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과학자 "또 다른 '유전자 편집' 임신 가능성"(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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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11.28. 오후 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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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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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젠쿠이, 관련 학술회의서 "성과 자랑스러워"

"실험참가자 HIV 양성…이해하고 참가한 것"

中 과기부 "명백한 규정 위반…법에 따라 처리할 것"

유전자 편집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선양ㆍ홍콩=연합뉴스) 차병섭 안승섭 특파원 = 세계 최초로 '유전자 편집' 아기를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중국인 과학자 허젠쿠이(賀建奎)가 이번 논란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성과에 대해서는 자랑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구나 유전자 편집을 한 또 다른 아기가 태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해 더욱 큰 논란을 예고했다.

허젠쿠이는 28일 오후 홍콩대학 리자오지(李兆基)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회 국제 인류유전자편집회의 행사에 발표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고 신경보(新京報)와 봉황망(鳳凰網),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DPA통신 등이 보도했다.

허젠쿠이는 "매우 감사하다. 먼저 사과해야겠다"면서 "저의 모든 실험결과는, 실험의 비밀보장이 쉽지 않아 데이터가 새나갔다. 그래서 오늘 여기서 대중들과 데이터를 공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필요성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견해에 대해서는 "빈곤지역에서는 '정액 세척' 기술을 실현하기 매우 어렵다. 이번 연구는 이런 사람들을 위해 응용되고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매우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허젠쿠이는 "(에이즈 원인 바이러스인 HIV 양성인) 아이들의 아버지는 삶의 희망을 잃은 상태였는데, 이번 실험으로 면역력을 갖춘 아이들이 태어났다"면서 "아버지는 '열심히 일해 돈을 벌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전자 편집을 한 또 다른 임신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또 다른 임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허젠쿠이에 따르면 이 여성은 임신 초기 단계이며, 혈액에서 임신을 나타내는 호르몬 징후는 나타나지만, 임신이 건강하게 유지될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유전자 편집을 한 또 다른 아기가 태어날 가능성이 있어 더욱 큰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연구와 관련된 윤리 논쟁에 대해 "유전자 편집 기술과 관련된 국제회의 때나 프로젝트 자원자의 동의를 얻을 때 많은 해외 과학자의 조언을 구했다"며 "긍정적인 반응이나 비판, 건설적인 조언 등이 모두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윤리학자와도 대화를 나눴으며, 실험 자원자의 동의와 관련해서도 미국 교수의 검토를 거쳤다"고 주장했다.

허젠쿠이는 "HIV에 노출되지만 아직 감염되지 않은 수백만 명의 어린이들을 위해 이 연구는 필요하다"며 "그들은 HIV 백신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민의 30%가 에이즈 감염자인 마을을 방문한 적이 있다"며 "그들은 잠재적 감염을 막기 위해 아이를 다른 친척에게 보내 키우게 한다"고 밝혔다.

허젠쿠이 자신의 아기를 대상으로 유전자 편집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내 아기가 이러한 상황에 처한다면 나는 가장 먼저 유전자 편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와 관련된 모든 자료와 정보를 필요한 규제 기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허젠쿠이는 26일 세계 최초로 유전자를 변형한 '유전자 편집' 아기 출산에 성공했다고 주장해 세계적인 논란을 일으킨 상태다.

유전자 편집을 통해 쌍둥이 여자아이 2명이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 바이러스에 면역력을 갖도록 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이번 실험에 남편이 HIV 양성, 아내는 HIV 음성인 7쌍의 부부가 끝까지 실험에 참여했으며, 약 30개의 배아 중 70%에 대해 유전자 편집을 했다고 소개했다.

또 실험 참가 부부가 자의로 참가했고, 실험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유전자 편집 아기 출산 성공' 주장한 허젠쿠이(홍콩 AP=연합뉴스) 중국인 과학자 허젠쿠이가 28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열린 제2회 국제 인류유전자편집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허젠쿠이는 지난 26일 세계 최초로 유전자를 변형한 '유전자 편집' 아기 출산에 성공했다고 주장해 세계적인 논란을 일으긴 상태다.
leekm@yna.co.kr
(끝)


한편 누가 이번 연구의 자금을 지원했는지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높은 상황이다.

중국 임상시험등록센터 사이트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선전(深천<土+川>)시 과학기술혁신위원회의 감독하에 있는 한 프로젝트의 자금 지원을 받은 것으로 나와 있는데, 위원회는 관련 내용을 부인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허젠쿠이의 실험실 홈페이지에는 그가 부교수로 있는 남방과학기술대(SUST)에서 자금 지원을 받은 것으로 나와 있지만, 대학 측 역시 이러한 연구를 승인한 바 없다고 밝혔다.

허젠쿠이 역시 회의장에서 "학교 측은 이번 실험을 전혀 몰랐다"고 언급했다.

그는 연구 자금원을 묻는 말에 "(자기 소유의) 회사는 어떤 형식으로든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3년 전 연구할 때는 대학의 지원이 있었고, 이후에는 의료계 관련 인사가 일부 자금을 지원했다"고 답했다.

CNN에 따르면 허젠쿠이의 미국 라이스대학 재학시절 지도교수였던 마이클 딤도 이번 연구에 관여했다는 보도가 나온 후 학교로부터 조사를 받는 상황이다.

한편 이번 일의 주무부처인 중국 과학기술부의 쉬난핑(徐南平) 부부장(차관급)이 "중국 규정을 명백히 위반했다. 관련 법률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말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보도했다.

중국과학원과 중국의 에이즈 연구자 140명도 각각 성명을 내고 이번 실험에 대한 강한 반대 견해를 밝혔다.

다만 하버드대 의대 조지 데일리 학장은 "첫 사례에서의 실수 때문에 질병 예방 등에서 DNA 편집기술의 잠재적인 장점을 학자나 규제 당국이 거부하게 된다면 유감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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