로나 제물로 삼으려 해"

정부 "명백한 실수이자 잘못…대구 시민과 국민께 사과"

정부가 우한 코로나(코로나19) 대응 관련 보도자료에서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대구 코로나19'라고 표기한 것에 대해 22일 사과했다.

앞서 정부는 중앙사고수습본부와 행정안전부 대책지원본부 합동으로 지난 20일 배포한 우한 코로나 관련 보도자료의 제목을 '대구 코로나19 대응 범정부특별대책지원단 가동'이라고 붙였다. 그러자 정부가 '코로나19'를 '대구 코로나'라고 불렀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며 논란이 일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정부가 우한 폐렴이라는 단어는 중국 혐오를 조장한다며 '코로나19'로 고쳐 부르더니, 이제는 정부가 '대구 코로나'를 쓴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정부가 지난 20일 배포한 보도자료. 코로나19 병명을 '대구 코로나'라고 오인할 수 있는 제목이어서 논란이 됐다.

정부는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발송한 문자메시지를 통해 논란이 된 지난 20일 우한 코로나 관련 보도자료 제목에 대해 "보도자료 제목을 축약하는 과정에서 대구 코로나19라는 명사로 오인될 수 있는 표현이 나가게 됐다"며 "명백한 실수이자 잘못이라는 점을 알려드리며, 상처를 받은 대구 시민 및 국민께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 보도자료는 "대구·경북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해 지역사회로 확산되지 않도록 '범정부특별대책지원단'을 긴급 가동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병명 앞에 '대구'라는 지명을 넣어 마치 정부가 보도자료에서 지칭한 병명이 '대구 코로나'인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대구 폐렴', '대구 코로나' 등의 용어가 SNS에서 퍼지면서 특정 지역에 대한 편견이 생기는 가운데, 정부가 편견을 부추겼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구 정치권에서는 '대구 코로나'라는 표현에 강하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대구 수성갑)은 페이스북 글에서 "일부 매체나 온라인상에 돌고 있는 '대구 폐렴' 혹은 'TK(대구·경북) 폐렴'이라는, 대구를 향해 손가락질하는 듯한 표현은 정말 참기 어렵다"며 "'대구 폐렴'이라는 말에는 특정 지역에 편견을 갖다 붙여 차별하고 냉대하는 지역주의 냄새가 묻어 있다"고 썼다.

미래통합당 곽상도 의원(대구 중·남)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정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마치 대구에서 처음 코로나가 발병한 것처럼 '대구 코로나'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반면 정부는 코로나 발병지인 중국 지명을 딴 '우한 폐렴'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며 "문재인 정부는 특정 지역을 코로나 재앙의 제물로 삼으려는 저열한 수작을 멈추기 바란다"고 했다.

[손덕호 기자 hueyduck@chosunbiz.com] [이소연 기자 soso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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