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갱신가구 6곳중 1곳은 전세서 갈아탔다

입력
기사원문
김동호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집주인은 늘어난 세금부담 전가
세입자는 이자부담에 월세 선호
집값 꺾였다지만 시장선 "아냐"
갱신권 만료 8월부터 전환 늘듯
지난해 하반기에만 서울 아파트 월세 계약갱신 가운데 전세에서 전환한 경우가 6가구 중 1가구꼴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 정부 말에 들어서며 '전세의 월세화'가 더 빠르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늘어난 세 부담을 임차인에게 전가하려는 집주인들의 움직임이 현실화되고, 전셋값 폭등으로 월세를 선호하는 수요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분석했다.

■월세 갱신 16.9%는 전세에서 전환

9일 파이낸셜뉴스가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부동산R114에 의뢰한 결과 임대차신고제가 시행된 지난해 6~11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집계된 서울 아파트의 계약을 분석해보니 계약갱신을 통해 월세는 총 5323건, 전세는 총 1만8383건이 거래됐다.

같은 기간 총월세거래는 3만4636건으로, 갱신거래 비중은 15.4%로 나타났다. 전세는 총 5만5766건 중 26.2%가 갱신거래됐다.

특히 계약을 갱신하며 기존 전세를 살던 세입자가 월세로 전환한 사례가 반대 사례보다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세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임대차 거래유형이 전세로 꼽히는 것과 다른 양상이다.

같은 기간 월세 갱신계약 5323건 중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한 경우는 902건으로, 전환거래 비중이 16.9%다. 반면 전세 1만8383건 중 월세에서 전세로의 전환거래는 166건(0.9%)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강동구가 26.7%로 월세 전환거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어 △은평구(23.6%) △용산구(23.1%) △강북구(22.9%) △영등포구(22.2%) 순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강남 대치동 대치아이파크 전용 119.58㎡는 전세 18억원 매물이 지난해 11월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고도 같은 보증금에 월세 21만원으로 전환됐다"며 "지난해 폭등한 종합부동산세가 부담되거나 임대수익을 원하는 집주인들이 세 부담을 임차인에게 전가하려는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계약갱신권 만료, 7월 이후 월세전환 가속될 듯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집값 하방 압력이 강해지면 집주인이 세입자 부담을 늘리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지만 중개업계에선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대치동의 A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으로 재건축을 빠르게 진행한다는 소식이 들린 뒤로 재건축 단지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기 시작했고, 그나마 있는 매물들도 가격을 낮춘 사례는 거의 없다"며 "강남의 집값 하방 압력은 현실적으로 거의 없고, 집주인들의 조세부담 전가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B중개업소 대표는 "이미 서울 전역의 전셋값이 폭등하며 이사를 포기한 전세 세입자들은 같은 보증금에 월세를 주더라도 살던 집에 남고 싶어하는 추세"라며 "더욱이 대치동은 학군지라 보통 진학을 마친 학부모들은 떠나기 마련인데, 최근에는 자녀를 대학에 보낸 집들도 눌러앉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임대차 2법 시행 2년이 경과되는 오는 7월 이후 계약갱신청구권 만료 가구가 대거 나오면서 전셋값 상승과 전세의 월세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